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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서울사회적경제아이디어대회(위키서울)와 함께 공동기획 '여럿이 함께 하는 착한경제'를 시작합니다. 1%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의 대안으로 '사회적경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여럿이 함께 대안을 만들고 실천하는 생생한 사례를 통해 사회적경제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캠퍼스멘토> 안광배 대표.
 <캠퍼스멘토> 안광배 대표.
ⓒ 캠퍼스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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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하면 화려한 불빛과 흥겨운 음악에 들썩이는 청춘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신촌에는 색다른 방법으로 매일 들썩이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문화 동아리 '컬프(Culp)'에서 시작해 지금은 각자의 회사를 창업한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도 '캠퍼스멘토'의 안광배 대표는 회사 이름대로 대학생과 입주한 기업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캠퍼스멘토는 신촌 국일빌딩 2층에 입주해 있다. 캠퍼스멘토라는 이름에서는 이윤추구보다는 관계를 중시하는 느낌한다는 든다. 왜 하필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

"청년 창업이 실패하는 큰 이유는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전달하고, 꿈꾸는 청년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기 위해 한 자리에서 함께 시작했습니다."

청년 창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광배 대표의 말이다. 신촌에 있는 캠퍼스멘토의 사무실은 언제나 북적인다. 문화 마케팅 동아리 컬프 출신 청년 중 벤처를 창업한 이들이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안 대표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공유하면서 자신들의 자원도 나눈다.

안광배 대표는 A부터 Z까지 알파벳 이름을 딴 26개 벤처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다. 현재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7개 업체에는 문화 컨텐츠를 기획하는 '써니사이드업', 체험 상품을 공유하는 '시원어스', 심리 상담을 하는 '씨유' 등이 있다. 

안광배 대표가 처음부터 '청년 벤처기업 산파' 활동을 꿈꾼 건 아니다. 그는 애초 방송사 PD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소위 명문대 출신이 아니면 방송사 PD가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방향을 틀었다. <난타>로 유명한 PMC프로덕션에서 2002년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입사 첫날, <난타> 공연을 뒤에 서서 본 뒤 새로운 세상이 열렸어요. 온 에너지를 쏟는 배우, 환호하는 관객을 보고 꿈이 생겼어요. 바로 열정적인 배우들을 위해 관객을 모으고, 관객에게는 신나는 공연을 이어주는 문화마케터가 되고 싶었어요."

캠퍼스멘토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들.
 캠퍼스멘토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들.
ⓒ 캠퍼스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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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케터가 되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어디든 찾아갔다. 100명 이상 줄을 서는 인사동 호떡집을 2주 동안 방문해 <난타> 홍보를 설득했고, 명동 관광안내소에서 2주 동안 직원들을 설득해 관광안내소 양옆에 <난타> 광고물을 무상으로 게시하기도 했다. "2주면 모든 사람을 설득 할 수 있다"는 게 안광배 대표의 생각이다.

한류 붐이 일자 안 대표는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 있는 코리아플라자에 <난타>를 홍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 대표는 곧바로 일본으로 떠났다. 그의 손에는 뉴스에 나온 담당자 이름 하나만 들려 있었다.

안 대표는 1시간 반 동안 담당자를 설득해 <난타> 홍보를 약속 받았다. 안 대표의 열정에 감동한 담당자는, 안 대표를 회장에게 직접 소개했다. 회장도 안 대표의 열정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는 신주쿠 문화페스티벌에 <난타> 팀을 초대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승승장구하던 안 대표는 일본에서 새로운 꿈을 꾸었다.

"<겨울연가>를 선두로 일본을 강타한 한류가 문화 마케터나 기획자가 없어서 한몫 잡기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만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일본에서 이를 직접 눈으로 보니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문화산업에 관심 있는 인재들을 모아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을 다녀온 그는 2008년, 대학생들이 주로 활동하는 문화 마케팅 동아리 컬프를 만들었다. 1기 60명으로 시작한 컬프는 현재 서울과 경남을 중심으로 5기까지 활동하고 있다. 6기부터는 호남과 경북에 새로운 거점을 세울 예정이다. 이 컬프에서 현재 사무실을 함께 쓰는 7개의 회사가 나왔다. 

벤처기업 26개, 과연 가능할까

내년에는 서울 대학로 소극장 150여 개와 연합해 '대학로 문화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학로 전체를 대학생과 시민이 함께 누리는 문화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게 안 대표의 포부다.

문화 마케팅 동아리 컬프 MT에 참석한 사람들.
 문화 마케팅 동아리 컬프 MT에 참석한 사람들.
ⓒ 캠퍼스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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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컬프 출신 대학생 대부분은 문화산업이 아닌 다른 분야에 나가 있다. '문화'는 홀로 존재하는 영역이 아니라, 다른 영역과 융합할 때 발전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현재 입주한 7개 기업들도 '문화'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영역을 융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컬프는 한류를 타고 유럽에서 현지 단체와 협력해 해외지부를 만들고 있다. "최고의 기획은 실행"이라는 안 대표의 말대로, 열정 하나로 만들어진 컬프는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안광배 대표 강연 동영상 보기)

"대기업에 있는 사람들은 마흔 즈음이 되면 창업과 명예퇴직 고민을 시작합니다. 많은 이들이 대개 자기 꿈과 상관없이 취업을 하기 때문에 (나중에) 본인과 회사의 비전이 맞지 않기 때문이죠. 저는 이게 정보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직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부모, 교수가 아닌 실제 산업의 실무자에게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MC프로덕션에서 2009년 SK마케팅엔컴퍼니로 옮기며 잘 나가던 안 대표는 결국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2010년 캠퍼스멘토를 설립했다.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직업의 길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캠퍼스멘토는 여러 기업의 실무자에게 재능기부를 받아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규모 강연 등을 통해 청년들이 스스로 자기 꿈에 불을 지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청년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백수일기>, 위로가 필요한 청춘들에게 멘토들이 전하는 말 한마디 '멘토가 주는 선물' 등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도 서로 나누고 있다. 

캠퍼스멘토의 '멘토링'은 멘토들의 삶도 변화시키고 있다. 150여 명의 멘토 중에 1호 멘토로 활동했던 재능기부자는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용기를 내 창업을 결심했다. 그 외 다른 여러 멘토들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인생의 전환를 꿈꾸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캠퍼스멘토는 관계 기관에게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여럿이 함께 모여 자원과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멤버들은 스스로를 '사회적기업가'라고 말한다. 기업 정관에 '수익의 30%는 사회에 환원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관심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동아리를 만들고, 동아리에서 함께 꿈을 키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상황. 문득 협동조합기본법도 12월 1일부터 시행됐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이젠 누구나 쉽게 협동조합을 만들어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수많은 아이디어가 실행을 통해 현실이되면 'A부터 Z까지' 벤처회사 26개를 만들겠다는 안 대표의 꿈도 금방 실현될 것 같다. 

내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서울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에서는 서울 문제 해결을 위해 꿈꾸는 일반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제안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시민추천을 받은 아이디어는 '서울시민의제 40선에 선정' 되어 ▲크라우드 펀딩 1000만 원 ▲ 창업우수팀 해외연수 및 창업지원금(1천만원) ▲최장 3년간 맞춤형 인큐베이팅 제공을 받는다.

아이디어 등록은 서울 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누구나 위키서울닷컴(www.wikiseoul.com)에서 가능하다.

현재 위키서울닷컴(www.wikiseoul.com)에는 ▲청소년 음악을 만드는 프로젝트 동아리 '솔깃' (직접 보기)
▲ 대학로 연극의 희망을 (직접 보기)  ▲동네 합창단 등 (직접 보기)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예술 아이디어가 주목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을 쓴 정지영 기자는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에서 일하는 위촉연구원입니다.



태그:#캠퍼스멘토, #사회적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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