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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대위의 MB모욕죄 기소 사건과 관련해 기무사가 지난 2월 '육사'를 검색어로 지정해 이아무개 대위의 트위터 글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군기무사령관의 한 간부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 군사법원 업무보고 자리에서 "군검찰에 제출한 자료는 육사나 군대 등을 검색어로 검색해 캡처(화면 갈무리)한 것"이라며 "(대학생에게) 제보받은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은 참고만 했다"고 말했다.

이는 기무사가 이 대위를 주시해온 계기가 '육사와 관련한 어떤 문제'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육사동창회에서 올린 글이 많은데..."

전해철·최원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이 대위가 MB모욕죄로 기소되기 전 기무사가 이 대위의 트위터 글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이유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전해철 의원은 "3월 대학생의 제보가 있기 전에 이미 기무사 소속의 서아무개 대위가 이 대위의 트위터 글을 수집하고 이를 출력했다"며 "기무사가 '어떤 계기'로 이 대위를 주시해오다 이 대위의 트위터를 사찰한 뒤 증거자료를 군검찰에 넘겼을 가능성이 큰데 기무사가 애초 이 대위를 주목한 그 '어떤 이유'가 무엇인지 보고받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상관을 모욕한 사실이 있어 문제가 되어서 기소됐다"고 답변했다.

이어 최원식 의원이 "기무사가 평소에 군통수권자를 모욕하거나 비방하는 글을 광범위하게 수집하냐?"고 묻자, 배득식 기무사령관은 "군사기밀 누출, 군방첩활동 등 때문에 군과 관련된 검색어를 넣어 검색한다"고 설명했다.

보충설명에 나선 기무사의 대령급 간부는 "군검찰에 제출한 자료는 육사나 군대 등을 검색어로 검색해 캡처(화면 갈무리)한 것"이라며 "홈페이지를 통해 (대학생에게) 제보받은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은 참고만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간부가 이 대위의 트위터글을 검색하기 위해 '육사'라는 검색어를 사용했다고 말한 점이 눈길을 끈다. 물론 이 대위가 육사 출신이라서 '육사'라는 검색어를 사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무사가 이 대위를 주목하게 된 계기가 '육사'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해철 의원이 "왜 검색어로 '육사'를 사용했느냐?"고 캐묻자, 이 간부는 "군과 관련한 첩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검색어를 사용하는 것은 (수집하는 자료의) 범위를 좁히기 위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해철 의원이 "육사가 (이 대위를 검색한) 주요한 내용인가, 왜 육사라는 검색어를 통해 이 대위를 검색했나?"라고 거듭 추궁했다. 이에 배득식 사령관은 "(인터넷 사이트에) 육사 동창회에서 올린 내용이 많이 올라온다"며 "(이로 인해) 군사기밀이 누출될 수 있다고 우려해 육사라는 검색어로 검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시 기무사령관의 입에서 '육사'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이다. 기무사가 '육사와 관련된 문제'로 이 대위를 주시해왔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하지만 '육사와 관련된 문제'가 군사기밀 누출 등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어 여의치 않자  '상관모욕죄'로 사건을 군검찰에 이첩한 것으로 보인다.

"상관모욕죄는 기무사 수사범위에 없지만..."

또한 전해철 의원은 "육사라는 검색어로 검색해 이 대위를 우연히 본 게 아니라 기무사가 그전부터 그를 계속 지켜본 것 아니냐?"고 했고, 최원식 의원도 "기무사가 육사나 정보학교로 검색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가 이 대위라는 특정인을 추적한 것 아니냐"고 광범위한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배득식 사령관은 "기무사가 육군 대위를 지켜볼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배 사령관은 "지난 2월 2일 육사로 검색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이 나와 해당 지휘관(7군단장)에게 첩보를 제공했고, 7군단장이 군검찰에서 수사하라고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원식 의원은 "기무사가 상관모욕혐의로 증거를 수집해 군검찰로 넘긴 것은 기무사의 수사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배득식 사령관은 "상관모욕죄는 기무사의 수사범위에 없지만 사이버상에서 군통수권자를 비방하는 자료를 수집한 뒤 해당 지휘관에게 첩보를 제공한 것은 적절했다"고 반박했다. 


태그:#MB모욕죄, #육사, #전해철, #최원식, #배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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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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