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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올봄에 올린 기사 <중년도 자유여행 잘 하거든!>의 후속편입니다. 참고로, 이 글은 오키나와에 대한 '여행정보' 기사가 아닙니다. 중년이 되어 자유여행을 시작해 보고자 하는 '초보 자유여행자'들에게 '자유여행'이 가져다주는 '느낌'과 '의미'를 공유하고자 쓴 글입니다. - 기자 말

번거로운 준비과정 없이 잘 따라다니기만 하면 뭐든지 알아서 해주는 '단체 패키지 관광'에 비해 혼자서 다 해결해야 하는 '자유여행'은 막막하고 부담스러운 여행 방식으로 여겨질 수 있다. 특히 새로운 것을 접하고 배우는 데 불편함을 느끼기 쉬운 중년의 나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틀에 박힌 코스라든지 원치 않는 일정이 포함됐다든지 하는 방식이 주는 거북함 보다 이것저것 알아보거나 번거로운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이 더 크다면 '패키지여행'도 좋은 여행 방법이다. 하지만 '패키지여행'에서는 '나만의 것'을 찾기 힘들다. 낯선 여행지에서 느끼는 나만의 정서나 어떤 감정 같은 것 말이다. 여기저기 구경 다니면 됐지 그런 걸 꼭 찾아야 하냐고? 여행도 하고 '나만의 느낌'도 발견하면 일석이조이지 않을까.

'여행'은 즐거운 것이고 그 즐거움은 여행의 모든 과정에서 느껴져야 한다. 준비단계에서 느끼는 막막함은 '즐거운 막막함'이며 홀로 다니는 여행지에서의 불편함은 '즐거운 불편함'인 것이다. 나이도 어느 정도 먹었으니 그렇게 인식도 바꿔 보고 실험정신을 발휘해보자. '모험'이 동반된 여행이 훨씬 짜릿할 수 있다.

오키나와는 먼 나라에 비해 비용도 과하지 않고 접근성도 좋아서 간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즉, 중년의 자유여행 입문 코스로 좋다는 뜻이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역사·문화적으로도 좋은 좋은 비교 대상이기도 하다. 일본은 바로 이웃나라라서 이국적인 감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오키나와와 홋카이도는 좀 다르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와 '위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오키나와는 위도상 제주도보다 한참 아래에 있고 홋카이도는 북한 위에 있다. 그래서 계절이 다르고 날씨도 다르며 풍광이나 생태·문화도(위도가 비슷한 도쿄나 오사카에 비해) 훨씬 이국적이다. 그래서 일본 본토에 비해 여행의 맛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동양의 하와이'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오키나와 여행 준비]

1. 정보얻기
오키나와에 자유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었다면 맨 처음 할 일은 책을 구입해 읽어보는 것이다. 여행서적은 대략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여행정보를 전문적으로 기술한 '가이드북'과,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상을 쓴 '여행 에세이'가 있다. 일단 '가이드북'을 통독하길 권한다. 가이드북을 한 권 읽으면 머릿속에 오키나와에 대한 개략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가장 좋은 것은 오키나와의 역사 책을 먼저 읽고 가이드북 그리고 에세이 순으로 접하는 것이지만 여행 한 번 가려고 머리 싸메고 공부해야 하냐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으니 처음에는 가이드북 정도가 무난하다 하겠다. 자유여행을 다니다 보면 나중에는 역사 책도 여행 에세이도 자연스레 찾아 보게 된다.

2. 항공권 구매하기
다음으로 항공권을 구해야 한다.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월별로 날짜별로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찾고 가능한 날짜에 맞춰 구입한다. 모든 여행의 시작은 항공권 구입이다. 항공 예약이 끝나야 비로소 여행 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고 여행 준비도 시작할 수 있다. 항공권 구매 전까지는 '기약 없는 꿈에 머물러 있는 시간'일 뿐이다.

3. 여행의 테마와 목적 정하기
나는 '왜' 오키나와에 가려고 하는가 하는 '목적' 정하기와 나만의 여행 테마를 만드는 것은 자유여행자 만이 할 수 있다. '패키지 관광'은 미리 정해져 있는 방식이라 내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자유여행만의 매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거창한 목적의식과 테마를 정하라는 말이 아니다. 예를 들어 '경치 좋은 곳에서 멍 때리다 돌아오기'나 '목적 없이 발길 닿는 데로 돌아다니기' 같은 것도 매우 훌륭한 목적과 테마일 수 있다. 그냥 자유롭게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만 생각하는 것도 좋겠다. 여하튼 남들이 하는 여행 방식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목적과 테마를 정하기 어렵다면 '잃어버린 자아를 발견하는 여행'처럼 추상적으로 정해도 된다.

4. 구체적인 계획 세우기(일정, 숙소, 교통편 등)
일정을 만드는 것은 책과 인터넷을 통한 정보 수집이 충분히 된 후에 하는 것이 좋다. 앞서 정한 나만의 테마와 목적에 맞게 짜면 되는데, 굳이 남들이 많이 가는 곳을 꼭 넣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키나와에서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을 예로 들어보면 '국제거리', '슈리성', '아메리칸빌리지', '만좌모', '추라우미 수족관' 등이다.

이곳들은 어느 때나 한국인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하다. 특히 '수족관'은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오키나와까지 가서 꼭 봐야 하는 곳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여하튼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대략의 일정을 만들되 너무 욕심부리지 않기를 권한다. 한 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을수록 훨씬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 일자가 다가오면서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모으고 그에 따라 일정도 손보고 더 짜임새 있는 여행을 준비해보자. 오키나와 지도를 자주 들여다보는 것에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행은 준비할 때가 더 설레고 즐거운 법이다.

[오키나와 여행을 위한 몇 가지 Tip]

1. 여행 기간
최소 3박 4일은 되어야 한다. 오키나와를 온전히 볼 수 있는 날이 이틀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흔히 하는 말로 오키나와에 꽂혀서 여러 번 다녀왔는데, 그중 보름간 머물렀을 때 오키나와를 비로소 온전히 돌아 볼 수 있었다(오키나와에 딸린 부속 섬들은 제외하고 본섬만 보는데도 말이다).

2. 교통편
대중교통은 대도시의 그것처럼 좋은 편이 아니어서 시간 소모가 너무 많고 불편함이 많다. 따라서 렌터카를 권한다. 오키나와의 렌터카는 제주도랑 비슷한 비용이라 저렴한 편이고 하이브리드를 빌리면 연료비도 상당히 절감된다. 여행 전 관할 경찰서에서 5분이면 발급해 주는 국제운전면허증이 필수 준비물이다. 단 오키나와의 도로는 우리나라와 통행 방향이 반대라서 주의가 필요하다. 운전 경험이 적은 젊은 친구들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며, 베테랑 운전자도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대비를 잘 해야 한다.

3. 숙소
첫날은 나하공항에서 북쪽으로 40분 거리에 있는 아메리칸 빌리지 정도가 무난하다. 나하공항이 남쪽에 있으므로 둘째 날에 북쪽으로 올라가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날의 전날 밤은 공항이 있는 나하시의 국제거리 부근을 추천한다. 국제거리에 볼거리도 많고 쇼핑할 곳도 많다. 중간 일정의 숙소는 일정에 맞춰서 정하면 되는데 나의 경우는 미리 예약하지 않고 현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전날 예약하며 다녔다. 물론 전체 숙박을 미리 다 예약하고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긴 하다.

4. 지형적 특성
오키나와는 남북으로 기다랗게 생긴 섬이라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는 차로 대략 5시간 정도 걸린다. 동서는 홀쭉해서 가장 좁은 곳은 차로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그래서 풍광이 빼어난 곳이 아주 많다). 북쪽으로 2/3 지점에 십자가처럼 튀어 나와 있는 곳이 있는데 앞서 말한 '추라우미수족관'이 있는 모토부반도라는 곳이다. 그 위의 북단 1/3 정도는 말하자면 '오지'에 속하는 곳이다. 그래서 모토부반도까지가 관광객들이 가는 한계선이라는 말이 있다.

모토부반도 북쪽은 '구니가미'군인데 관광지라고 할만한 곳이 거의 없고 해안을 따라 작은 어촌마을들이 드문드문 자리하고 있다. 최북단에 있는 '해도 곶' 정도가 관광 포인트라 할만하며 그 외에는 여행정보도 거의 없다. 구니가미군의 내륙 쪽은 대부분 '열대우림'지역이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정형화된 코스가 싫다면 최북단의 해도 곶 아래에 있는 '오쿠 마을'에서의 하룻밤을 추천한다. 작은 어촌마을이라 호텔이나 리조트는 없고 민숙(민박)이 몇 개 있다. 열대우림 지역의 이국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 곳이다.

5. 추천 여행지
앞서 얘기한 오키나와의 유명 여행지들은 그만큼 풍경이 뛰어나거나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곳으로서 첫 방문자라면 빼놓고 싶지 않은 곳이긴 하다. 번잡함은 조금 덜하고 특별함은 조금 더 느낄 수 있는 곳들을 몇 군데 추천한다.

만자모 보다는 잔파곶 : 만자모 아래쪽에 있는 '곶'인데 바다 풍경도 빼어나고 특히 물색이 아름답다. 만자모보다 관광객이 적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요미탄도자기 마을 : 잔파곶 아래쪽에 있는 오키나와 전통 도자기 마을이다.

얀바루쿠이나전망대 : 해도곶 근처에 있는 오키나와 최북단 해안과 전망대. '얀바루쿠이나'는 구니가미의 군의 고유 '새'(뜸부기의 일종) 이름이다. 인적이 드문 마을에서의 '힐링' 체험을 원한다면 최북단까지 올라가 '해도곶'을 탐방하고 오쿠마을 민숙에서 하루 묵으며 얀바루쿠이나 전망대를 구경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히지폭포 : 구니가미군의 열대우림 한복판에 있는 폭포.

이케이섬에 있는 작은 마을들 : 해중도로를 타고 들어가면 맨 끝에 나오는 섬. 오키나와 전통 마을들이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난조시의 해안도로와 구다카섬 : 오키나와 최남단의 해안도로와 부속섬. 세상의 끝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여행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저마다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이 있다. 여러 '다른 방식'의 여행이지만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여행의 즐거움은 '작은 호기심'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내가 가는 여행지에 관심을 갖고 호기심을 발산하다 보면 소소한 즐거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자유여행의 주는 행복감은 '자유'와 '외로움'을 동시에 느끼는데 있다고 믿는다. 어디든 떠나 보자.

오쿠마을 민숙의 아침식사 오키나와 최북단에 있는 작은 마을 '오쿠'의 민숙(민박)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
▲ 오쿠마을 민숙의 아침식사 오키나와 최북단에 있는 작은 마을 '오쿠'의 민숙(민박)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
ⓒ 임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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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곶 아래 해변 풍경 오키나와 최북단의 얀바루쿠이나 전망대 앞 해변
▲ 해도곶 아래 해변 풍경 오키나와 최북단의 얀바루쿠이나 전망대 앞 해변
ⓒ 임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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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개인블로그에도 개재하였습니다.
http://blog.naver.com/nexus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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