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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향신문 홍인표 기자의 오감경제는 전화로 진행하겠습니다. 오늘 택시 총파업으로 부득이 하게 전화로 진행하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오늘 새벽 6시 15분에 방송된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 진행중 나온 멘트이다. 오늘 자정을 기해 전국의 택시운행이 일제히 정지 되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의 'LPG가격 인하'와 '택시비 인상' 그리고 택시의 '대중교통화' 등을 요구하며 하루 총파업을 실시했다.

 

예상했던 '교통대란' 없어, 그래도 시민들은 불만

 

아침 출근 길, 특히 대중교통이 운행하지 않는 시간에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시민들에게 택시총파업으로 출근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미리 전국택시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여 정부는 버스와 전철을 1시간 일찍 운행하고 운행횟수를 1회 이상 늘려 예상했던 '교통대란'은 없었다.

 

하지만 출근 시간때 택시를 주로 이용하던 시민들이 전철과 버스로 모여 평균보다 대중교통 탑승을 기다리는 열이 길었다. 서울 강서구 발산에 거주하는 이선미(26)씨는 직장이 있는 상암동까지 주로 택시로 출근 했는데 오늘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하며 "입사한지 얼마 안됐는데 지각할 것 같아서 걱정된다.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 할 정도로 (택시노조가)이익을 보장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말했다. 아침 출근시간에 만난 대부분의 시민들은 오늘 있는 택시 총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택시  총파업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답하는 시민도 없었다.

 

파업집회현장으로 가다

  

오늘 오후 1시, 낮 최고 기온 32도를 넘는 더위 속에서 전국 택시운전기사들이 서울시청광장으로 모여들었다. 평일 광화문 주변에서 볼수 있던 많았던 주황색 서울택시들은 사라지고 경남, 충북, 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택시노조의 관광버스와 경찰시위진압 버스사 뒤섞여 있었다. 파업집회현장인 서울시청광장은 집회에 참가한 전국에서 올라온 택시운전자로 가득했다.

 

하지만 집회장으로 들어오지 못한 많은 택시운전기사들은 주변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집회를 진행한 전국택시노조의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집회장소를 서울시청광장으로만 지정했다. 확장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알다시피 서울시청광장의 수용인원이 1만5천에서 2만명을 수용하는데 오늘 집회 참가자수는 5만명이 넘는데 말이다"말했다.

 

집회에 많은 정치인이 등장했다. 민주통합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경선후보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등 대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계 거물들의 출연이 있었다. 정계거물들은 '우리가 대권을 잡으면 법안을 내서 권리를 찾아주겠다'는 식의 대화를 진행했다. 충북 택시노조에서 올라온 김아무개씨(45)는 "저 말을 믿을만 한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는 주최측 추산 5만 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청광장 집회를 마치고 서울역까지 가두시위를 한다고 밝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생계'와 '건강'

 

 "우리도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않나?" 택시파업에 참가한 인천 택시기사 김아무개씨(58)가 입을 열었다. 김아무개씨는 인천에서 영업택시를 운전한다. 그는 사납금 10만 5천원을 채우기 위해 12시 운전대를 잡고 노동한다고 했다. 그렇게 장시간을 노동해도 사납금을 채우지 못해 자신의 돈을 넣을 때가 많다고 했다.

 

"개인택시하는 사람들보고 옛날엔 '개사장(개인사업택시를 운전한다고해서 '개'자를 붙임)'이라 했는데 지금은 '사장'빼고 그냥 '개'다."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하는 이아무개씨(60)의 말이다. 개인택시의 경우 차량관련 세금과 보험비 그리고 생계를 유지하려면 하루 24시간중 20시간 이상을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한다고 했다. 요즘 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 20시간을 일해도 하루치 일한만큼의 소득을 얻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MB정부 이후 버스우대정책과 LPG가격이 46%로 뛰어 부담이 점차늘고 있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앞서 19일 'MBC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한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위원장 구수영씨는 "택시 연료를 LPG에서 버스와 같은 CNG(압축 천연가스)로 바꿔서 연료에 대한 부담을 줄여 달라."고 정부측에 요구했었다.

 

택시파업에 참여한 운전기사들의 공통점은 금전적 어려움만이 아니었다. 파업현장에 모인 기사들의 10명중 8명은 고혈압과 하지정맥류, 고지혈증 관련 질병을 앓았거나 현재 관련 약물을 복용 중 이었다. 비좁은 택시라는 공간에서 장시간 노동으로 지친 몸, 취객을 비롯한 가지각색의 승객을 상대하는 직업적 스트레스는 고위험군의 직종과 같다는 결과가 오래전에 나온 사실이다.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택시운전기사 유아무개씨(59)는 "금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건강하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돈버는 기계도, 운전하는 기계도 아닌 이사회를 사는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가진 시민일뿐이다."라고 했다.

 

파업현장의 택시운전기사들을 만나며 시민들이 알지 못하는 시민으로써의 권리가 박해받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택시파업현장의 있는 참여자들 대부분 우리내의 아버지고, 시민들이다.  이번 파업으로 많은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전국택시노조 관계자는 "서울시는 개인택시운전자중 파업 참여자에게 처벌하겠다고 말했고, 우리의 입장을 들어줘야하는 지식경제부도 못본체 하고 있다. 우리같은 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늘 파업이후 정부의 조치가 없을 시 10월과 내년 2월경에 다시한번 총파업이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태그:#택시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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