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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자잘한 붉은 열매들이 매력적인 꽃이다. 꽃의 색은 다양한 색이 있지만, 지난 겨울 유난히 춥운데가 가무까지 겹쳐 진한 보랏빛 꽃을 피웠나보다.
▲ 낙산홍 가을이면 자잘한 붉은 열매들이 매력적인 꽃이다. 꽃의 색은 다양한 색이 있지만, 지난 겨울 유난히 춥운데가 가무까지 겹쳐 진한 보랏빛 꽃을 피웠나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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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하면 달개비다. 달개비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가장 화사한 꽃을 피우는 자주달개비의 꽃은 아침 나절에 잠시 꽃을 열었다 오후가 되기 전에 시들어버린다.
▲ 자주달개비 생명력하면 달개비다. 달개비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가장 화사한 꽃을 피우는 자주달개비의 꽃은 아침 나절에 잠시 꽃을 열었다 오후가 되기 전에 시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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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어가는 뱀딸기, 어질 적엔 뱀딸기 많은 곳엔 뱀도 많은 줄 알았다. 줄기가 뱀처럼 기어서 뱀딸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 뱀딸기 익어가는 뱀딸기, 어질 적엔 뱀딸기 많은 곳엔 뱀도 많은 줄 알았다. 줄기가 뱀처럼 기어서 뱀딸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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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주로 흰색이지만 이렇게 연분홍빛 찔레꽃도 있다.
▲ 붉은찔레 찔레꽃, 주로 흰색이지만 이렇게 연분홍빛 찔레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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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의 무늬는 범을 닮았지만 꽃은 토끼를 닮았다. 범위귀는 척박한 곳에서도 잘 피어나는 꽃이다.
▲ 범위귀 이파리의 무늬는 범을 닮았지만 꽃은 토끼를 닮았다. 범위귀는 척박한 곳에서도 잘 피어나는 꽃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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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역사가 되었다. '1987년 6월 항쟁'이라는 큰 역사가 되었다. 25년전 그날만큼이나 무더운 날, 그날의 의미를 떠올리며 추억에 젖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그 거리를 함께 뛰어다녔던 친구들을 만나 술잔이라도 기울이며 이야기꽃을 피우고도 싶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이야기 한단다. 대학시절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보면, 그 시절이 그만큼 아름다운 시절인가보다. 그 아름다운 시절에 역사에 기록된 '항쟁'의 주체였음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술잔을 기울이며 추억을 회상해도 좋은 날이다.

그런데 "호헌철폐!"라는 구호가 나오게 했던 5공의 실세이자 1980년 광주의 민중을 학살하며 구테타를 일으켰던 이는 육군사관학교 행사에 참여해 도열을 받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6년 전에도 그랬다던가? 나름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육사생도들 중 정말 당찬 놈은 하나도 없는가보다 생각하니 이 나라의 군대문화가 끔찍하다.

그것만으로도 25주년이 쓸쓸한 판에 이 나라 통수권자이신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와 관련해서 모두 혐의없음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허! 그게 불법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불법이란 말인가? 더는 할 말이 없다. 이런 나라를 만들려고 25년 전 그런 것이 아닌데, 25년이나 지났는데 역사는 어찌하여 그 시계가 거꾸로 가는가!

답답한 마음을 덜어보려 숲길을 걷는다. 그곳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순리를 따라 늘 새롭게 피어나는 6월의 꽃이 화들짝 피어있다. 매년 그 모습이지만 매일 새로운 꽃들은 최소한 퇴보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우리네 역사는 어쩌다 이 모양 이 꼴인가?

역사는 거꾸로 가도 꽃은 제 때에 피어나는구나!

덧붙이는 글 | 기사의 사진은 6월 항쟁 25주년인 6월 10일 담은 사진들입니다. 25년전 6월에도 이 꽃들은 피어있었을 것입니다. 나날이 새로운 꽃, 그런데 역사는 나날이 후퇴하는듯 하여 슬픈 6월 항쟁기념일입니다.



태그:#낙산홍, #뱀딸기, #찔레꽃, #범의귀, #자주달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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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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