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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이동통신사 노예입니까? 요즘 '알뜰폰(MVNO)'과 '자급제폰'이 '노예 약정'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편의점에서도 휴대폰을 살 수 있고, 이통사 보조금에 낚이지 않고도 선불, 후불, 유심요금제 등 다양한 통신 서비스를 골라 쓸 수 있는 시대라고 합니다. 과연 알뜰폰, 자급제폰 말처럼 잘 나가고 있는지 인턴 기자들과 발품을 팔았습니다. 그 생생한 현장과 체험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소셜커머스에 '반값 알뜰폰'이 등장했다. 위메프에선 알뜰폰 업체인 프리티와 함께 무약정 자급제 단말기를 반값인 1~3만 원대에 판매하는 한편 이통사 대비 30~40%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소셜커머스에 '반값 알뜰폰'이 등장했다. 위메프에선 알뜰폰 업체인 프리티와 함께 무약정 자급제 단말기를 반값인 1~3만 원대에 판매하는 한편 이통사 대비 30~40%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 위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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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스마트폰' 넥서스4가 다음달 '자급제폰(통신사와 관계없이 개별 판매하는 단말기)'으로 들어온다고 해 화제다. 구글 레퍼런스(기준)폰인 넥서스4는 지난해 11월 해외 출시 당시 같은 LG전자 옵티머스G(출고가 99만 원)와 비슷한 사양을 갖추고도 가격은 절반에 불과해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문제는 국내 판매 가격이다. 미국 현지에선 8GB와 16GB 모델이 각각 299달러(약 32만 원), 349달러(약 38만 원)에 판매됐지만 세금이나 사후서비스 비용 등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는 40~50만 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 자급제폰 가운데 가장 저렴한 아이폰4(16GB 52만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알뜰폰 업체들이 넥서스4 국내 출시 기다리는 까닭

10만 원대도 비싼 축에 드는 자급제폰 시장에서 40~50만 원대 중고가 폰들이 설 자리는 좁다. 당장 이통사 보조금을 등에 업은 최신 LTE폰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폰5에 이어 넥서스4까지 등장하면 '자급제폰=싸구려 구형폰'이란 인식도 깰 수 있어 알뜰폰(MVNO; 이동통신망재판매) 업체들도 반기고 있다.

최근 아이폰5용 나노유심칩까지 선보인 온세텔레콤 관계자는 29일 "고사양 스마트폰을 원치 않는 소비자들이 주로 알뜰폰에 관심을 보인다"면서도 "자급제폰 구입자들은 요금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존 이통사 대신 알뜰폰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사양 자급제폰 확산을 반겼다.

문제는 요금이다. 최근엔 알뜰폰 업체들 사이에서도 요금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CJ헬로모바일 같은 대기업이 최신 단말기와 LTE 요금제까지 갖추고 기존 이통사와 비교적 대등하게 경쟁하는 사이 중소업체들은 편의점이나 소셜커머스, 통신소비자협동조합 등과 손잡고 값싼 요금과 저가 단말기로 승부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알뜰폰 요금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기존 이통사와 4대 알뜰폰 업체, 중소 업체로 구분해 요금을 직접 비교해 봤다.

최대 50% 저렴... 알뜰폰끼리도 '요금 양극화'

마침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선 지난달 17일부터 '스마트 초이스'(http://www.smartchoice.or.kr)를 통해 이용 패턴에 맞는 최적 요금제를 찾아주고 있었다. 이곳에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뿐 아니라 KCT, 온세텔레콤, SK텔링크, CJ헬로모바일 등 4대 알뜰폰 업체 요금까지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다.

필자는 지난달까지 월 4만4천 원(부가세 제외)짜리 이통사 스마트폰 정액요금제를 썼다. 음성 200분, 데이터 500MB, 문자 300건인 기본 제공량을 다 채우지 못해 3개월 평균 사용량도 음성 150분, 데이터 400MB, 문자 30건에 그쳤다.

이통사-알뜰폰 스마트폰 요금 비교
 이통사-알뜰폰 스마트폰 요금 비교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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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초이스에서 평소 사용량을 기준으로 최적 요금제를 산출했다. 이통3사는 맞춤형 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3만3천~3만6천 원 정도였다. 당장 요금제만 바꿔도 매달 1만 원 정도 아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알뜰폰 요금은 좀 더 저렴했다. 4대 MVNO업체 가운데 KCT를 제외하면 2만8천~3만 원 수준이었고 중소업체는 2만원대 초반이었다. 최근 편의점과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알뜰폰을 판매하고 있는 스페이스네트(프리티) 요금은 2만4500원이었고,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통신협)과 기본료 3300원짜리 요금제를 선보인 에버그린모바일은 2만1500원에 불과했다. 에버그린 요금은 가장 비싼 SK텔레콤(3만6400원)보다 41% 저렴했고, 현재 이용 요금(4만4천 원)에 비해선 51%나 쌌다. 말 그대로 '반값 요금'인 셈이다. 

다만 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요금 격차는 크게 줄었다. 이통3사에선 약정 기간에 따라 20~30% 정도 요금 할인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24개월 약정시 이통사 요금은 월 3만 원에 못 미쳤고 LG유플러스의 경우 2만1천 원에 불과했다. '약정'에 묶인다면 굳이 알뜰폰으로 갈아탈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무약정은 알뜰폰, 데이터 많이 쓰면 이통사 유리 

음성통화 중심의 일반폰(피처폰) 요금은 더 쌌다. 음성 120분, 문자 50건을 기준으로 최적 요금을 산출해 봤다. 이통사 표준요금제(기본료 월 1만1천 원, 문자 50건 무료)를 기준으로 하면 월 요금은 2만3960원 정도다. 이통3사 최적 요금도 2만2천~2만3천원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4대 알뜰폰 업체는 1만6천~1만9천 원 정도로 20~30% 저렴했다.

이통사-알뜰폰 일반폰 요금 비교
 이통사-알뜰폰 일반폰 요금 비교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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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티와 에버그린은 각각 1만2600원과 1만3160원으로, 이통사보다 1만 원 정도 쌌다. 에버그린의 경우 기본료를 0원 수준으로 낮췄고, 프리티는 초당 요금을 기존 1.8원에서 1.2~1.5원 정도로 떨어뜨린 탓이다. 다만 스마트폰 요금제와 마찬가지로 24개월 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이통사-알뜰폰간 요금 차가 크지 않았고 CJ헬로모바일과 SK텔링크도 중소기업 수준으로 요금이 떨어졌다. 

물론 개인에 따라 이용 패턴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모든 업체 요금을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순 없다. 당장 3G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사용자들에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적용되지 않는 알뜰폰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또 단말기 가격이나 가족할인, 결합상품 할인도 큰 변수다. 갤럭시노트2나 아이폰5 같은 최신 단말기를 위해 필요 이상의 고액 요금제도 마다않는 이용자들에게 알뜰폰은 아직 비교 대상이 아니다. 다만 스스로 노예 약정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값싼 요금을 찾는 이들에게 알뜰폰은 좋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 건 틀림없다.


태그:#알뜰폰, #자급제폰, #스마트폰, #넥서스4, #MV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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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인포그래픽 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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