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계획했던 물동량 대신 유람선 운항, 자전거도로 활용 등 문화·레저 등이 부각되고 있다.
▲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 계획했던 물동량 대신 유람선 운항, 자전거도로 활용 등 문화·레저 등이 부각되고 있다.
ⓒ 김창문

관련사진보기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실시하면서 어떻게 하면 지역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고심하고 있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목표는 대형업체 위주가 아니다. 지역업체 참여에 적극 노력하겠다. 경인운하 관련해서는 수자원공사에서도 지역업체 참여를 위해 좋은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2009년 1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와의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3년여 간의 공사 끝에 개통한 경인아라뱃길 사업, 과연 정 장관의 말처럼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됐을까.

경인 아라뱃길 인천구간 공사에 하도급 총액은 7300억 원이다. 하지만, 이 중 인천 지역 내 업체가 수주한 금액은 342억 원으로 집계됐다(2009년 6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이는 전체 하도급 총액의 4.7%에 불과한 액수다. 6965억 원은 다른 시도로 흘러나간 것이다.

경인아라뱃길 건설 당시 '1군 건설사들이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하도급율을 높여서 지역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 찬성론의 주를 이뤘다.

낮은 하도급율로 결론나면서 경인아라뱃길은 결국 대형 건설회사를 위한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경인아라뱃길 원.하도급 현황 낮은 하도급율로 결론나면서 경인아라뱃길은 결국 대형 건설회사를 위한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김창문

관련사진보기


인천 지역 하도급 발주실적
▲ 인천항만공사       : 원도급률 27.7%, 하도급률 49.2%
▲ 수도권매립지공사 : 원도급률 18.0%, 하도급률 34.9%
▲ 인천국제공항공사 : 원도급률 33.1%, 하도급률 31.3%
▲ 한국토지주택공사 : 원도급률 14.0%, 하도급률 16.2%
* 2011년 12월 말, 자료 출처는 인천시.
지난 2009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인아라뱃길 공사에 인천지역 업체가 불과 3곳(수주율 12.3%)밖에 참여하지 않아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인천 지역 내 업체들의 수주율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다른 공기업이 인천에서 100억 원 이상 하도급을 발주한 실적과 비교하면(오른쪽 상자 참고)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실시한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0% 하도급 수주율의 삼성물산... 공사마저 독식

삼성물산이 건설한 인천터미널, 서해갑문, 물류단지 등 전경.
▲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삼성물산이 건설한 인천터미널, 서해갑문, 물류단지 등 전경.
ⓒ 김창문

관련사진보기


이 가운데 인천갑문(2공구)과 인천터미널·물류단지 조성을 동시에 맡은 삼성물산㈜은 0%의 하도급 수주율을 보이면서 2456억 원의 공사비를 '독식'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0년 7월 협력업체 직원 70여 명을 일방적으로 해고해, 직원들이 공사 현장에서 농성을 벌였고 급기야 인천시청으로 달려와 일자리 마련을 요구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바 있다.

인천시의회 이도형 의원은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 계열사가 지역 업체를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의까지 저버리면서 지역 사회의 눈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불황 극복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며 추진된 경인아라뱃길 사업. 유람선만 다닐 뿐 계획된 물동량도 채우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인천 내의 환경단체들은 이 사업에 대한 검증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태그:#경인아라뱃길 , #지역경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