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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의료생활협동조합은 2000년 4월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자!'는 취지로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국내에서 의료생협 법인등록1호가 되었다. 올해로 13년째인 안산의료생협은 최근에 조합원 총회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결의하였다. 조합원수 5800세대와 CMS후원 700명의 탄탄한 구조를 갖추고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에 의원과 한의원, 치과병원 및 요양원이 있는 조합을 3월18일 찾아갔다.

안산의료생협 한상운 이사
 안산의료생협 한상운 이사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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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지원실 한상운 이사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은 공익성을 제도적으로 공표한 것이며 안산의료생협은 처음부터 조합원 사업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건강 돌봄을 했기 때문에 사회적협동조합의 모습을 처음부터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새로운 협동조합법에는 흔히 사무장병원으로 불리는 유사의료생협을 막기 위해 규제가 강화된 법이 생겼다. 그만큼 유사의료생협이 많이 생겼다는 것인데 구별하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다.

"(설립)인가 서류상의 차이는 없지만 대표적인 구별법은 총회 자료집을 보면 조합원 참여가 많이 이뤄지는지, 1차의료에 맞는 건강증진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가 있다. 조합원이 늘어나지 않거나 의사결정구조가 수평이 아닌 수직적이라면 사무장병원이라고 볼 수 있으며 과잉진료를 한다."

유사의료생협을 막기 위해서는 법적인 규제만으로는 안되며 관계기관에서 깊이 관여해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안산의료생협 홈페이지에는 총회와 이사회 자료 및 재정에 관한 자료들을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조합의 각종 소모임과 자원봉사자들이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많은 협동조합들이 재정문제의 어려움이 있는 현실에서 안산의료생협의 재정을 들여다보면 단기부채가 없고 장기차입금도 사회적기업 정책금이며, 자기자본률이 60%다. 탄탄한 재정에는 소액출자의 개미조합원들 참여가 높은점이 눈에 띈다. 출자금 비율도 1000만을 넘는 경우는 3명 정도이고 100~200만원 출자가 보통이며 10만 원대 출자 조합원이 4000명으로 조합을 유지하고 있는 힘은 많은 소액출자자들에서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사회적기업으로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인건비지원(3년)이 끝났다. 일자리 참여자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가?
"(인건비)지원이 끊긴 후에는 대부분 일자리참여자를 시급제로 전환하는데 우리는 정규직으로 갔다. 그동안 수익기반을 꾸준히 창출했기 때문이다. 지원이 끊긴 후에도 고용을 정규직으로 유지한 것에 대해서는 (모범이 될 만한 사례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안산의료생협의 전체 직원은 70여 명으로 중소기업 규모다. 업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방문요양사 10여 명의 시급제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정규직이며 5년근무를 하면 한 달간의 유급 안식년을 줄 정도로 복지수준도 높은편이다.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창출을 위한 현실적인 고민은 있지만 사람을 우선한다는 사회적협동조합의 가치를 잘 실현하고 있다.

이처럼 자립을 할 수 있었던 기본토대는 협동조합 법인이기에 가능했었다. 수익이 많지 않거나 적자가 있을 때에는 사업장(7곳)에서 이익이 생긴 부분을 적자가 있는 사업장에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고용을 유지했었고, 조합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적극성도 한몫을 했다.

안산의료생협에는 의원을 비롯해 한의원,치과병원이 있다.
 안산의료생협에는 의원을 비롯해 한의원,치과병원이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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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생활협동조합을 만들 당시에 국내의 의료환경에 대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보다는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의료에 대해 느끼는 필요성 때문에 만들었다. 아픈사람에게 병원도 필요하지만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자는 생각들이 모여서 내가 주인인 병원을 만들어보자는 필요성이 있었다. 의료생협의 의미는 1차 의료의 중요성을 깨우쳤다는 것과, 지역사회에서 많은 사람들과의 건강한 관계, 활동, 참여, 습관 이런 것들이 의료와 결합되었을 때 건강한 것이다. 치료중심이 아닌 의료외에 공동체활동이 함께 갔을 때 성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의료생협은 과잉진료가 없는 적정한 의료서비스 가격을 제시한다는 것과 항생제 처방이 일반 병원에 비해서 낮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만큼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의료서비스와 철학을 갖고 있는 의사들이 있다는 점에서 믿음과 신뢰를 할 수 있는 병원이라는 것이 의료생협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안산의료생협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의원과 한의원, 치과 3개의 병원에서 2명씩 근무하며, 의원의 경우 하루 환자수는 80~100여 명 정도로 바쁜 오전시간에는 두명이 진료를 보다가 오후에는 교대로 한명씩 근무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4시간의 방문진료를 한다. 또한 정해진 시간을 두고 진료를 하지 않으며 환자가 긴 이야기를 필요로 하면 의사는 받아주는 것이 원칙이다.

- 의료생협을 운영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의료진 확보가 큰 어려움이다. 의료진은 많지만 실제로 생협에 와서 삶의 가치와 일치하고 헌신하는 활동가의 정신에 맞는 의사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로 하는데, 3년차 정도되면 의사로서의 목표와 조합활동에 대한 회의가 오는 것 같다. 끊임없는 그런 과정의 연속이 의료생협의 어려움인 것 같다."

의료생협은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진료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의료생협은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진료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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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생협을 준비하는 곳에서 방문이 많은 것 같다.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수익을 잘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뜻의 일이라도 적자나면 소용없다. 협동조합은 사람이 모인 결사체이면서 기업이다. 끊임없이 수익성을 만들어내야 한다. 협동조합은 수익활동이 많으면 안된다고 이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조합을 운영하고 의료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익이 발생해야만 가능하다."

기업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자본가에게 이윤이 돌아간다. 협동조합은 사회적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자본을 수단으로 이용하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안산의료생협은 수익사업의 하나로 공진단(보약)을 좋은 재료와 함량을 내고 정직하게 만들어서 적정가격으로 영업을 하여 이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이익이 발생하면 사업에 재투자하거나 직원의 복리후생을 증진하고 사회적약자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수익사업의 지속성이 필요한 것이 협동조합이 일반기업과 다른점이며 풀어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한 이사는 협동조합은 좋은 것이지만 어려운 것이라며 정부지원금에 기대거나 참여자들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오래 못간다며, 협동조합을 만들때는 사업성(수익)도 명확하게 판단해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안산의료복지생활협동조합 http://www.asmedcoop.org



태그:#협동조합, #안산의료생협,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경제, #결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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