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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7일 오후 4시 20분]

14일 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단지인 여수산단내 대림산업 HDPE 여수공장 저장조(싸일로)에서 폭발사고가 난 공장 모습
 14일 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단지인 여수산단내 대림산업 HDPE 여수공장 저장조(싸일로)에서 폭발사고가 난 공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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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단지인 여수산단내 대림산업 HDPE 1공장(이하 PE 1) 저장조(Fluff Silo)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삼일 째를 맞고 있다(16일 기준).

사고가 난 PE 1공장은 25일간의 정기보수 작업(샷다운 기간 3.12~4.5)이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14일 오후 20시 51분경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직원 2명 외 건설노조 조합원 17명(사망 6, 중상 6, 경상 5)이 죽고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사망자와 중상자는 모두 협력업체인 유한기술 소속 작업자로 밝혀졌다.

여수산단 정기 보수업체 비상

사고 여파로 PE1 공장은 일주일(3/15~21)간 전면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모든 출하가 중단됐다. 현장에는 과학수사대(CSI) 수사본부가 설치되었다.

대림산업 PE1공장에 과학수사대 CSI 차량이 보인다.
 대림산업 PE1공장에 과학수사대 CSI 차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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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은 봄철 정기 보수작업을 맞아 GS칼텍스를 비롯해 하루에 1만 명의 외주인원이 드나들 정도로 정기보수 작업이 한창이다. 국내 최대 HDPE생산 시설을 가진 대림산업의 사고로 공기단축에 올인하는 업계에 비상이 걸림 셈이다.

사고 다음날인 15일 건설노조는 회사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황망하게 죽어간 조합원 동지를 애도하는 빈소를 차렸다. 정치권에서는 황우여 여당 대표를 비롯해 주승용·김성곤 등 15명의 국회의원이 다녀갔다. 또 박준영 도지사와 도의원, 김충석 시장 등 지역의 많은 정치인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사고 현장을 둘러봤다.

오후에 여수 건설노조는 대림산업 정문 앞에서 '예고된 참사…진상규명 책임자 구속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성남 지부장은 "어제 저장소 2층에서 용접 중 폭발사고로 6명이 죽고 6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회사 측에서 싸일로 내부 클리닝을 안 하고 질소와 공기만 퍼지를 해 분말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라고 분노했다.

그는 "산단에서 계속 제2의 사망자와 안타까운 죽음이 줄을 잇고 있다, 더 이상 건설노조 조합원의 억울한 죽음이 이어지지 않기 위해 강도 높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민점기 민주노총 광전본부장은 "참으로 가슴이 막막하다, 누구보다 생산의 주역이고 건설의 주역으로 일했던 여섯분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면서 "대표이사와 관리자가 탱크 안에서 작업을 10분이라도 해봤다면 안전수칙을 무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이번 사태에서 회사 측이 꼼수를 부린다면 건설플랜트 동지와 함께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정치인 발길 이어진 여수산단... "이번 사태는 인재"

진상규명 책임자 구속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천중근 도의원이 회사측의 안전관리 소홀을 질타하고 나섰다.
 진상규명 책임자 구속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천중근 도의원이 회사측의 안전관리 소홀을 질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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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는 회사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황망하게 죽어간 조합원 동지를 애도하는 빈소에 한 조합원이 허망해 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회사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황망하게 죽어간 조합원 동지를 애도하는 빈소에 한 조합원이 허망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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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때 대림노조 위원장을 지낸 천중근 도의원의 발언이 이어졌다. 천 의원은 "오늘 황우여 대표와 정치인들이 큰일 난 듯이 현장을 보고 갔지만 현장 노동자 건강권을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이번 사태는 인재다, 관리감독을 잘못한 국가기관인 노동청과 소방청도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탱크, 드럼 등 밀폐용기는 소량의 가스함량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반드시 물로 씻어야 하는데 대표이사에게 물으니 물로 씻지 않았다고 대답했다"며 회사 측의 안전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또한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2명의 형제 중 한 명은 사망하고 한 명은 중태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현장에서 만난 조현중(40세)씨는 "비계는 가장 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직종인데 기공이 14만 원, 조공이 11만 원 받는다"면서 "11만 원 벌려고 같은 비계에서 일했던 백중만, 백구만 형제가 죽고 크게 다쳐 맘이 아프다"며 이들을 애도했다.

이번 사고는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중간제품인 Fluff(분말상태)를 저장하는 (Silo)저장조의 내부 검사를 위해 2층 맨홀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보강판을 용접하던 중 내부에 잔존한 분진에 의한 폭발로 사고가 발생했다.

폴리에틸렌(HDPE)은 쇼핑백, 식품 포장필름 등에 사용되는 인체에 무해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원료다. HDPE 생산 공정은 원료인 에틸렌과 촉매가 섞여 1차 반응기에서 반응한다. 이후 제품 후처리에서 미반응 가스를 회수해 중간제품인 저장소(Silo)에 모여 압출과정을 거친다. 폭발이 발생한 지점이 바로 Silo(V-059D)내부다. 이후 압출시킨 제품은 최종제품저장소를 거쳐 포장 및 출하된다. 

이번 사고는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중간제품인 Fluff(분말상태)를 저장하는 (Silo)저장조의 내부 검사를 위해 2층 맨홀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보강판을 용접하던 중 내부에 잔존한 분진에 의한 폭발로 사고가 발생했다. 좌측은 사고가 난 싸일로와 우측은 작업자의 위치도.
 이번 사고는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중간제품인 Fluff(분말상태)를 저장하는 (Silo)저장조의 내부 검사를 위해 2층 맨홀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보강판을 용접하던 중 내부에 잔존한 분진에 의한 폭발로 사고가 발생했다. 좌측은 사고가 난 싸일로와 우측은 작업자의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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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사고 원인은 Fluff Silo 내부에 잔존한 분진에 의한 폭발사고로 추정된다"면서 "저장조 내부는 질소와 공기로 충분히 퍼지(청소)를 했다, 가연성 가스의 잔존여부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없어 작업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에서 있는 것 숨기지 말고 오픈하라는 것이 그룹방침이다, 향후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직원들이 나몰라라고 했다는데 그건 오해"라면서 "화학공장 특성상 사고가 나면 조치해야 할 포인트로 인원을 보냈다, 실지 작업 인명구조하는데 안전환경, 생산팀 인원이 많이 투입되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15일 현재 사망 및 부상자 명단은 아래와 같다.

▲ 사망자 명단(6명)
여수장례식장: 조계호(37세), 김경현(38세), 백중만(41세), 서재득(53세), 이승필(40세), 김종태(32세)

▲ 중상자 명단(6명)
한강성심병원: 윤태순(40세), 백구만(37세), 김경춘(51세)
광주굿모닝병원: 문진복(54세), 서인철(46세), 김경주(42세)

▲ 경상자 명단(5명)
순천성가롤로병원: 안영권(45세), 김형철(41세)
여수성심병원: 김정수(40세), 서상우(32세), 정희준(51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산단사고, #대림산업, #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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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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