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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식당 꼬리 곰탕 메뉴입니다. 문대성 5,000W, 김형태 5,000W, 현영희 6,000W, 현기환 6,000W, 정준길 7,000W, 홍사덕 10,000W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새누리당 의원과 박근혜 후보와 관련된 인물들이 논문표절과 성폭행의혹 그리고 '공천뒷돈'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순간 개인 문제로 치부하면서 '출당' 또는 '제명' 처리를 하는 것을 꼬리곰탕값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19일에도 송영선 전 의원이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한 불법금품수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새누리당이 즉각 제명하자 진 교수 촌철살인은 되살아났다.

어느 여행자가 사막을 여행하다 배가 고파 제 다리를 뜯어먹고, 그 다음에 팔, 엉덩이, 배, 가슴으려 연명하다 틀니처럼 이빨만 남았다고. 현영희, 현기환, 정준길, 홍사덕, 송영선 다 탈당시키고 나중에 박근혜만 남았다는 슬픈 이야기.

정직을 원한다면 문대성을 배워라, 사랑을 원한다면 김형태를 배워라, 우정을 원한다면 정준길을 배워라. 민주를 원한다면 한기호를, 도덕을 원한다면 홍사덕을, 청렴을 원한다면 송영선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원한다면 박근혜를 배워라.

박근혜 후보는 2004년 3월 24일 '차떼기당'이라는 오명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거의 식물 정당이 되어버린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 대표직을 맡는다. 박 후보는 대표직을 맡자마자 조계사에 가서 '사죄의 108배'를 했고, 호화당사 이미지를 걷어낸다며 한나라당 현판을 떼어내 여의도 공원 '천막당사'를 차렸다. 당시 언론들은 한나라당 현판을 옮기는 모습을 크게 보도했었다.

박 후보는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부패 정당, 기득권 정당이라는 오명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롭게 출발했음을 선언한다"며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 때문인지 몰라도, 한나라당은 100석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21석을 얻었다. 박 후보를 '선거의 여왕'으로 부르는 것이 이 때부터였다.

박 후보는 '10·26 선관위 디도스 공격'으로 위기에 몰리자 지난해 12월 다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까지 바꾸고, 4·11총선 공천과정에서 "공천과 관련해 어떤 불법이 발생한다면 즉각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며 "공천이야말로 정치 쇄신의 첫 단추"라고 쇄신 작업을 밀어붙였다. 그리고 120석도 어렵다는 예상을 뒤엎고, 151석을 얻어 승리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겉으로는 쇄신이었지만 안으로는 공천뒷돈이 오간 흔적들이 터지고 있다. 벌써 3번째다. 현영희 의원(현 무소속)과 현기환 전 의원, 홍사덕 박근혜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 그리고 송영선 전 의원이다.

박 후보는 이런 공천뒷돈이 터질 때마다 "개인문제"로 당과는 관계 없다고 했다. 물론 박 후보가 이들 뒷돈 거래에 직접 책임은 없다. 하지만 현영희 의원과 홍사덕 전 위원장은 중앙선관위가 직접 검찰에 고발했다. 만약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했다면 '정치공세'라고 반박할 수 있겠지만 선거를 관리하는 국가기관이 고발했기때문에 정치공세가 아니다.

그렇다면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박 후보는 정치도의적인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는 공천뒷돈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박 후보는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정치쇄신특위에 처음으로 참석해 "그 누구도 투명한 정치권 환경 속에서 예외가 될 수 없도록 제도를 마련해달라", "우리 정치권이 부정부패를 근절함으로써 국민들이 '이제는 기대를 해도 좋겠구나' 하는 그런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큰 책임과 권한을 가진 사람이 국민에게 더 존경받고 신뢰받을 수 있을 정도로 부정부패를 근절하는 그런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공천뒷돈에 대해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뒷돈을 받지 않았고,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할지라도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국가지도자로서 책임있는 자세다.

책임은 지지 않고, 개인 문제로 어물쩍 넘어가면서 공천뒷돈 의혹 당사자만 출당시키고, 제명을 하니 '꼬리자르기', '꼬리곰탕'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것이다. 박 후보가 아무리 '국민통합' 행보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 서려고 해도 측근 비리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민심을 사로잡을 수 없다.

이미 박 후보는 인혁당 발언으로 역사인식이 잘못되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측근 비리가 연이어 터졌다. 더 이상 개인 문제로 치부하고 꼬리자르기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박 후보 자신과 새누리당을 위해 더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박 후보는 "새로운 시대의 새 정치 시스템으로 새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모델이 정치쇄신특위에서 나올 것으로 믿는다"며 "끝까지 활약해주셔서 정치를 바로 세우는 업적을 세워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새로운 시대 새 정치 시스템은 정치쇄신특위이 아니라 바로 박 후보에게서 출발해야 한다.


태그:#박근혜, #새누리당, #홍사덕, #송영선, #측근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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