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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006년 <문화일보>에 쓴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얼굴"이라는 내용의 칼럼이 회자되고 있다.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006년 <문화일보>에 쓴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얼굴"이라는 내용의 칼럼이 회자되고 있다.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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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대변인이 2006년 <문화일보> 논설위원 시절에 쓴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얼굴"이라는 내용의 칼럼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글을 '성지순례' 하고 있는 누리꾼들은 반어법으로 "언행일치에 귀감이 되는 글이 있다 해서 찾아왔다, 존경한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성지순례는 누리꾼들이 연달아 현재 뜨거운 이슈와 관련된 과거 게시물을 방문해 댓글을 남기는 것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다.

당시 <문화일보> 논설위원이었던 윤 전 대변인은 김만수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경기 부천시 소사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자 칼럼을 썼다. 그는 이 칼럼에서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입'이라는 비유는 포괄적이지 못하다,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옮기는 입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을 이어갔다.

최고 통치권자의 말과 글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문사(文士)인 것은 기본 요건이다. 내정과 국제정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경륜과 혜안의 재사(才士)요 전략가. 해외 TV 보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정부 관리인만큼 준수한 용모에다 영어 정도엔 능통할 필요도 있다. 신언서판(身言書判), 즉 외모·언변·문장력·판단력이 요구되는 상징적인 국가 벼슬이 청와대 대변인이다.

그는 김만수 대변인의 사퇴를 두고 "청와대 대변인 자리를 국회의원 보선용 징검다리 정도로 생각하는 몰염치, 권력의 자리에 대한 경외심을 갖지 못하는 무감각,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어떤 정신상태에서 어떤 일을 하며 지냈는지 굳이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며 "어디 청와대에 이런 일이 이것뿐인가, 그럼에도 개혁은 이들의 전유물이다, 다음 정권은 적어도 이런 것만은 배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에는 "성추행하는 '미친놈'들... 최강수로 처방" 강조

윤창중 대변인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중앙일보와 문화일보의 보도 차이
 윤창중 대변인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중앙일보와 문화일보의 보도 차이
ⓒ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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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대변인이 지난해 총선 직후인 4월 18일에 쓴 '박근혜의 위기 관리능력, 그리고 새누리당의 본색'이라는 제목의 칼럼도 회자되고 있다. 그는 당시 새누리당 소속으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김형태 무소속 의원 제명에 소극적이었던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했다.

윤 전 대변인은 "대선 유력 주자라는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거듭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상이 '색누리당'으로 난리쳐가던 8일 만인 16일에야 나온 박근혜의 첫 언급은 '선(先)규명, 후(後)조치'다, 기가 막힌다"고 힐난했다.

진상조사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목소리 들어보면 김형태 목소리인지 아닌지 모르는가. 새누리당엔 귀 밝은 사람 없느냐. 박근혜가 미적미적 댄 이유와 배경은 훤히 보인다. 성폭행, 성추행범에 대해선 전자팔찌 채우는 법까지 만든 박근혜가 왜 우물쭈물? 어이구, 내 새끼 하는 '친박 온정주의'가 역시 박근혜의 문제다. 친박이 아니면 끼어들 수 없는 철옹성!

그는 이어 "김형태 사건은 문대성 논란보다 더 악성적으로 민심을 분노 속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탈당으로 땡 끝낸다?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놈'들에 관한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정말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강수로 처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과거 그의 칼럼에 대해 촌철살인이 담긴 반응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 이용자 'alal****'는 성지순례 왔다, 그러고 보니 박 대통령님이 화학적 거세에 찬성하시던데 축하드립니다^^"라고 했고, 'huts****'는 "정확히 들어맞는 칼럼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고 전했다.

한편, 윤창중 대변인이 논설위원과 논설실장을 지냈던 <문화일보>는 이날 윤창중 성추행 연루 사건을 대서특필한 다른 일간지들(닷컴 사이트)과는  달리 눈에 잘 띄지 않게 축소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태그:#윤창중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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