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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록, 김정호 기자] 팔순 노인에서 세살배기 아이까지. 농사꾼에서 정치인까지 남녀노소 전국 각지에서 평화를 외치는 이들이 제주시 탑동광장을 노란물결로 물들이게 했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 등 해군기지 반대 단체는 3일 오후 6시 탑동광장에서 '강정! 평화를 외치다'를 주제로 제13차 제주해군기지백지화 전국시민행동을 열었다.

현장에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홍기룡 군사기범대위 위원장, 문정현 신부, 김우남, 김재윤 국회의원, 방송인 김미화, 전인권, 강정주민과 제주시민 등 3500여명이 참가했다.

7월30일부터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출발해 5박6일간의 평화대행진을 마친 500여명의 평화지킴이들도 함께했다. 휴일을 맞아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도 행사를 지켜봤다.

수천여명이 운집한 이번 행사를 강정의 평화를 전국민에게 알리는 취지로 시작됐다. 서울을 출발한 평화자전거 행렬과 강정을 출발한 도보 순례단의 마지막 종착역이기도 하다.

순례단은 7월30일 강정마을을 출발해 제주해안선을 따라 동과 서로 나눠 290km를 걷고 또 걸었다. 5박6일의 순례기간 강우일 주교와 도법스님, 김두관 도지사 등 종교인과 정치인 등도 함께했다.

이날 제주시청에서 만난 동진과 서진은 곧바로 행사장인 탑동광장으로 이동해 문화행사를 진행했다. 쌍용자동차와 용산참사 유족들도 평화를 외치며 이들의 곁을 지켰다.

풍물패의 길트기 행사를 시작으로 인파가 몰리자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노란옷을 입은 참가자들은 노래에 맞춰 원을 그리며 행사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무대의 풍물패 음악에 힘이 들어가자 원은 커졌고 인파는 더 늘었다. 수천여명이 순식간에 열을 맞추자 어린이 10여명이 이들의 등을 타고 기와 밟기를 진행했다.

곧이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마이크를 잡은 아이들이 '강정 평화'를 외쳤다.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을 대신해 해군기지 반대청원에 서명한 1만인을 대신한 '평화선언'이었다.

'강정평화 대행진 보고'는 폭염 속에서 6일간 두발로 제주를 누빈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고권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 대책위원장이 맡았다.

강 회장은 "5박6일 행진의 첫 출발에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싸움에서 큰 희망을 보았다. 너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 걸은 이들을 보면서 더욱 확신이 들었다. 여러분과 함께 하면서 강정의 평화를 바라는 싸움에서 승리하고 정리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6일간 제주 곳곳을 걸으며 도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우리의 메시지를 전했다"며 "이제 낡은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희망을 맞이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나긴 대행진을 통해 그 어떤 공권력 보다 국민의 힘이 더욱 강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우린에겐 희망과 평화만이 남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평화선언이 끝난 후 방송인 김미화씨의 사회로 평화 콘서트가 펼쳐졌다. 김씨는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도민들이 힘을 내길 바란다. 주위에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문정현 신부와 안치환이 함께하는 평화의 노래가 무대를 채웠다. 관중들은 안치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현장 분위는 한껏 달아 올랐다.

자메이카의 스카(SKA) 장르로 9년간 활동해온 9인조 밴드 킹스턴루디스카의 공연이 펼쳐졌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철수를 외쳐 온 일본 나카(NACCA)밴드도 큰 호응을 얻었다.

나카는 "우리들은 힘이 없다. 작은 힘이지만 모이면 큰 힘을 만든다. 작은 물방울이 큰 파도를 만든다. 강정마을 주민들 힘을내라. 사랑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309일을 견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공연 도중 무대에 올라 평화를 외쳤다.

김진숙씨는 "여러분들 너무 고생이 많았다. 지난해 파워크레인이 생각난다. 구럼비는 얼마나 힘들겠느냐. 우리 힘으로 구럼비를 반드시 지켜내자"고 말했다.

강정초 학생의 오카리나 공연과 사이밴드, 들국화 공연이 진행되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들국화의 리드보컬인 전인권은 "여러분 덕분에 강정 구럼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콘서트가 끝난후 참가자들은 풍등날리기로 제13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행사를 마무리했다.<제주의소리>


태그:#제주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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