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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당원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청중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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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 합동연설회가 불법과 무원칙으로 얼룩지고 있다. 대선경선 후보 측은 별 문제의식 없이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고, 당은 이를 수수방관해 사실상 새누리당의 경선관리에 상당한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후보 측에 의해 동원된 청중들에게는 교통편의 및 식사가 제공돼 선거법 위반 정황마저 포착됐다. 연설회 개최지역이 아닌 타 지역에서까지 청중들을 마구잡이로 동원하거나 선거인단에게만 제공되는 비표가 사전 유출돼 선거인단이 아닌 사람들까지도 대거 행사에 참석한 사례도 발생했다.

박근혜 후보의 일방적인 독주와 '뇌물공천'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불법과 탈법까지 난무하면서 국민들의 외면을 자초하고 있다.

합동연설회 참석자들 "차비 안 냈고, 저녁도 준다 했다"

9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체육관. 이날 5명 후보 중 2번째였던 박근혜 후보의 정견발표가 끝나자 꽉 메워져 있던 청중석은 이내 듬성듬성해졌다. 박 후보 지지자들이 '더 이상 들을 게 없다'며 우르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체육관을 나서던 한 70대 A씨는 "박근혜를 보니까 참 좋다"며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대절 버스를 타고 왔다는 이 여성은 "차비 같은 건 내지 않고 그냥 왔다"며 "점심은 집에서 먹고 나왔고, 행사 끝나고 저녁을 사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에서 왔다는 70대 B씨도 "버스비는 안 주고 왔다, 저녁은 사 주는 것으로 알고 왔다"고 말했다.

각종 전당대회나 합동연설회 같은 행사나 집회에 청중을 동원하면서 교통편의나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57조의 5 '당원 등 매수금지' 위반이다. 각 참석자들이 각출해 버스대절료나 식사비용을 지출해야 하는데, 누군가가 버스대절료와 저녁식사 비용을 대면서 청중들을 동원한 정황이 드러난 게다.

대구시 선관위 관계자는 "당 내 경선에서 후보자로 선출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에게 명목을 불문하고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면 당원 매수에 해당한다"며 "목적 부분에 대한 여부를 확인을 해봐야 하겠지만, 누군가가 (버스대절료와 식사비 등) 돈을 댔다면 그냥 댔을 리는 없고, 어떤 후보자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경북 행사에 타 지역 버스 10여 대... "서울에서 왔다"

 9일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 청중들을 싣고온 버스 중에는 서울·경기·경남·대전 등 타 지역 번호판을 단 버스들이 많았다.
 9일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 청중들을 싣고온 버스 중에는 서울·경기·경남·대전 등 타 지역 번호판을 단 버스들이 많았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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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 동원은 대구·경북지역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다. 이날 김천실내체육관 주차장엔 대구와 경북 번호판을 단 버스들이 주를 이뤘지만, 서울, 경기, 대전, 경남 번호판을 단 버스들도 10여 대나 목격됐다.

경기도 번호판을 단 ○나라관광 버스의 운전기사는 "서울에서 36분 태우고 왔다, 승객은 50대가 대부분"이라면서도 "어느 단체가 대절했는지는 모른다"고 입을 닫았다. 주로 누구를 지지하는 이들이 탔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마찬가지로 경기도 번호판인 △진항공 버스 운전기사도 "서울에서 (승객을 태우고) 왔다"고만 밝혔다.

이들 버스기사는 공통적으로 "아까도 어디서 왔는지 다 물어보고 갔다"고 했다. 선관위에서 이미 다 파악하고 갔다는 설명이다. 꼬치꼬치 캐묻는 기자에게 △진항공 버스 운전기사는 "내가 무슨 죄가 있나, 회사에서 가라고 하니까 간 것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면서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행사장 앞 신분확인 필요한 비표, 관광버스 안에서 미리 배포

 9일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린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체육관 앞.
 9일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린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체육관 앞.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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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행사 시작 20여 분 전엔 선거인단만을 대상으로 배포되는 비표가 사전 유출됐다. 이날 체육관에서 300미터 이상 떨어진 주차장 옆 도로가에 주차한 관광버스 한 대에선 중·노년층 20여 명이 버스에서 내렸는데, 이들은 새누리당 합동연설회에 참석할 수 있는 비표를 이미 착용한 상태였다. 

이 비표는 연설회 당일에만 행사장 바로 앞에 마련된 비표교환처에서만 배부하는 것이다. 당원과 일반인으로 이뤄진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에게 미리 배달된 초청장과 신분증을 제시해서 선거인단인 게 확인이 돼야 비표가 발급된다. 이 비표가 없으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이 일행 중 한 남성에게 '비표를 달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버스 안에서 받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답했다. 재차 '이 비표는 행사장 앞에서만 나눠주는 것인데, 정말 버스 안에서 받은 것이 맞느냐'고 물으니 이 남성은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가 멀어서, 일행이 흩어지기라도 할까봐 미리 나눠준다고 했다"며 "버스에서 내릴 때 한 명씩 다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 수성갑에서 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중앙당 조직국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비표는 원칙적으로 행사장에서만 선거인단에게 배부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합동연설회 사무는 해당 시·도당 사무처에 위임돼 있어 구체적으로 비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선거인단이 아닌 당원이나 일반인들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다고 해서 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경선관리위원회가 밝힌 운영계획에 따르면, 이 비표는 비공식적인 경로로 배포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표가 비공식적으로 배포됐다면 불공정 시비가 일 수밖에 없다. 특정 후보측이 비표를 미리 확보해서 지지자들을 대거 현장에 동원한다면, 합동연설회 현장에서는 해당 후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대구지역 선거인단의 비표를 관리한 대구시당 사무처 관계자는 "비표를 유출한 게 일절 없다"며 "어제도 누가 (비표를) 달라고 했지만,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종이표(초청장)와 배지(비표)를 교환하기로 돼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종이표와 배지를 교환했다면 몰라도, 그런 게 아니라면 (미리 배포되는 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이같은 불법행위들이 빈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한 중앙당 당직자는 "비표 배포가 문제가 되느냐"며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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