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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 많지 않지만 녹조가 발생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 금남보에 발생한 녹조 양은 많지 않지만 녹조가 발생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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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지독한 가뭄에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가뭄이 예방되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었다. 하지만 실제 4대강 사업으로 많은 물을 가두기는 했지만 관계수로가 없어 실제로 물을 이용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런 비난 때문이었을까, 우기인 여름에도 보에 만수를 유지하면서 관리 수위를 유지해왔다. 이렇게 물을 가두었기에 녹조가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수문을 개방해서 물이 흐르게 해야 녹조가 사라질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수문개방이나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흐르는 강이었던 것이 올해는 물을 가둬두면서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우기 홍수대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보를 개방하여 물을 빼놓는 것이 타당하다. 그 때문에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7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4대강사업팀에 의문을 제기했으나, 관리수위를 유지하는 것이 당위이며 대청호 방류에 맞춰 수문을 개방하면 홍수에 문제가 없다고 답해왔다.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대청호도 매년 녹조 발생

수문을 개방하지 않고 만수를 통해 관리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공주보
▲ 7월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공주보 수문을 개방하지 않고 만수를 통해 관리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공주보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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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컨데 수문을 개방하지 못하는 이유는 역행침식이나 재퇴적 현상이 발생한 상황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거기에 올봄 가뭄으로 물을 채워 물을 확보했다는 홍보를 위해서라고 추측된다.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기에 물이 많아지면 희석되어 맑아진다고 주장하던 것이 바로 확인되었다. 이렇게 녹조가 4대강 사업에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상류 지역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대청호에도 녹조가 매년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염물이 많이 유입되는 호수는 추운 겨울에도 종종 녹조가 발생한다. 간월호의 경우, 겨울철 녹조가 종종 발생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 역시 해수유통을 통해 물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수종말처리시설의 고도처리 등의 수질관리를 통해 보류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정부계획은 강을 단순하게 본 결과다. 강 유역 넓은 면적의 오염물질을 전부 관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연의 치유능력을 높여 오염물을 정화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대청호 상류에 투입되는 수질개선비용만 보더라도 상류 수질관리를 통해 본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대청호에 투입되는 수계기금만도 매년 1000억 원대에 이른다. 이 비용이 대청호 상류에 투입되지만, 2001년 녹조 대발생 이후 매년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매년 천문학적인 비용이 대청호 상류에 투입되지만, 녹조는 잡을 수 없고 실제로 대청호 수질은 개선될 기미를 찾기 어렵다. 대청호도 이런 상황인데, 그보다 더 넓은 4대강의 수질을 잡겠다는 것은 오만함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금강정비사업 구간에 대전과 청주, 공주 등 큰 도시가 3개나 존재하고 있다. 대도시와 주변에 오염물이 유입되어 보에 고이게 되면 영양분이 많아져 당연히 녹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오염원을 차단할 수 없는 금강에 3개의 대형보가 건설되면서 오염물이 흐르지 못한 채 고이면서 과도한 영양분이 강에 공급되어 녹조가 발생한다. 과거에도 오염원 유입은 있었으나 흐르는 강이었기 때문에 녹조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폭염과 가뭄 때문에 녹조가 발생했다. 이런 변명은 군색하기 짝이 없다. 폭염과 가뭄이 올해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4대강 전체에 심각한 녹조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조건이 변한 것이 4대강 사업이기 때문에 조류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론일 수밖에 없다.

강이나 하천이 호수에 비해 녹조가 덜 발생하는 것은 흐르기 때문이다. 유속이 느려진 것과 강의 기능이 상실되면서 녹조가 대규모로 번성한 것이다. 기후 때문이라는 변명보다는 원인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게 더 필요할 것이다. 유속에 관한 이야기는 많기에 더이상 논하지 않겠다.

금강, 자연정화작용할 수 있는 모래톱이나 자갈밭 대규모 준설로 사라져

강은 흐르면서 모래나 자갈 등을 통해 자정정화작용으로 오염물을 흡수하고, 다양한 정수식물과 저서생물이 서식하면서 수질을 깨끗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지금 금강에는 자연정화작용을 할 수 있는 모래톱이나 자갈밭은 대규모 준설로 사라졌고, 다양한 저서생물이 살 수 없는 깊은 물만이 고여 있다.

모래나 자갈에 오염물이 묻으면 이것을 물고기나 저서생물이 먹어 물을 스스로 정화하는 것인데 과도한 준설에 관리수위를 유지하면서 깊은 물을 만들면서 모래가 사라지고 생물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생물들이 영양분을 먹어치워야 하나 깊은 물로 생물들이 사라지면서 녹조는 더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유속저하와 함께 강의 생태계 파괴가 녹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 자정정화능력을 갖춘 모래를 준설중인모습이다. 모래가 사라지면 강의 자정능력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 공산성앞 준설중인 모습 2010년 자정정화능력을 갖춘 모래를 준설중인모습이다. 모래가 사라지면 강의 자정능력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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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찾은 금강현장에는 녹조로 가득했다. 모래가 넓게 형성되었던 곰나루에는 여름철에도 맑은 물이 흘렀지만, 지금은 녹조로 가득하다. 과거 모래톱에서 낚시를 즐기던 강태공은 찾을 길이 없었다. 녹조로 심각해진 강은 그야말로 악취로 가득했다. 이런 녹조 발생은 봄부터 시작되었다.

지난번 곰나루터에 접근할 수 없었던 풀밭을 정비했지만, 녹조는 예방하기 어려운 듯했다. 곰나루 수변 무대 주변둔치에는 쓰레기통이 설치되어 사람들이 쓰레기를 강변에 버리고 있었다. 강의 오염물을 스스로 만들어 놓은 것 같아 씁쓸함마저 들었다. 녹색의 강에 더이상 생명이 살 수 없음은 너무 당연해 보였다. 녹조의 피해는 단순히 인체피해뿐만 아니라 하천의 산소를 부족하게 만들어 생물까지 죽이게 된다.

맑은물과 넓은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었다.
▲ 공사전 곰나루 맑은물과 넓은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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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보에는 녹조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녹조가 관찰되어, 곧 녹조가 확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다양한 하중도가 발생했던 금남보 상류에는 섬과 습지는 사라진 자리에는 탁한 물만 가득했다. 아침 산책을 하는 시민 중에서도 물이 고이면서 냄새가 난다며, 물을 가두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제보는 5월부터 녹조 발생시 사후처리할 수 있는 물질을 투입하고 있다고 한 주민이 제보해 주었다. 하지만 이런 조치도 대규모 녹조를 예방하기에는 부족했나 보다. 백제보 상류에 대규모로 녹조가 발생하여 있었다. 넓은 하중도와 습지가 존재해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었던 상류지역에도 녹조가 발생해 강이 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정부 4대강 사업 실패 인정하고, 당장 수문부터 개방해야

녹조가 발생한 백제보 진한 녹색의 물뒤에 백제보가 보인다. 맑은 물이 흐르던 왕진교 주변 습지가 변해 녹조가 발생하는 하천으로 변했다.
 녹조가 발생한 백제보 진한 녹색의 물뒤에 백제보가 보인다. 맑은 물이 흐르던 왕진교 주변 습지가 변해 녹조가 발생하는 하천으로 변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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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과하중도가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 4대강 공사전 왕진교 하류습지 모래톱과하중도가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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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아름다운 습지는 사라지고 녹색만 가득하다.
▲ 왕진교 하류에 발생한 녹조 넓고 아름다운 습지는 사라지고 녹색만 가득하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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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현명했다면 이런 녹조 예방을 위해서라도 여름철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 단순히 미봉책이 아닌 수문을 개방하고 복원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10일 비로 인해 녹조의 논쟁은 잠시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보가 존재하고 있는 한 녹조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것이다.

녹조의 발생으로 4대강 사업으로 물을 이용하겠다는 계획은 불행히도 불가능해졌다. 이제라도 정부는 4대강 사업 실패를 인정하고, 당장 수문부터 개방해야 한다. 이후 보의 해체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현상마저도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우리 강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4대강으로 여름휴가를 떠나라며 치적을 홍보하기보다는 강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근본적 대안을 마련을 시작하는 것이 녹조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길이 될 것이다.


태그:#대전환경운동연합, #녹조, #4대강살리기, #녹초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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