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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공고 역사관 내 '전두환 자료실' 내부에 전두환의 친필 액자와 사진첩 등이 걸려 있다.
 대구공고 역사관 내 '전두환 자료실' 내부에 전두환의 친필 액자와 사진첩 등이 걸려 있다.
ⓒ 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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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공고 역사관 내에 있는 '전두환 자료실'에 있는 동창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도움을 준 사람들의 명패가 벽에 걸려 있다. 전두환씨의 아들 전재국 시공사 대표와 대구의 유명 소주회사 금복주 대표 등의 이름 밑에 얼마의 돈을 냈는지 적혀 있다.
 대구공고 역사관 내에 있는 '전두환 자료실'에 있는 동창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도움을 준 사람들의 명패가 벽에 걸려 있다. 전두환씨의 아들 전재국 시공사 대표와 대구의 유명 소주회사 금복주 대표 등의 이름 밑에 얼마의 돈을 냈는지 적혀 있다.
ⓒ 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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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공고 총동문회가 취업정보센터 건물 위에 2개층을 증축해 역사관을 만들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흉상과 군복 등을 전시하는 전두환 자료실을 개관한 데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이 즉각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초 대구시교육청은 2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대구공고 운동장 뒤편에 취업정보센터를 지었으나 이 학교 총동문회가 7억1900만 원을 추가로 내어 5층으로 증축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김관용 경북도지사, 윤재옥 국회의원(새누리당 대구 달서을),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윤재옥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구공고 총동창회장과의 친분으로 참석했지만 전두환 자료실을 개관할 것이라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동기 교육감도 "교육청 예산으로 완공된 학생 취업지원센터 개관식에 참석했을 뿐"이라며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 문제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현장에 가서야 (알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개관식을 마치고 서둘러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형권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우동기 교육감이 모르고 참석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교육청의 예산이 들어가는 건물에 추가로 증축하는 이유를 몰랐겠느냐"고 반문했다. 전 지부장은 "우 교육감은 국가반란수괴의 자료실 개관식에 참석한 이유를 밝히고 시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자랑스런 동문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이 대구공고내에 설치된 가운데 21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소속 단체 회원들이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공고앞에서 '전두환 기념관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자랑스런 동문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이 대구공고내에 설치된 가운데 21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소속 단체 회원들이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공고앞에서 '전두환 기념관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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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동문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이 대구공고내에 설치된 가운데 21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소속 단체 회원들이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공고앞에서 '전두환 기념관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자랑스런 동문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이 대구공고내에 설치된 가운데 21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소속 단체 회원들이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공고앞에서 '전두환 기념관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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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구지부도 21일 성명을 발표하고 "공교육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장으로서 내란수괴범을 미화하는 반역사적·반민주적·반교육적 자료실을 학교 안에 방치하는 것은 반국가적 행위이며 공무 담당의 자격이 없다"며 "교육감 직에서 조용히 내려오든지 아니면 머뭇거림 없이 즉각 자료실을 폐쇄하는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이날 대구공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찌 대구공고 총동문회는 오직 학교를 졸업한 동문이라는 이유로 '자랑스러운 동문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이라는 이름의 자료실을 개관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개탄하고 "전두환 자료실 개관 사건을 몰역사, 반민주, 반교육적인 일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구교육청과 우동기 교육감에 대해 교육청의 묵인하에 이루어진 일인지 밝힐 것을 요구하고 대구시교육청, 대구공고, 대구공고총동문회에 즉각 자료실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대구공고 총동문회 사무실을 찾아 즉각 폐쇄할 것을 요구했으나 김진해 대구공고 총동문회장은 "잘 했든 못 했든 대구공고가 전두환·노대우 전 대통령을 배출한 건 사실"이라며 "동문이자 역사적 인물이기에 자료실을 마련한 것이니 남의 집 족보까지 뒤져서 왈가왈부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백현국 5.18민주유공자 전국협의회장은 "대구사람의 손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지만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5․18민주유공자 전국협의회 차원에서 나설 것"이라며 "자료실을 서둘러 폐쇄하는 것만이 학생들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공고에 설치된 '자랑스런 동문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에 지난 5월 30일 개관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놓여 있다.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공고에 설치된 '자랑스런 동문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에 지난 5월 30일 개관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놓여 있다.
ⓒ 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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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구시당도 21일 성명을 발표하고 "국가 내란수괴 전두환 자료실을 즉각 폐쇄하고 우동기 교육감과 대구시교육청은 국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민주통합당은 "전두환자료실 개관이 사회적 논란이 되자, 대구교육청에서는 다목적실 용도로 허가했다고 하고 우동기 교육감은 몰랐다고 해명했다"며 "대구시 교육청도, 해당 고등학교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전두환 자료실이 개관했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공고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있는 역사관 개관식 안내 공지문. 대구공고 총동문회는 아직 정식 개관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구공고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있는 역사관 개관식 안내 공지문. 대구공고 총동문회는 아직 정식 개관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대구공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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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구공고 총동문회는 지난달 24일부터 역사관 개관 현수막을 학교정문 및 역사관 건물 등에 매달아 경축하고 동문회 홈페이지를 통해 역사관 개관식을 알렸다. 하지만 동창회에 전화를 걸어 취재를 요청하자 "아직 정식으로 개관한 것이 아니어서 취재에 응할 수 없다"며 "굳이 볼려면 동창회의 허락을 받아 역사관을 둘러볼 수는 있으나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태그:#전두환 자료실, #대구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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