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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역 광장의 시외버스간이정류장. 안양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하려면 3곳에 분산돼 있는 간이정류장에서 인근 타 시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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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가 20년 동안 표류하다 무산된 시외버스터미널의 민간사업자에게 11억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특히 안양시는 지난 2006년에도 이 업체에 16억56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한 바 있어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 예산낭비 지적이 거세다.

안양시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양지원 민사2부(부장판사 윤승은)는 시외버스터미널 민간사업자 (주)경보가 시를 상대로 낸 손배청구 소송에서 "안양시는 터미널 부지 시설 결정을 할 당시 업체에 터미널을 짓는다는 신뢰를 준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안양시는 일부 판결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며 항소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또 다시 손해배상금 지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예산낭비에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부지 3차례 변경... 손배금 물어준 업체에 사업자 지위 재차 부여

안양시외버스터미널 추진 사업은 지난 1993년 도시계획상 농수산물시장 부지 중 일부인 평촌동 934번지, 1만8353.7㎡(5553평)를 당시 건설교통부에 요청해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로 변경한뒤 1996년 1월 시외터미널 사업자로 (주)경보를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인근 지역주민들의 터미널 이전 민원과 교통환경평가 부적합 판단, (주)경보의 자금난까지 겹치는 등으로 1999년 안양시의 건축허가 취소와 함께 표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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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 부지와 건립계획이 3차례나 바뀌고 안양시가 소송에서 패소했음에도 해당 업자에게 1996년 재발급한 터미널 사업 면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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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는 새로운 부지로 관양동 985-2를 추진했으나 2001년 4월 고통영향평가 심의 반려로 또 다시 2005년 안양시도시기본계획을 재수립하여 관양동 922번지 일대(4만1000여㎡) 현 부지로 변경하여 2009년 7월 29일 준공업지역(자동차정류장)으로 결정 고시했지만 시외버스터미널사업 부지로서의 적정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특히 (주)경보는 2001년 안양시를 상대로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2006년 9월 대법원은 "안양시는 ㈜경보에 대해 16억56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음에도 안양시는 이자 포기각서를 받으며 사업자 지위를 유지시켜주었다.

그러나 2010년 7월 최대호 시장이 취임한 이후 정책 검토과정에서 새로운 부지 역시 터미널로 부적합하며 이용객의 감소추세 등의 판단으로 안양시 시설결정고시는 2011년 8월 4일자로 실효돼 무산됐으며, 터미널 사업은 제동이 걸린 채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사업자 경보는 손배금 16억5000여만 원을 찾아갔고 2011년 10월 "안양시의 잘못으로 사업이 실효됐다"며 2011년 11월 6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안양시를 상대로 또다시 8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이번에 11억 원을 지급 판결을 받아낸 것이다.

특히 지난 2009년 손해배상금을 물어준 업체에 재차 사업자 지위를 부여한 의혹에 대한 주민감사가 청구돼 경기도의 감사결과 면허재발급의 부적정한 행정이 드러나 안양시에 대한 기관경고와 관련 공무원들이 줄줄이 문책당하는 등 징계가 내려지는 등 예산낭비 논란과 함께 시 행정에 대한 신뢰도 타격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