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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한미일손잡은 한미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이 12일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손을 잡고 밝게 웃고 있다. 연합
▲ 손잡은 한미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이 12일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손을 잡고 밝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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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부가 3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에 '실무급 운영그룹( working-level Steering Group)'을 설치하기로 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1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별도의 3자 외무장관 회담을 하고 이와 같이 합의했다.

실무급 운영그룹 창설이 내포하고 있는 함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사실상 한·미·일 3각 동맹 구축을 위한 '제도화' 수준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한·미·일 3자 관계 설계자 가운데 한 사람인 커트 캠벨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2011년 3월 1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한·미·일) 3자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야심에 찬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며, "3자 협력의 제도화는 앞으로 미국 외교정책의 중요한 초점이자 클린턴 국무장관이 한국 및 일본의 외교장관을 만날 때의 대화 포인트"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한 2012년 6월 13일 미국신안보센터 연설을 통해 "(여러 관계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일본·한국이다. 물론 미국은 이들 두 나라와 매우 강력한 관계를 공유하고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한일 관계"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캠벨 발언은 하나 둘씩 실현되고 있다. 6월 14일 열린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담(2+2 회담) 공동성명에 "일본과의 3자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한·미·일 안보 토의를 포함하여 3자 안보협력·협조를 위한 메커니즘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한·미 공동성명에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이 명시된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또한,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언론발표문에도 한·미, 미·일 동맹과 함께 "한·일 간 동반자 관계가 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또한 캠벨은 "3자 협력의 제도화는 앞으로 미국 외교정책의 중요한 초점이자 클린턴 국무장관이 한국 및 일본의 외교장관을 만날 때의 대화 포인트"라고 말했는데, 이는 2+2 회담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그대로 입증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과 관련해 "미국의 요청이 없었다"고 엄호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배후는 미국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 일 동맹에 맞장구 치는 MB 정부

 2012년 5월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12년 5월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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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미국이 한·미·일 3각 동맹을 추진할 수 있는 주도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주일 미국 대사관의 2009년 4월 비밀 외교전문에 "한국 및 일본과 함께 하는 3자 안보 및 국방 대화는 두 정부에 대한 미국의 면밀한 감독과 능동적 개입을 요한다"고 나와 있는 것처럼, 미국은 한·일 대화의 실질적인 감독관 역할을 자처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한·미·일 실무급 운영그룹을 워싱턴에 두기로 한 것은 미국의 관리·감독 수준이 크게 높아질 것임을 예고해준다. 미국이 한·미, 미·일 동맹에서 우월적인 지위에 더해 운영그룹까지 확보함으로써, 회의 소집 및 의제 설정 등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에 앞서 이명박 정부 임기 첫해인 2008년에 차관보급 한·미·일 3자 국방회담(U.S.-Japan-ROK Defense Trilateral Talks, DTT)을 제안해 이를 성사시켰다. 철저하게 비공개로 이뤄지는 이 협의체는 매년 워싱턴·서울·도쿄에서 한두 차례씩 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은 이를 한·미·일 3자 관계의 '콘트롤 타워'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DTT는 3자 간 '고위급' 협의체로, 이번에 창설키로 한 운영그룹은 '실무급' 협의체로 자라잡게 될 전망이다.

셋째는 미· 일 동맹이 한·미·일 3각 동맹의 제도화 수준을 크게 높임으로써, 한국의 차기정부가 이를 되돌리는 것이 여의치 않게 될 공산이 커졌다는 점이다. 미· 일 동맹은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을 비롯한 한·미·일 3각 동맹 구축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만들고 싶어한다. 비록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은 밀실에서 처리하다가 들통 나 무산될 위기에 처했지만, 운영그룹 창설을 통해 한국의 차기 정부를 한·미·일 3자 틀에 묶어둘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다.

한· 미 동맹을 절대시하고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을 '국익'이라고 주장하는 새누리당이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미일동맹의 구상은 더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야권이 승리하더라도 MB의 유산을 완전히 털어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 미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대외정책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에서도 커다란 장애가 될 것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봉쇄를 겨냥한 미· 일 동맹의 의도를 견제하기는커녕 적극 호응해 온 MB 정부는 차기 정부와 대한민국의 미래에 크나큰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와 냉전의 최대 피해자인 한국의 정부가 최근 일본의 재무장 및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동아시아 신냉전을 재촉하는 모습이야말로 국가정체성과 국익의 심각한 훼손이 아닐 수 없다. "뼛속까지 친미·친일"이라는 MB의 대외정책을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미래에 '알박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정욱식의 뚜벅뚜벅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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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는 정욱식입니다. 저의 관심 분야는 북한, 평화, 통일, 군축, 북한인권, 비핵화와 평화체제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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