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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의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제주도는 여행 사전 준비가 꽤 까다로운 곳이다. 때문에 제주는 충동적으로 훌쩍 떠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물론 지금 같은 겨울철 비수기일 때 그리고 평일에 시간이 있는 사람이라면 못 할 바도 아니지만 주말이나 겨우 시간이 나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에게 맘만 먹으면 아무 때나 훌쩍 떠나는 여행은 언감생심, 그림의 떡 같은 얘기이다.

제주여행을 (패키지로 버스관광을 오는 경우를 제외하고) 개인단위로 차를 빌려 여행하는 콘셉트로 한다면 항공편(혹은 배편), 숙박, 렌터카 이 세 가지를 미리 예약하는 것이 필수이다. 그래서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제주로의 여행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참고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도보여행 다닌다면 항공편만 해결하면 된다.

운전경력이 꽤 되는 베테랑 운전자라 할지라도 제주에서 렌터카로 운전하고 다니는 것은 상당히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익숙하지 않은 차와 낯선 도로, 장시간의 운전 등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요소들이 많다. 무심코 운전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은 곳이 제주도이며 제주도로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몇 가지 참고 사항을 얘기해본다.

① 렌터카를 인수받기 전에 꼼꼼히 살펴라

차를 받을 때 흠집이 나 있는 곳을 정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살짝 긁힌 곳이나 칠이 조금 벗겨진 곳이라도 꼼꼼히 체크해 계약서에 표시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납 시 애매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완전자차 보험을 들어서 안심이라고? 최소한 수리기간 동안의 휴차보상료라도 물어야 한다.

② 제주의 도로는 대도시의 도로와 다르다?

장기간 공사 중인 함덕 앞 동일주 도로
 장기간 공사 중인 함덕 앞 동일주 도로
ⓒ 임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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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도로상황이 육지 대도시에 비해 척박하고 거친 편이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가 많고 보수가 안 된 낙후 도로가 많다. 교차로나 커브길에서 시야확보가 안되는 곳도 다반사다. 쾌적한 운전을 위한 편의 장치는 거의 없고 무수히 만나는 도로턱 만이 거의 유일한 안전장치이다.(제주도의 도로행정을 비판할 의도는 아니다) 제주도는 또한 도로 공사기간이 엄청나게 길다. 예산부족과 태풍 등 날씨변수 때문이지만 지나친 측면이 많다. 공사하다 방치된 듯한 불편한 도로를 빈번하게 만날 수 있다. 심지어는 3년이 다 되도록 공사 중인 곳도 있다.

결론은 안전운전이다. 도로에 지나는 차 없다고 기분내지 말고, 네비게이션을 너무 자주 들여다 보는 것도 조심하고, 주변 경관에 시선을 빼앗겨서도 안된다.

③ 제주도는 밤에는 적막강산

대부분의 시골이 비슷하겠지만 제주도는 거의 전역이 밤에 불빛이 전혀 없다. 제주시내권(서귀포시내권 포함)을 조금만 벗어나면 그야말고 칠흑같은 어둠이다. 516도로나 1100도로 같은 주요 도로도 예외가 아니다. 주요 교차로 외에는 가로등도 없으며 중앙선에 노랗게 반사하도록 박아 놓은 표시조차도 없다. 밤에는 돌아다니지 않는 게 상책이다. 실제로 다니는 차도 별로 없다. 낮에 실컷 구경하고 해 떨어지기 전에 숙소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일정이다. 불가피하게 밤에 운전해야 한다면 이런 사항을 꼭 참고하라.

④ 날씨를  살펴라, 특히 겨울철에는...

제주도는 악천후가 빈번하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중산간 도로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안개이다. 제주도는 육지에 비해 기름값이 더 든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오르막이 많아서이다. 비나 눈이 올 때는 한라산을 넘거나 중산간 쪽으로는 가거나 하지 않는 게 좋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비오는 날 밤에 516도로나 1100도로 즉 한라산을 넘는 것이다. 거의 안개가 껴있기 십상이다. 시속30km 이하로 초긴장감에 녹초가 될 때까지 운전하고 가야한다.

겨울철에는 눈과 빙판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렌터카에는 스노우체인이 들어 있거나 옵션으로 빌려 준다. 제주도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별로 없으므로 해안쪽 일주도로는 상관없다. 하지만 중산간으로 올라가면 얘기가 다르다. 해발 몇 백 미터만 올라가도 도로 양쪽이 눈 밭이며 멀쩡했던 도로 복판에 주먹만한 얼음알갱이들이 진치고 있곤 한다.

제주도는 겨울이 되면 매일 도로상황을 알려 주며 주요 산간도로 입구에서 출입통제도 한다. 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공지사항을 통해 그 날의 도로상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겨울에 제주에서 렌터카를 빌렸다면 반드시 위 사이트로 들어가 도로상황을 숙지하고 운전하자.

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캡쳐화면
 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캡쳐화면
ⓒ 임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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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간혹 비포장 도로를 만난다는 점(비포장 도로에는 주변에 꼭 구덩이가 있게 마련이다), 제주 도로는 거리에 비해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 등을 참고하길 바란다.

결론적으로 운전자 만이라도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미리 대비하고, 모험은 피하며 안전하게 운전하자. 그래서 모처럼의 제주 여행이 오직 즐거운 추억으로만 남기를...


태그:#제주도렌터카여행, #안전한렌터카운전, #제주렌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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