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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3일 낮 12시 50분]
"상처받은 모든 분께 사과"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논란을 일으킨 '노원병신' 발언에 대해 트위터로 사과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BBK_Sniper)를 통해 "어제 공무원노조 창원특강에서 안철수씨 노원 출마에 대한 말씀을 하던 중 막말성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반성과 함께 사과드리겠다"며 "뜻은 숨어버리고 행태에 대한 논란이 되고 있는 원인 제공을 한 것같아 송구스럽다. 상처 받은 모든 분께 사과드립니다. 꾸벅"이라고 썼다.

[1신: 12일 오후 8시 23분]
정봉주 "노회찬 심정 이해해 봤느냐?"

정봉주(52) 전 국회의원이 공무원노동자 앞에 섰다. 홍성교도소 수감생활과 21세기 리더십, 진보·노동운동의 방향, 대통령선거 결과 평가, 최근 경북 봉화 이사, 공무원 생활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본부장 제갈종용)가 1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에서 대의원대회를 열었는데, 마지막 순서로 정봉주 전 의원 초청강연회를 연 것이다. 'BBK사건'으로 홍성교도소에 수간됐던 정 전 의원은 "정치인 중에 만기출소는 단군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초청으로 강연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초청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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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살면서 느낀 게 있다. 우리가 그동안 보수진영과 담을 쌓고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 조폭 출신 재소자뿐만 아니라 교도관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배우기도 했다. 노동조합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투쟁 방식이 일반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되어야 한다. 누구보다 일을 잘하고, 예의 바르고, 술자리도 깨끗하게 해야 한다. 그들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해야만 주위에서 박수를 보낼 것이다."

정 전 의원은 "진보의 가치는 공동체다. 계, 품앗이, 두레가 공동체문화다. 이것이 '빨갱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은 태생적으로 '빨갱이'다"며 "진보의 가치는 너무 좋은데, 너무 잘 났더라고 한다. 대화하면 상대 이야기는 10%만 듣고, 내 이야기는 90%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수나 진보는 대한민국을 잘 살게 하는 방식에서 서로 다른 것"이라며 "진보는 보수쪽 사람들을 '다름'이 아니라 '잘못'이라 여긴다. 우리는 그분들의 마음속이 틀렸다거나 잘못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규정을 내려버리니까 대화가 안 된다"고 말했다.

옷차림도 폼 나게 하자고도 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깔쌈'해질 필요가 있다. 노동운동한다고 혁명가처럼 옷을 입고 다니지 말고, 좀 폼 나게 입고 다녀야 한다"며 "호감을 가질 정도가 되어야 내 이야기를 들어줄 거 아니냐. 이게 배려다. 진보진영은 없는 게 너무 많은데, 배려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간부들은 행실도 멋지고 폼 나게 할 필요가 있다. 재미있게 해야 한다. 가령 문화를 알아야 한다. 20대 신입공무원을 가입시키려고 한다면, '공무원 현실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만 하면 하품하고 가버린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자연스러울 것이다."

"노회찬 심정 한쪽이라도 이해해 봤느냐"

정봉주 전 국회의원.
 정봉주 전 국회의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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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리더십은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20세기 리더십은 완벽한, 절대정치인·절대운동가를 요구했다. 그런데 21세기는 결함투성이의 리더십을 원한다. 자기 결점을 노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24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언급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그는 "결점을 공개하지 않아 완벽한 인간으로 주접을 떨다가 '노원병'의 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 '노원병신'"이라며 "그가 노회찬의 심정을 한쪽이라도 이해를 해봤느냐"고 말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삼성 떡값검사' 실명을 공개했다가 의원직을 상실한 것이다.

정 전 의원은 "21세기 리더십은 결함을 공개해야 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언급했다.

"이건희 회장이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친다. 그는 '말을 하는 데는 3년이 걸렸지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를 배우는 데는 6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뒤 50일이 지나서야 삼성이 사과했는데, '사과'인지 '배'인지 모르겠더라. 태안 주민들이 더 분통이 났다. 사과는 하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경청'한다고 하면서 왜 노동자 말은 안 듣고, 노동조합은 못 만들게 하는가."

정봉주 전 의원은 "지도자는 일단 결점을 공개하라. 그러면 옆에 있는 사람은 '나쁜 놈'이라고 욕하는 게 아니라 그 결점을 같이 해결해 주려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며 "공감은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다. 노조도 모든 투쟁을 공개해버려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항의하려고 하는데 재미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분산과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21세기 리더십의 다른 형태가 분산과 협업이다. 분산은 공개다. 권력은 분산이고 민의는 모으는 것이다. 노조도 재정을 공개하고 모든 투쟁 방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미'를 강조했다. 그는 "노조는 뭉쳐 있어야 힘이 있다. 그 저변에 깔려있는 것은 철저하게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에 갔더니 맨날 재미가 있더라고 해야 한다. 놀고 싶어서 가입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노조 회의 마치고 나서 감자탕집에 가서 소주 마실 게 아니라 '클럽' 같은 데 가서 놀아보라. 뒷풀이는 피자집에서 하면 어떨까. 한달에 한 번씩 영화 보는 행사를 잡아보면 어떨까. 그날은 젊은 오빠처럼 '깔쌈'하게 입고 나와 보면 어떨까"라고 설명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초청으로 강연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초청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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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문화를 이끄는 노동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운동가요만 부르지 말고 '군가'를 개사해서 부르면 어떨까.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하는 군가를 가사만 바꿔 부르면, 보수진영이 우리보고 '좌빨'이라고 할까. 우리 문화를 자유롭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골프 칠 때 힘 빼는데 3년이 걸린다고 한다. 잘하려고 하면 힘이 들어간다. 유연하게 해야 한다. 유연하게 하되 자기 중심을 꿋꿋하게 가져가야 한다."

'공감'을 강조했다. 그는 "어린 아이가 물가에 기어 다니면 누구나 깜짝 놀라서 구하려고 할 것이다. 이게 공감 마인드다. 그래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운동을 다른 사람이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이야기를 꺼냈다.

"만약에 문재인 후보가 됐으면 노동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나. 사회복지가 다 해결되나. '복권' 맞은 듯이 사회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진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48% 국민이 지지해 주었는데, 이 사실 하나만 봐도 보수진영 전략가들은 등골이 오싹해질 것이다. 해방 이후 68년이 흘렀는데,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간 만 진보로 넘어갔고 58년을 보수정권이었다.

문재인 후보가 됐으면 조금은 나아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에 키리졸브 훈련 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겠나. 국회가 이미 새누리당에 넘어가 있어 험난하고 고단한 대통령이 됐을 게 뻔하다. 그러면 5년간 무능한 대통령 소리를 들으면, 다시는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진보진영에 정권을 주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하늘이 대한민국을 어여삐 보고 또 기회를 주려고 한 것일지 모른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초청으로 강연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초청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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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은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순간 진보는 백전백패다. 이건희 회장이 보수냐 진보냐. 그는 진영으로 따지면 보수인데,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며 "사안별로 다 다르다. 진보의 진화는 문제 해결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봉화로 이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저 보고 왜 봉화에 갔느냐고 묻는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미국에 가고, 독일에 간다. 정치도 한류다. 우리는 원래 '계'와 '품앗이' 등 협동조합운동의 원조였다. 민족의 얼과 뿌리를 배우려 하고, 농촌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농촌 문제는 도시에서 해결해야 한다. 유럽연합에는 27개국이 가입해 있는데 스위스는 가입하지 않았다. 자기 나라 농업에 피해를 입을까 싶어 가입하지 않았다. 스위스는 대통령도 핸드폰을 씹어 먹으면서 살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

한미FTA로 농촌이 망하고, 농촌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리는 농업을 죽였다. 김윤옥(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씨는 국가예산을 투자해서 한식의 세계화를 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저는 김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는 맨손으로 마케팅 파워를 보여줄 것이다. 오는 9월 '김치 콘테스트'를 해서 1~5등 한 김치를 제품으로 만들 것이다."

공무원에 대해, 그는 "사람은 누구나 편안하고 부자로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을 제어할 수 없다. 철저하게 욕망으로 무장해야 자기 능력을 100% 발휘한다. 공무원이 되어서 편안하고 안정된 직장을 다니는데 무장하고, 그다음에 공적 책임감을 키우는 것"이라며 "사적 삶을 살지만, 공적 가치를 잊지 않으면 된다. 사람이 잘 살면 공적 가치에 치우치게 된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초청으로 강연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초청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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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봉주, #공무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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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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