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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2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남영동 1985' VIP 시사회에 나란히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야권 대선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2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남영동 1985' VIP 시사회에 나란히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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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단일화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승리의 고지에 오를 것인가, 패배의 수렁에 빠질 것인가, 운명의 교차로가 코앞에 다가왔다. 이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두 캠프는 독자적인 선거 캠페인을 중단하고 '단일화를 위한 캠프'로, '단일화를 위한 캠페인'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부터 진행되는 단일화 경쟁의 격화는 필연코 문재인 후보가 지적한 '디테일의 악마'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정책이나 노선의 분별이 명확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상대방을 비하하고 조직을 동원하는 저급한 경쟁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어떻게든 이기고 보자는 네거티브의 비수가 날아다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단일화하고도 질 수밖에 없는
'단일화의 저주'를 만들어낼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단일화 하면 무조건 이기는가!

단일화 하면 무조건 이기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단일화의 컨벤션 효과가 반영된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 후보는 45%의 견고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고, 문-안 단일후보의 지지도는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만일 단일화 과정에서 5%에서 10%가 박근혜 후보에게 가거나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면 단일화하고서도 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 단일화의 위기를 직시해야 대선 승리가 있다.

만일 지금부터 시작되는 단일화의 룰을 둘러싼 지리한 샅바싸움이 국민을 피로하게 하고, 단일화 과정이 감동은커녕 국민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대선은 해보나마나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고 두 후보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 것이다.
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어떻게든 이 파국을 막아야 한다. 마주 달리는 기차와 같은 이 팽팽한 긴장을 풀고 대선을 승리로 이끌 방안은 없는가! 모두가 마음을 비워야 한다. 단일화를 완성하고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단일화에 대한 막연한 낙관론을 버려야 하고 이 위기의 본질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이미 단일화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민주당의 쇄신은 실종되고 오직 여론조사 종잇조각에 일희일비하는 기막힌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당을 쇄신하지 않고 정치혁신에 대한 성의도 의지도 없이 단일화하면 이기고 대선승리가 담보되는가! 도대체 무엇을 위한 단일화이며 무엇을 하자는 정권교체인가! 우리 자신을 개혁하지 않고 오늘 변화하지 않으면서, 내일의 개혁을 믿어 달라는 일은 국민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다. 인적쇄신을 포함한 정치쇄신을 에둘러 단일화의 승리와 대선승리를 하기에는 우리의 정세가 너무나 곤고(困苦)하다. 지금 우리는 본질을 놓치고 있다.

위기의 난국, 토론으로 정면 돌파해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측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측 단일화 방식 협상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류가헌에서 만나 첫 협의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안 후보측 이태규 미래기획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조광희 비서실장, 문 후보측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 윤호중 전략기획실장, 김기식 미래캠프지원단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측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측 단일화 방식 협상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류가헌에서 만나 첫 협의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안 후보측 이태규 미래기획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조광희 비서실장, 문 후보측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 윤호중 전략기획실장, 김기식 미래캠프지원단장.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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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난국을 돌파하고 국민들에게 신명나는 정치를 보여주기 위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두 진영은 숨을 고르기 바란다. 먼저 당장 내주부터 손을 잡고 광주로, 부산으로, 전국 방방곡곡 제주, 강원, 충북지역 등에서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 셀 수도 없이 함께 "단일화 이후에도 힘을 합쳐 통일을 위해, 국민통합을 위해 정치를 혁신하고,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해야 한다. 토론회 중계를 구걸할 필요가 없다. 케이블TV든 인터넷 매체든 국민들은 그 통로를 찾아낼 것이고 환호할 것이다.

시간이 나면 낙도, 오지, 농어촌을 돌며 민생투어를 해야 한다. 수행원을 최소화하고 서로 막걸리 한 잔 걸치고 국수 한 그릇 훌훌 말아 들면서 산사로, 영남대로의 토끼비리로, 섬진강 갈대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내일을 설계하기 바란다. 그동안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가 여와 야를 가릴 것 없이 이 나라를 얼마나 황폐하게 하고 서민들을 고단하게 하였는지 정치를 바꿔 달라는 열망이 얼마나 뜨겁고 큰지를 깨닫기 바란다.

여론조사 경선은 합당하지도 온당하지도 않다. 어찌 나라의 지도자를 여론조사로 뽑는단 말인가! 2002년의 여론조사 경선은 한 번으로 족하다. 수백 수천의 조사가 이미 행해졌고
여론조사의 결과치를 국민들은 이미 알 만큼은 알고 있다. 이것을 2주 사이에 작위적으로 바꿔보려고 하는 일은 무리하고 무례하다. 정당의 경선을 거친 후보로서 적합성은 문재인 후보가, 표의 확장성과 당선가능성은 안철수 후보가 가지고 있다. 그 유불리한 여론조사의 설문을 둘러싼 지리한 논쟁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의 희망은 거덜이 날 것이다.

지지자들의 등 뒤에 숨어 여론조사경선을 주장하지마라. 양보하는 자가 승리한다. '양보하는 담판'으로 해결해야 한다. 전국적인 토론회를 마친 후에 수도원으로 들어가라. 며칠 후에 두 분은 국민 앞에서 한 분이 다른 한 분을 칭찬하는 화합의 축제를 완성하라. 난제와 고통 속의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국민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오라. 이 '양보하는 담판'이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 하는 수없이 차선의 대안으로 국민의 여론을 묻는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이 일은 많은 후유증과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국민과 함께 가려면 단일화 이후의 세력 구축해야

단일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단일화 이후 어떻게 연대하고 연합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특히 집권 이후의 정치세력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탈락한 후보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질 것인가. 그것은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대선에 참여시키고 승리로 가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될 것이다.

국민들 앞에 있는 안개를 걷어 내야 한다.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가 되었을 때 어떻게 선거를 치를 것인지,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되었을 때 후보의 지위, 혹은 정당의 기호문제 등이 정리되어야 한다.

이 모습 속에서 국민들은 통일의 내일을 보고, 국민통합의 전망이 열리며 정치혁신의 희망을 키워갈 수 있어야 한다. 단일화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과정으로 어떤 절차로 단일화가 이루어지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이 길만이 단일화가 대선 승리 정권교체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우리의 운명이 11월 25일에 결정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김영환 님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입니다.



태그:#문재인, #안철수, #박근혜, #단일화,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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