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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추모대회'가 1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유가족과 노동,시민,사회,종교,정당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정부 진상조사위 설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구속 철거민 사면,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유가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용산참사 진상조사위 설치하라" '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추모대회'가 1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유가족과 노동,시민,사회,종교,정당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정부 진상조사위 설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구속 철거민 사면,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유가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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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을 든 참석자들이 사망한 철거민들의 영정에 헌화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 용산참사 4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용산의 눈물을..." 국화꽃을 든 참석자들이 사망한 철거민들의 영정에 헌화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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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마르지 않은 채 4년이 흘렀다. 지난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진 '용산참사'가 4년을 맞았다. 진상규명 요구하고 구속자 석방하라는 외침이 거리에서, 국회에서 그리고 대통령 인수위원회 앞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4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희망이고, 좌절하지 않는 유가족들이 희망이다. 앞으로 5년, 어떻게 지내나 걱정하고 한숨을 짓지 말자. 우리가 희망이다. 희망임을 증명하자"

이강서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부는 희망을 말했다. 1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추모대회에서 이 신부는 더 이상 슬퍼하지 말고, 분노하지 말자고 외쳤다. 이 신부는 '용산참사' 이후 남일당 앞에서 매일 오후 7시, 생명평화 미사를 집전했다. 누구보다 '용산참사'를 잘 아는 이가 강조한 희망이었다. 이제 슬픔, 분노를 넘어 희망을 말하자는 호소였다.

희망의 노래와 함성으로 맞는 '용산참사' 4주기

이 신부의 희망은 곧 연대와 환호로 이어졌다.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쇳밥>, 민중노래패 '노래공장'의 <등불의 노래>의 노래가 서울역 광장에 퍼졌다. 주최 측 추산 1500여명(경찰 추산 900여명)의 시민들은 서울역 광장을 함성으로 가득 채웠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반대 운동으로 공동체가 파괴된 강정마을 주민들도 함께 '희망'을 말했다. 문정현 신부는 마이크를 잡고 "구속자들 석방 안 해도 돼, 살아는 있으니까"라며 "진상규명 안 해도 돼, 구속자들 나오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신부는 "이렇게 모인 여러분 덕분에 용산도, 쌍용차도, 강정도 다 해결 될 것"이라고 말하며 집회 참가자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문정현 신부와 유가족들이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와 유가족들이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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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을 든 참석자들이 사망한 철거민들의 영정에 헌화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 용산참사 4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용산의 눈물을..." 국화꽃을 든 참석자들이 사망한 철거민들의 영정에 헌화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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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균 강정마을회 회장은 "지금 박근혜 당선자가 100% 국민 대통합을 외치지만 용산참사가 규명되지 않으면 100%의 국민대통합은 물 건너가는 것"이라며 "구속자들이 하루 빨리 석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이상림씨의 유가족인 전재숙씨는 "추운 날씨에 우리를 그리고 용산참사를 기억해 주기 위해 나온 분들께 감사하다"며 "아직 마르지 않는 눈물, 참기 힘든 슬픔이지만 여러분들을 기억해 우리도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추모대회에는 시민사회와 노동계 인사들이 대규모로 참석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배종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 김형진 빈민해방실천연대 의장, 장영희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이 함께 했다.

정치권 인사들도 자리를 지켰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비롯해 정청래·진선미·김상희·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과 김제남·심상정·노회찬 진보정의당 의원 그리고 이상규·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회를 함께 지켜봤다.

추모대회는 시민들이 무대에 설치된 희생자들의 영정에 헌화한 이후 서울시청 광장까지 행진했다.

주차장 된 남일당터에서 집결...1시간 거리 행진

'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추모대회' 참석자들이 서울역광장을 출발해 시청앞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 "함께 살자" 용산참사 4주기 추모 행진 '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추모대회' 참석자들이 서울역광장을 출발해 시청앞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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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추모위와 시민 500여 명은  '용산참사'의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남일당 터에서 집결했다. 터에는 4년 전의 남일당 건물은 사라졌고, 황량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2m 높이의 펜스에 '용산은 끝나지 않았다'고 적힌 벽보가 붙어 있었다. 펜스 사이의 홈에는 누군가 놓고 간 국화가 꽂혀 있었다.

모인 시민들은 '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적힌 추모 리본을 하나씩 달았다. 추모 묵념한 후 추모위의 추모 동영상을 지켜봤다. 유가족 권명숙·김영덕·유영숙·전재숙씨는 슬픔을 참지 못해 '살인진압 진상규명, 철거민을 사면하라'고 적힌 피켓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들은 대오를 정렬해 추모대회가 열린 서울역 광장까지 거리 행진했다. 이들은 행진하는 동안 "학살의 남일당 터, 주차장으로 만드려고 철거민 죽였나"라며 "진실 규명하고 살인 진압한 책임자들 엄벌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의 협조로 이들의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됐다. 경찰은 3개 중대 병력 2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1개 차로를 통제해 가며 이들의 이동을 보장했다.

한편, 추모위는 4주기인 20일,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에 위치한 마석 모란공원에서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태그:#용산참사 4주기, #남일당터, #이명박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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