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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세 번째 전시는 '가수 손병휘전'이었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세 번째 전시는 '가수 손병휘전'이었다.
ⓒ 재미있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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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길은 자꾸도 외진 길인데 우리가 꿈꾸던 그런 세상은 아직도 멀기만 한데 기타 하나 매고 혼자 가는 길에 누가 벗되어줄까 웃음 띤 얼굴로 바라봐준다면 그대 위해 노래하겠네."(손병휘 4집 '삶 86' 중 '나의 노래가' 중에서)

지난 23일 오후 신촌에서 진행된 재미있는 재단의 사람이야기전 세 번째 전시의 주인공은 가수 손병휘였다. 늘 공연장에서만 만나던 그를 노래가 아닌 '그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드문 시간이었다.

혹자들은 '가수는 노래로 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다섯 장의 정규앨범을 낸 가수, 20여 년 간 대중을 만나온 중견(?)가수, 손병휘의 이야기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마도 그건 그가 아직 자신이 가고자하는 '노래꾼'의 길을 묵직하게 지키고 있어서 일 것이다. 오늘 전시회를 이 노래로 연 것은 그가 지키고자 하는 '노래꾼'의 길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프로 노래꾼, 가수, 음악인 다른 말도 있지만 '노래꾼'으로 불리길 원하는 손병휘입니다."

그의 첫 인사였다. 그는 "5집을 내고도 히트곡이 없으면 이런 인사가 가능하다"고 넉살을 떨며 인사를 했다. 손병휘는 93년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의 노래단 '조국과 청춘'에서 활동하면서 노래꾼의 인생을 열었다. 이후 94년부터 98년까지 포크그룹 '노래마을'에서 활동하며 프로 '노래꾼'의 길을 간다. 공연과 방송을 하며 솔로 데뷔를 준비했고 드디어 2000년 1집 '속눈썹'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 '프로 노래꾼'의 길을 연다. 지난해 5집 음반 '너에게 가는 길'까지, 그만의 서정을 가진 노래세상을 만들어 왔다.

그가 헤쳐 온 '노래꾼'의 길에선 일관성을 엿볼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사랑, 일에 대한 사랑, 사람에 대한 사랑... 그는 사랑으로 일관된 이타적인 '노래꾼'의 삶을 살아 왔던 것이다. 오늘 사람이야기전을 앞두고 공연과 함께 하는 흥겨운 노래잔치 한 판을 예상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무언가 묵직한 것이 마음 한켠을 꾹 눌렀다. 이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건 손병휘에게 진 마음의 '빚'이었다. 씁쓸했다.

날선 투쟁의 '도구'가 되어버린 노래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세 번째 전시는 '가수 손병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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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그 날 쓰러져 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련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연련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노래패 '새벽'의 진달래)"

소년은 단지 노래와 기타가 좋아 중학생 때부터 음악에 갇혀 지내왔다.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나 프로그래시브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한 소년은, 명동 YWCA에서 고교 연합 노래 동아리에 참여하던 순수한 소년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광주'를 알게 되고 민주주의를 고민하게 되고, 독재타도를 외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소녀는 청년이 되고, 결국 날선 투쟁의 '도구'로서 음악을 선택하게 됐단다. 손병휘는 그때 자신이 들은 노래라며, 4.19를 이야기한 '진달래'를 불렀다. 그는 당시 자신을 분단의 한반도, 독재의 한국을 사는 치기어린 운동권이라고 회상했다. 아울러 그는 판단의 근거도 미약했고, 판단의 사고도 갖지 못했던 때라며 그때를 정리했다.

94년 만난 '노래마을'은 손병휘를 영원한 '노래꾼'의 길로 이끌었다. 손병휘는 '노래마을'을 통해서 지독한 연습을 하게 되었고, 작곡을 하게 되었다. 서른이 되었을 때 "이제 직장 가기는 틀렸다"라며 담담한 마음으로 '노래꾼'의 길을 받아 들였단다. 이후 첫 음반을 발표하고 14년 동안 프로 '노래꾼'의 길을 지켜 왔다. 스스로 대견한 듯한 웃음을 보이는 그에게서 비장한 마음마저 느껴졌다.

언젠가 보수신문에서 붙여준 이름, '아스팔트 위의 가수'가 우리 곁에서 함께 해온 '노래꾼' 손병휘였다. 공연장보다 촛불집회, 파업현장에서 더 많은 노래를 불러온 손병휘의 모습이었다. 강헌전에 이은 손병휘전은 소위 진보라고 하는 이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그대를 만나기 전에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바람도 풀잎도 어둠도 그 아무것도 아니었는지 몰라 어둠도 그 아무것도 아니었는지 몰라(손병휘 2집 '나란히 가지 않아도' 중 안도현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그대를 만나기 전에' 중에서)

"나란히 가지 않아도, 누군가 누군가 보지 않아도, 나는 이 길을 걸어가지요.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어도 사람의 마을에 불빛 하나 있다면, 언제나 언제나 처음처럼 묵묵히 묵묵히 걸어 가지요.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쉬어가도, 서로 마주보며 웃음 질 수 있다면, 나란히 나란히 가지 않아도 우리는 함께 가는 거지요(손병휘 2집 '나란히 가지 않아도' 중 '나란히 가지 않아도' 중에서)"

박노해 시인의 평화시로 만든 '촛불의 바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세 번째 전시는 '가수 손병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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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분위기를 바꿔 보자며, '물 좀 주소', '고래사냥', '거짓말이야' 등의 귀에 익은 히트 금지곡(?)들을 메들리로 불렀고 이어서 자신의 유일한 세레나데인 '그대를 만나기 전에'와 유일한 노래방 수록곡이라는 '나란히 가지 않아도'를 들려주었다. 그의 대표곡이 된 '나란히 가지 않아도'를 들으며, 우리는 다시 그의 노래 세계로 돌아왔다. 그가 이야기 하고 싶은 손병휘 노래인생의 목적을 듣는 듯했다.

"이 먼 사막나라까지 달려와 줘서 고맙다고, 좋게 만나야 하는데 이렇게 만나게 한 저들이 밉다고, 언젠가 좋은 날이 오면 2년생 양고기 한 번 굽자고, 당신은 담배연기 날리며 또 샤이를 넘치게 따랐지요(손병휘 3집 '촛불의 바다'중 박노해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샤이를 마시며' 중에서)"

2005년 광복60년을 맞으며, 분단 60년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쟁과 평화에 대한 노래를 한 번 쯤 하자고 생각하고 만든 음반이 '촛불의 바다'였단다. 박노해 시인이 이라크의 전에서 평화를 갈망하며 쓴 시들로 만든 노래였단다. '샤이'는 이라크 인들이 즐기는 홍차의 일종이었고, 일상의 평화를 상징한단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손병휘가 지켜가는 '노래꾼'의 삶이 그의 노래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담담하게 튀지 않는 그의 외침을 듣는 듯했다. 손병휘의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음미하는 것이 그의 노래를 진정 즐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 나를 부르는 보잘 것 없는 이들의 곁으로, 아 나를 부르는 흐느껴 우는 이들의 곁으로,
잃어버린 고향으로 나 떠나려네. 나 이렇게 쿠바를, 정든 이들이여 안녕. 나 이렇게 쿠바를, 아무 것도 남기지 않은 것을 행복으로 여기며 떠나네. 나 이렇게 쿠바를 떠나네(손병휘 5집 '너에게 가는 길'중 '쿠바를 떠나네' 중에서)"

'쿠바를 떠나네'를 부르며 사람이야기전 세 번째 '가수 손병휘전'은 끝났다. 체 게바라가 쿠바를 떠나 볼리비아로 향하면서 카스트로에게 남긴 편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이 곡은 손병휘의 인생과 체 게바라의 삶이 교차되는 느낌을 주었다. 즐거운 자리가 되지 못한 '무거운 콘서트와 이야기', 그렇게 손병휘의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다. 내내 나에겐 안타까움이 묻어 왔다. 여기 온 모든 이들이 같은 경험을 했으리라. 스스로 되묻는다. 지금 너는 사랑하고 있느냐고.

재미있는 재단과 오마이뉴스가 함께 하는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안내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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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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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은 사단법인 재미있는 재단이 기획 주관하며, 오마이뉴스와 함께 합니다. 재미있는 재단은 문화를 중심으로 즐거움을 나누기 위하여 만들어진 공동체입니다. 재미있는 재단의 다양한 사업들, 미국 MBA 진출지원 프로젝트 '개천에서 용났다'와 소소한 주변의 이야기를 담는 영상 교육 프로젝트 '비추다'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사업들 중의 하나로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을 을 기획하고 전개해 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은 매주 화요일 지속적으로 개최 됩니다. 먼저 문화계를 비롯한 궁금한 우리 시대의 인물로부터 점차 우리 주변의 이웃들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전시'하는 재미있는 사업입니다.

신촌 현대백화점 옆의 텍사스아이스바(02-325-0088)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호프 한잔과 함께 편안한 대화의 장으로 진행되는 '사람이야기 전'은 누구나 스스로를 이야기 하거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날 그날 진행된 이야기는 <오마이뉴스>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달의 행사를 사전에 공지하고, 만나고 싶은 분이 있을 때 언제든지 찾아 주시면 됩니다. 참가비는 간단한 식사거리와 맥주, 강연료 등을 포함하여 2만 원이며, 대학생의 경우 50% 할인해 드립니다.

자연스런 우리시대의 삶의 전시 공간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태그:#손병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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