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유기농 딸기
 유기농 딸기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딸기! 그 빠알간 색 유혹에 새콤달콤한 맛까지 더해 봄철 식탐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 딸기는 과일이 아니라 열매 채소라는 데 살짝 놀란다. 이 열매 채소 딸기에 농약 한 방울, 화학 비료 한 바가지 주지 않고 완벽한 유기농으로 생산한다는 농부를 찾았다.
    
지난 3월 16일 오전, 인터뷰 장소는 충북 청원군 문의면 두모1리. 마을 전체가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특용 작물을 재배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20년째 마을 이장으로 일하고 있는 농부 허정회씨의 부인 윤정임(59)씨를 만났다.

유기농 딸기 농부 윤정임씨
 유기농 딸기 농부 윤정임씨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딸기 농사만 20년째. 처음에는 일반 딸기 농사를 지었다. 저농약에서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다가 유기농법으로 전환하여 7~8년 정도 지났다. 아무나 쉽게 유기농 딸기 농사를 지을 수 없다. 같은 땅에서 5년 이상 화학비료나 살충제를 절대 쓰지 않아야 유기농법으로 전환할 수 있다. 무농약은 2년에 1회 인증을 받지만, 유기농법은 1년에 1회 인증을 받아야 한다.

유기농 딸기
 유기농 딸기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유기농법 인증을 받을 때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농사짓는 흙과 물을 검사하고 작물 검사를 한다. 농작물을 납품할 때는 하루에 한 차례씩 무작위로 채소나 과일을 선택하여 농약 검사를 한다. 이 과정에서 누를 범할 때는 가차없이 유기농 인증이 박탈된다.

윤정임씨가 처음에 농사지을 때는 매우 힘들었다. 고추나 콩 농사를 지으며 겨우 먹고 살 정도였다. 아이들 가르치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딸기 농사로 전환했다. 딸기모도 유기농으로 키운다. 화학 비료 전혀 없이 물을 주어서 딸기모를 만든다. 딸기모를 심고 떡잎을 따주고 관리하고 물 대주면 된다. 9월에 심어서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딸기를 딴다.

안심하고 드시러 오세요. 듬뿍 담아 드릴게요.
 안심하고 드시러 오세요. 듬뿍 담아 드릴게요.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윤정임 씨는 두모 1리에서 자라 고향에서 결혼했다. 슬하에 자녀는 1남 2녀인데, 농사를 지어 모두 대학 공부를 시켰다. 농사지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을 물었다. 그것은 바로 유기농법으로 전환한 초반기에 벌레와의 전쟁이었다고 한다. 유기농을 하면 벌레가 많이 낀다. 해충을 없애는 유기농법 자재가 있긴 하나 말을 잘 안 들었다. 그 결과 딸기 부근에 진딧물이 껴서 끈적끈적했다.

그 때 딸기를 사 먹는 사람들에게 불만이 있었다. 그 불만에 대응할 만한 뚜렷한 방법이 없어서 당도가 높아서 그런 거라고 얼렁뚱땅 넘긴 적이 있는데,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유기농 자재가 잘 나와서 날마다 주다시피 하면 벌레가 잘 잡힌다. 설령 벌레가 좀 끼더라도 딸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딸기꽃
 딸기꽃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유기농 딸기
 유기농 딸기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윤씨가 농사지으면서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유기농 딸기를 먹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자신 있게 공급할 때다. 유기농 딸기라는 자부심으로 친구들, 조카며느리, 수많은 단골들, 모 제과점 사장에게 공급한다.

윤정임씨는 마을 이장 부인으로서 매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다. 동네일에 쫓기다 보니 와부 행사에 나가는 일은 드물다. 작년에 대청호 보전 운동 본부가 추진한 동네 개울 청소 행사를 주관해 매우 바빴다. 윤씨가 사는 동네에 농림부 장관이 와서 마을 주민을 위로했을 때도 행사를 주관했다.

마을이 발전하고 단결 화합하는 만큼 농사짓는 일도 보람차고 재미 있다며 환하게 웃는 윤씨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 담겨 있다. 동네 일이 많아 외부 행사에 나가는 일은 없지만,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 해외 여행은 1년에 한 차례 정도 다녀온다.

윤씨가 운영하는 길거리 가게에 들러 시식 중인 단골 손님
 윤씨가 운영하는 길거리 가게에 들러 시식 중인 단골 손님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농부로서 사는 인생은 어떤지 물었다.

"재미 있어요. 일이 벗이죠. 아침에 보통 6시에 일어나 아침 식사 하고 딸기 따다 놓고, 점심 먹고 딸기 팔고, 지나가는 좋은 사람들 만나고 돈 벌고 얼마나 좋아요?"

유기농 딸기
 유기농 딸기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유기농 딸기
 유기농 딸기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유기농 딸기
 유기농 딸기
ⓒ 박병춘

관련사진보기


농부 윤씨는 다른 농사에도 일가견이 있다. 4월 초순 경 하우스에 토마토를 심어서 6월 말에 첫 수확을 한다. 토마토 또한 유기농법으로 짓는다.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옥수수, 들깨, 참깨, 콩, 배추, 열무, 땅콩 등 모두 유기농법으로 생산한다.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 물었다. 딸기 비닐 하우스 한 동 100미터 기준 1000만원 정도 수입을 올린다. 모두 네 동이니까 4천 만 원 정도 수입이다. 이 중에 3분의 1은 자재 값이고, 나머지는 순수익으로 보면 된다. 외부 일꾼 없이 식구끼리 농사를 지으니까 벼농사까지 합쳐 연 5~6천만원 정도 수입을 창출한다고 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우리 두모1구 마을은 단합이 잘 돼요. 우리가 이장 일 본 지 20년이 되었어요. 그래서 이장 보기가 참 수월해요. 의견 충돌이 전혀 없고 단합이 잘 돼요. 가구 수는 58가구, 120명이 살아요. 청정 농산물이 많고 양심적인 사람들이 모여 살아요. 우리 마을에서 나는 농산물은 믿고 먹을 수 있어요.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 생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태그:#유기농 딸기, #윤정임, #딸기, #딸기꽃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