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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 소환되며 기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해명될 것"이라고 답한 뒤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 저축은행비리 의혹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대검 소환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 소환되며 기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해명될 것"이라고 답한 뒤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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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6일 오전 1시 5분]
13시간 조사받은 정두언 "그들은 누렸지만 난 이 정부 내내 불행"

5일 오전 10시 직전 대검청사 안으로 들어간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약 13시간이 지난 오후 11시45분에야 밖으로 나왔다. 정 의원은 이날 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대질 신문도 벌였다. 이틀 전 조사받은 이상득 전 의원은 임 회장과 대질하지 않았다.

청사 현관으로 나온 정 의원은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이 정부 내내 불행했다"며 "(이번 검찰조사가) 마지막 액땜이라고 생각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 임회장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나름대로 다 설명했습니다."

- 임 회장과 대질신문을 요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 임석 회장 돈이 대선자금에 들어간 게 맞습니까?
"저는 정권을 되찾는 데에 앞장섰습니다. 하지만 이 정부 내내 불행했습니다. 그분들은 다 누렸습니다. 마지막 액땜했다고 생각합니다." 

정 의원은 쏟아지는 장맛비 속에 오전에 타고 온 회색 카니발을 타고 대검찰청을 빠져나갔다.

한편 이날 오후 10시께부터 지지자들 10여 명이 대검에 나와, 정 의원이 조사를 마치고 나오자 "고생하셨습니다"고 격려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2신: 5일 오후 8시 25분]

5일 오후 8시 현재 정두언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가 10시간째 진행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정 의원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면서 "오늘은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원에 대한) 조서는 피의자 조서"라고 말했다. 영장은 청구하겠다는 뜻이다.

정 의원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에 대한 조사는 자정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틀 전 이상득 전 의원 소환 때에는 날을 넘겨 새벽 1시 40분까지 조사가 이어졌다. 조사는 이진동 검사와 윤대진 1팀장이 하고 있다. 변호인 측에서는 이재준 변호사가 입회했다.

검찰 수사가 대선자금 전반으로 확대될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수단 관계자는 "우리(검찰)로서는 저축은행 돈이 어디로 나갔느냐가 중요한 거지 그걸 어떻게 썼느냐는 중요치 않다"면서 "확대 해석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서 죄가 되는 쪽으로 가면 가는 것이고"라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한편, 합수단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1신 보강 : 5일 오전 11시 50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에 이어 현 정권 탄생의 1등 공신 중 한 사람으로 한때 '왕의 남자'였던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도 5일 오전 검찰에 출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예정된 시간보다 3분 이른 오전 9시 57분 카니발 승용차를 타고 대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정 의원은 잠시 옷을 추스른 후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던 출입문 쪽 계단에 올랐다. 포토라인에서 잠시 멈춘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뚜렷한 답을 하지 않았다.

- 이상득 전 의원이 임석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을 때 동석한 게 사실입니까?
"…(침묵)"

- 대선자금 모금 차원에서 임 회장을 소개해준 것입니까?
"충분히 다 해명될 것입니다."

- 후배를 통해 돈을 돌려준 것을 확인했습니까?
"…(침묵)"

- (구 한나라당) 쇄신파의 대표이고 깨끗한 이미지의 정치인인데, 지금 심경이 어떠십니까?
"(검찰에) 가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 소환되며 기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해명될 것"이라고 답한 뒤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 정두언 "충분히 해명될 것"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 소환되며 기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해명될 것"이라고 답한 뒤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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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정 의원에 대한 조사 역시 이틀 전 이 전 의원을 조사했던 대검 11층 1124호 조사실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필요할 경우 이 전 의원 등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대질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의 혐의는 이 전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하지만 그의 소환이 주목되는 이유는 검찰의 수사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속전속결? 대전자금으로 수사 확대?... 검찰의 선택

승합차에서 내린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취재진이 대기중인 대검찰청사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 대검에 소환되는 정두언 의원 승합차에서 내린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취재진이 대기중인 대검찰청사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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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의 혐의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임석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전 후배인 이호영 국무총리실 국정운영 2실장의 소개를 통해 임 회장을 알게 된 정 의원은 그해 말 임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일종의 배달사고"라면서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정 의원은 차 트렁크에 돈이 실려있는 것을 확인한 후 곧바로 이 실장을 통해 돌려줬다면서 "(돈을 돌려주는) 당사자들의 진술도 다 확보해놓았다, 삼척동자도 이해할 수 있게 해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역시 2007년 말 임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넨 자리에 정 의원이 동석했다는 의혹이다. 이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 전 의원이 대선자금을 모금하는 과정에 정 의원이 깊숙이 관여했다고 보여질 수 있다. 임 회장과 정 의원의 진술에 따라 수사의 방향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자금 전반에 대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폭발력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2007년 경선 전 총리실에 근무했던 후배들이 조기 축구 멤버라고 (임 회장을) 소개해줬다, 그 뒤 경선 뒤에 또 찾아왔다"면서 "그 뒤 이상득 의원에게 소개한 거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대선자금' 부분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에 돈이 전달됐다는 점에서 관련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MB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자금을, MB의 최측근인 정 의원은 주로 조직과 정책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로서는 검찰의 수사 방향이 대통령의 대선자금 전반으로 확대될 여부는 미지수다. 통상 검찰이 큰 수사를 할 경우 거물급은 제일 나중에 부르는데, 이번에는 이상득 전 의원부터 소환한 것으로 보아 검찰의 의중이 '모든 것을 다 턴다'보다는 '핵심만 속전속결'일 가능성이 크다. 검찰 인사가 코앞이라는 점과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검찰로서는 부담이다.

하지만 돈을 오간 시점이 후보 경선과 대선 전후까지 걸쳐 있다는 점, 소환된 정 의원이 대선 당시 MB 캠프의 핵심이었지만 정권 출범 이후 줄곧 이 전 의원과 불화가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정 의원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수사의 확대도 배제할 수 없다. 정 의원의 검찰 소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태그:#정두언, #이상득, #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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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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