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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4일 오전 11시 47분]

 

'MB의 멘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현 정권의 실세 가운데 한 명인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52)이 이재현 CJ그룹 회장(52)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고급 룸살롱에서 수천만 원대의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 자리에 여성 연예인까지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4일자 <서울신문> 및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C룸살롱에서 곽 위원장과 6~7차례 만났다.

 

이 자리엔 신인 여성 연예인 A씨 등 5~10명이 동석해 곽 위원장 등을 접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기는 탤런트 고 장자연씨가 기획사 대표의 성접대 강요 등으로 자살해 '연예인 스폰서 논란'이 크게 일어났던 때다.

 

보도에 등장한 경찰의 'CJ그룹 회장과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은 곽 위원장의 향응 수수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A4 5장짜리의 이 문건은 2009년 경찰이 작성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

 

경찰은 해당 문건에서 "지난 2009년 10월 전속 연예인을 주점 접대부로 고용시켜 기업인 등에게 성접대를 강요하고 봉사료를 갈취한 연예인 기획사에 대한 범죄첩보를 입수했다"며 작성 배경을 밝혔다.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팀에서는 관련 내용의 진위 확인을 위해 연기자 등 관련자와 직접 대면하여 사실 관계를 확인한 사실이 있다"고까지 해, 청와대 역시 곽 위원장의 향응 수수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추측케 한다.

 

"연예인 접대부 동석 미디어법 대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

 

해당 룸살롱은 이 회장을 위한 예약제 주점으로, 일명 'CJ파티장'으로 불리는 곳으로 알려졌다.

 

문건은 "곽 위원장은 정부의 '서민정책'에 반하여 대기업 회장 등 특정인만 출입하는 고급 룸살롱에 특정 기업인과 함께 출입하면서 연예인 접대부를 동석시켜 술을 마시는 등"이라며 "관련자들이 C룸살롱에 접대부로 종사할 당시인 2009년 6월경부터 같은 해 8월경까지만 무려 수십 회 이상 출입하는 등 고위 정부인사로서 특정기업인과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밝혔다.

 

또 "이 회장을 위한 예약제 주점인 이 룸살롱에 미래기획위원장인 곽승준을 대동, 신인 연예인이 포함된 5~10명의 접대부를 동석시켜 술을 마시고, 1회 평균 봉사료를 포함한 수천만 원의 주대를 지불"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위 주점에서 곽 위원장과는 존칭을 생략한 채 '삼촌(이 회장), 조카(곽 위원장)'로 칭하는 등 상호 친분을 과시하며, 주로 미디어법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보고 여부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술했다. 문건은 "연예인 비리사건 수사 중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있었으나 이는 내사 중인 연예인기획사 비리사건의 본질과 관련이 없고, 자칫 사건 내용이 언론 등에 유출될 시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그 진술 내용을 수사기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다만 실체적 진실과 사실관계의 진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민정수석실 특별감찰팀 파견 경찰관에게 보고(했다)"라고 밝혔다.

 

곽승준 "막역한 사이라 가끔 술 마시지만 보도 내용 사실 아냐"

 

한편, CJ 측과 곽 위원장은 해당 문건의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CJ 측은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이 부모 세대의 친분으로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라 몇 차례 술자리를 가진 적은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과장됐다"고 밝혔다. 

 

곽 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이재현 CJ그룹 회장과는 개인적으로 35년 이상 친구로 지낸 사이"라며 "35년 지기인 두 사람에 대해 과장되고 악의적인 보도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래기획위원회와 위원장은 미디어법 개정을 포함해 방송미디어 관련 정책에 관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접대란 있을 수 없다"며 "근거조차 불명한 보도로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서는 향후 법적·행정적 조치를 밟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곽 위원장의 해명을 직접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곽 위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 미래기획위원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곽 위원장이) 전화가 워낙 많이 걸려와 안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곽 위원장에게 물어보니, 이 회장과는 수십 년 넘게 친구 사이로 지냈고 업무적으로 만난 자리가 아니라 가끔 술 마시는 사이라고 했다"며 "수천만 원이나 연예인 (동석) 건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곽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소송 거는 문제도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태그:#곽승준, #이재현, #성접대,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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