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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7일 오후 5시 10분]

4.24 재보선에서 서울 노원병 출마의 뜻을 밝힌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1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 상계동 전입신고 마친 안철수 4.24 재보선에서 서울 노원병 출마의 뜻을 밝힌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1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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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고민에 빠졌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때문이다. 안 전 교수가 4월 24일 치러지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후보를 낼지 여부를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에는 대선 당시 자진사퇴를 통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단일후보를 양보한 안 전 교수에 진 부채를 갚기 위해서라도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과, 제1야당으로서 후보를 내야만 한다는 당위론이 동시에 존재한다.

야권의 구도는 안 전 교수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로 양분된 상황. 여기에 민주당 후보까지 나서 표가 분산돼 안 전 교수가 패배할 경우 민주당에 가장 큰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선거인만큼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안 전 교수가 당선돼 의원이 될 경우 그를 중심으로 한 정개개편은 급물살을 타게 돼 신당 창당 논의에 불이 붙을 수 있다. 민주당을 크게 뒤흔들 변수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후보 내면 명분·실리 동시에 잃고 굴욕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

당내에서는 중진과 비주류 계열뿐 아니라 친노계에서도 무공천을 주창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무공천'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친노계인 김태년 의원은 17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이 노원병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결단을 내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1야당 민주당이 선거에 후보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야권의 대표로서 연대의 정신, 통합의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소임 또한 막중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영환 의원은 언론을 통해 "제1야당이 형식논리로 후보를 내는 것은 염치 없는 일"이라며 "후보를 내게 되면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잃게 되고 결과적으로 굴욕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무공천을 강하게 주장했다. 비주류 의원들의 쇄신 모임도 회동을 통해 무공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만난 자리에서도 후보를 내지 말자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 원내그룹 역시 노원병 무공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부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지난 14일 "민주당은 노원병에서는 안철수 전 교수를 민다고 선언하고 부산 영도로 가서 싸우겠다고 해야 한다"며 "문재인 의원은 부산 영도를 맡고, 안 전 교수가 서울을 맡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안 전 교수와의 연대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측에서도 '무조건 공천'을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공당이 공천을 안 할 수는 없다, 우리대로 후보를 낼 것"이라면서도 "무공천에 대한 대의명분과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때 안 전 교수 측과의 협력 가능성을 닫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안 전 교수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박홍근 비대위원은 "대선 때 연대의 정신이 지속돼야 한다"며 "(그러나) 안 전 교수가 연대를 부정하고 불편하다고 선언한다면 우리도 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천파' 역시 안 전 교수와의 협의가 이뤄져 무공천의 대의명분과 정당성이 확보될 경우 공천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기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안 전 교수와의 소통이다. 키는 안 전 교수가 쥐고 있는 셈이다. 현재까지는 전망이 밝지 않다. 안 전 교수는 지난 11일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해서 "정치공학적 접근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선을 긋고 나선 바 있다.

"안철수 연대 부정한다면 후보 내는 것 적극 검토할 수밖에"

이에 따라 민주당은 공천 절차는 절차대로 이끌어가되 안 전 교수와의 교감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동철 민주당 비대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4·24 재보궐 선거 공천심사위원회는 오는 19일 첫 회의를 통해 서울 노원병, 부산 영도 공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아직까지 후보를 낼지 말지 단정지을 수 없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일단 민주당에서는 안 전 교수를 향해 '연대연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방송을 통해 "(안 전 교수가)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최소한 연대연합의 길을 열어야지 자꾸 '단일화하지 않는다', '신당 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하면 분열의 씨앗이 된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이 예고되는 김한길 의원 역시 지난 14일 "(안 전 교수는) 민주당과 공조해야 한다"며 "안 교수가 의원 자리를 목표로 (노원병에) 나오진 않을 것이다, 정치혁신·야권 재구성 등 고민을 마땅히 민주당과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 전 교수는 17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날 예정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회동은 안 전 교수가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 안 전 교수는 노원병 출마 전에 박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출마 사실을 미리 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만나는 것은 안 전 교수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 직전에 만난 이후 처음이다. 양측은 '귀국 인사차'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서울 노원구 지역에 출마한 안 전 교수가 서울시장과 만나는 것에 상당한 의미 부여가 이뤄질 것이 자명한 상황. 안 전 교수가 정치적 외연을 넓히기 위해 이날 회동을 이끈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태그:#안철수 , #노원 병 ,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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