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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리는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안철수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자, 안 원장이 학위수여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리 취재진을 만나겠다며 건물밖으로 나와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8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리는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안철수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자, 안 원장이 학위수여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리 취재진을 만나겠다며 건물밖으로 나와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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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른 지 1년이 됐다.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9월 1일 단독으로 안철수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임박을 보도한 데 이어, 9월 4일 역시 단독으로 안 원장과의 인터뷰를 성사시켜 이른바 '안철수 현상'을 점화시켰다.

때마침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50%를 넘나들었다. 안 원장은 그러나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피력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담판을 가진 뒤, 여론지지율 5%인 박 상임이사를 지지하면서 10.26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해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실제로 안풍(安風)은 박원순 시장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안 원장은 당시 대권 도전과 관련해 "생각해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위력을 보인 '안철수 대안론'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리면서 그는 범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기성 정당에 불신이 큰 2040세대와 중도 성향의 무당파층이 '안풍'을 떠받치는 동력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4년 동안 지속된 '박근혜 대세론'을 뿌리째 뒤흔든 안풍의 위력은 여전한 것일까? 또 안풍을 떠받치는 동력은 변화가 없는 것일까? 최근 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 공동여론조사(8월 31일~9월 1일 전국 성인남녀 800명, 유선 390명+무선 410명  RDD전화면접, 95%신뢰수준±3.5%) 결과는 그에 대한 답변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EAI는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적 싱크탱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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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원장 출마 여부와 후보 단일화에 대한 태도(%) .
ⓒ E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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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안철수 원장 출마여부에 대한 여론 및 출마할 경우 야당 후보와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적지 않은 '입장 유보층'과 함께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41.4%)는 여론이 '출마해야 한다'(34.6%)는 여론을 오차범위 내에서 6.8%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4.0%로 유권자의 4분의 1이 여전히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EAI-한국리서치 정기조사(7월 28일 전국 성인 800명, 유선 390명+무선 410명 RDD전화면접, 95%신뢰수준±3.5%)에서는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43.4%)는 응답이 '출마해야 한다'(37.3%)는 응답보다 6.1%p 더 높게 나왔지만 오차범위 내였다('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9.3%). 7월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결국 안철수 지지율 확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안 원장에 대한 지지여부를 떠나 출마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안철수 원장에 대해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야당지지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지만,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도 지난 4월 총선 이후, 특히 책 출간과 방송 출연 이후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도 '야당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37.2%)는 여론과 '독자출마해야 한다'(38.1%)는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4.7%로 나타났다. 7월 정기조사 결과에 비해 후보단일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42.3%에서 5.1%p 줄어들고, 독자출마여론이 2.2%p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특히 7월 조사(1:1 가상대결)에서 안 원장 지지층의 65.5%가 야당후보와 단일화를 지지하고 26.9%가 독자후보를 찬성했던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안 원장 지지층에서 55.5%만이 후보단일화를 지지하고, 32.9%가 독자 출마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최근 민주당 경선과정에 대한 실망이 안철수 원장 지지층의 독자출마 입장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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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원장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자 277명의 출마 지지이유(%) .
ⓒ E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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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자들(277명)은 왜 출마해야 한다고 보는 것일까. 출마 지지 이유를 물어본 결과 "기존 정치인, 기존 정당과 다른 가치와 비전을 실현 줄 것으로 기대해서"라는 새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76.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13.9%, "문재인 후보나 민주당이 개혁/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부족해서"라는 응답은 6.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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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원장 출마 반대 응답자 331명의 출마 반대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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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 원장이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자들(331명)은 대부분이 "정치 이외의 영역에서 우리 사회에 기여할 바가 더 많다고 생각해서"(43.5%)나 "대통령으로 국정운영이나 정치는 잘 못할 것 같아서"(42.5%)라고 답했다. 이밖에 "정치를 하면 상처를 받는 것이 안타까워서"라는 응답이 9.7%, "내가 지지하는 다른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므로"라는 응답은 2.6%였다.

안 원장 출마에 부정적인 응답의 상당수가 박근혜 후보 지지층임을 감안하여 1:1 대결에서는 안 원장을 찍겠다고 대답한 사람들 중 '출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응답자 73명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진 결과, 전체 응답순위는 같지만 그 분포에 차이가 있었다. '정치 이외의 영역에서 기여'하기 바라는 응답이 49.3%, '국정운영이나 정치를 못할 것 같다'는 우려가 25%였고 '상처받을 것이 염려된다'는 응답도 17.4%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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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 안철수, 박근혜 대 문재인 1대1 가상대결 지지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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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안철수 대안론'은 '박근혜 대세론'과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시소 게임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 안철수 가상대결에서는 박근혜 46.8%, 안철수 45.2%로 초박빙의 경합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7월 조사(박근혜 44.1%, 안철수 47.8%)와 비교하면, 이번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순위가 바뀌었다. 안 원장이 15%p 이상 앞서던 4.11 총선 이전까지의 '1기 안철수 돌풍' 국면과는 달리, 박빙의 균형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 문재인 가상대결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52.2%, 문재인 후보가 38.4%로 13.8%p의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7월 조사의 18.0%p 격차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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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 안철수 1대1 대결시 지지후보 선택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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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1:1 대결시 왜 그 후보를 지지하는 지 추가로 물어본 결과, 박근혜 지지자의 경우, 박 후보가 더 좋아서 지지한다는 응답이 73.0%, 안 원장이 싫어서라는 응답이 7.5%였던 반면, 기타/모름/무응답이 19.6%였다. 반면 안철수 원장 지지자는 안 원장이 더 좋아서 지지한다는 응답이 65.9%였고, 박 후보가 싫어서라는 응답이 24.2%로 박근혜 후보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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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 문재인 1대1 대결시 지지후보 선택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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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와의 1:1 가상대결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박근혜 지지자의 76.7%가 박 후보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7.7%만이 문재인 후보가 싫어서라고 답했다. 반면 1:1 가상대결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의 경우, 문 후보가 다른 후보보다 더 좋아서라는 응답이 59.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박 후보가 싫어서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1.5%로 나타났다.

한편 RAI-한국리서치는 정치마케팅(political marketing) 기법을 활용해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원장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미지를 대응분석기법을 활용한 이미지 지각도(percepual map)를 통해 비교했다.

정치지도자에 대한 이미지를 국정역량(▲애국심 ▲한국 당면문제에 대한 이해도 ▲위기관리능력 ▲통치스타일에서의 예측가능성과 안정성 ▲남북/국제문제에 대한 대처능력)과 개인역량/매력(▲청렴도 ▲외모 호감도 ▲아랫사람/일반인과 소통 ▲경험의 부족 ▲서민을 무시) 차원으로 구분해, 총 10개 측정항목별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지를 조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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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안철수의 지도자 이미지 측정항목별 동의 비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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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분석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는 6개 항목, 안철수 원장은 4개 항목에서 각각 우위를 보였다. 박근혜는 애국심 68.8%, 국정 문제 인식 65.2%, 위기관리능력 57.8%, 예측가능성 57.5% 등으로 주로 국정역량 분야에서 우위를 보였고, 안철수는 소통능력 78.5%, 청렴도 71.1%, 외모 호감 57.7% 등 개인매력이 우위를 보인 가운데 경험부족(76.2%)은 열세 이미지로 인식되었다.

빈도분석결과를 보면 국정역량 구성요소인 애국심, 한국 당면문제에 대한 인식, 위기관리능력, 예측가능성과 안정성 차원에서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과반을 넘었을 뿐 아니라 안 원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앞섰다. 반대로 안철수 원장은 개인역량으로 분류한 아랫사람 및 일반국민과의 소통능력과 청렴도에 대해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 원장은 외모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응답자의 76.2%가 경험부족을 지적해 경험부족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경험 부족 지적은 30.4%에 그쳤다. 박근혜 후보는 상대적으로 소통능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았다. 결과적으로 대중이 인식하는 안철수 이미지의 최대 약점은 경험 부족이고, 박근혜 이미지의 최대 약점은 소통 능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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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후보 통합행보에 대한 평가 및 지속여부에 대한 입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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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 경선 직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무산되기는 했지만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는 식의 '광폭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이런 '국민통합행보'에 대해 "반대세력과도 함께 가고자 하는 국가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노력"으로 평가하는 응답(56.1%)이 "대통령이 되기 위한 진정성 없는 정치 행동"이라는 응답(37.0%)보다 20%p가량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비판적인 평가가 65.4%로 다수였지만, 긍정적 평가도 31.1%나 되었다.

이후 박근혜 후보의 통합행보 지속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서도 다수인 62.7%가 앞으로 통합행보를 계속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은 28.7%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5.7%는 통합행보를 계속하라고 응답해 국민통합 행보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가 상당히 확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태그:#안철수, #안풍, #박근혜, #E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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