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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19구 투표소 앞에 대선후보들의 공식 포스터가 걸려있다.
 파리 19구 투표소 앞에 대선후보들의 공식 포스터가 걸려있다.
ⓒ 한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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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1차 투표... 과반 없으면 다음달 6일 결선

지난 9일부터 프랑스 대선 공식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프랑스 대선은 오는 22일 1차 투표를 치르고, 여기서 유효 투표수의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5월 6일 1, 2위 후보를 두고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각 선거구마다 후보들의 공식 포스터가 붙여졌고 TV에는 후보 광고 방송이 시작돼 각 후보들마다 동일한 시간의 발언권이 주어졌다.

후보들은 자신의 정당 색깔과 정책에 맞는 분위기를 살리면서 각자의 이미지에 맞는 광고 방송을 만들었는데 이는 4월 9일에서 캠페인이 끝나는 4월 20일까지 국영 TV와 라디오를 통해 방영된다. 각 후보당 총 방영 시간은 43분으로, 1분 30초짜리 10개와 3분 30초짜리 8개로 구분된다.

모든 후보에게 동일한 시간의 발언권이 주어진다. 4월 9일자 <르몽드>에 의하면, 지난 3월 20일부터 30일까지 열흘 동안 대선 후보 10명의 발언이 일반 TV 매체에서 9시간, 일반 라디오 방송에서는 37시간, 케이블뉴스 방송에서는 65시간 방송된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언론 자유를 보장하는 기관인 CSA(시청각고등위원회)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실제적으로 이들의 공평성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청률이 높은 저녁 8시 뉴스에 발언권을 부여받는 후보와 아무도 듣지 않는 새벽 4시 라디오에서 발언권을 부여받는 후보의 시청률이나 청취율은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동일 시간의 발언권이 시작되기 전인 3월 20일까지 사실상 사르코지 후보와 올랑드 후보 등 메이저 후보에게 단연 많은 발언권이 주어진 점을 생각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랑드-사르코지 2파전... 중도파 바이루에 미소작전

프랑스 국민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올랑드와 사르코지는 1차 투표에서 각자 27%, 26%의 지지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어 비교적 안정적인 위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 뒤를 이어 좌파전선의 멜랑숑이 17%, 극우파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이 15%, 중도파 바이루가 11%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 지금까지 지지율 3위를 차지하던 르 펜이 바싹 뒤쫓오던 멜랑숑에게 결국 3위의 자리를 내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여론조사 결과일 뿐이다. 실제로 선거 당일 뚜껑을 열어봤을 때 과연 여론조사와 같은 결과가 나올까는 미지수이다. 대선 열흘을 앞두고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모르는 유권자들이 상당수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우파 여당과 극우파 사이에서, 또는 사회당과 좌파 전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좌파의 경우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사회당에 표를 던질 지 아니면 자신의 신념대로 좌파전선에 기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도파의 바이루가 각광을 받고 있다. 좌우 양쪽에서 11%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바이루를 서로 끌어당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르코지는 며칠 전 자신이 재선될 경우 내각 구성은 굳이 자당 소속 당원으로만 구성하지는 않겠다며 바이루를 국무총리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연히 바이루가 소속된 중도파의 표를 끌어들이기 위한 작전이다. 올랑드도 나름대로 바이루 지지자들의 환심을 얻기 위해 그들에게 미소작전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대선 후보들의 TV방송 광고를 보도하고 있는 프랑스 신문.
 프랑스 대선 후보들의 TV방송 광고를 보도하고 있는 프랑스 신문.
ⓒ 한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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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세 젊은이들의 26%가 극우파 지지

사회당 후보 올랑드는 대선 캠페인 초기부터 프랑스 국민의 가장 많은 지지율을 받고 있다. 결선에서 올랑드와 사르코지가 맞붙을 경우 올랑드의 지지율은 57%, 사르코지의 지지율은 43%로 예상된다.

여론이 올랑드에게 기우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가 여당의 사르코지를 견제할 야당의 후보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그의 공약이 여당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고 사르코지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우기 그의 현 위치는 17%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좌파전선의 멜랑숑으로 인해 어느 정도 약화되어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현재 1차 투표에서 사회당을 포함한 좌파에 표를 던지겠다고 하는 프랑스인들이 45% 정도를 웃돌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지금까지 좌파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받은 최고의 지지율에 해당한다. 그러나 멜랑숑의 부상으로 올랑드의 위치가 약화된다면 사르코지에게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다.

좌파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젊은 층은 반대로 극우파로 기울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극우파 마린 르 펜은 지지율 15%로 현재 멜랑숑에게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4월 10일자 <르 피가로>에 의하면 18-24세의 젊은 층 중에 르 펜의 지지율이 26%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는 작년 11월에 비해 13%나 증가된 수치인데 실업문제와 주거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 층에게 마린 르 펜이 비교적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프랑스의 실업문제와 주거문제가 해외 이주자 때문이라는 그녀의 발언이 젊은이들에게 먹혀들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르 펜 다음으로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자는 올랑드로 25%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3개월 전에 비해 14% 하락한 수치이다.

이유는 초기에 젊은이들의 문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올랑드가 실제적으로는 이들을 위해 이렇다 할 공약을 제안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는 사르코지로 17%, 그 다음이 멜랑숑으로 16%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데 이는 3개월 만에 11% 증가한 수치이다.

최고 32%의 기권자 예상... 기권 많으면 우파 유리

반면에 이번 대선에서는 많은 기권표도 예상되고 있다. 3월 27일 TNS 소프레스 여론조사에 의하면 22%의 기권표가 예상되고, 3월 31일 입소스 조사에 의하면 20%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팝 조사에 의하면 32%에 해당하는 유권자들이 기권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상당한 수치이다. 2002년 대선 때 최고의 기권표를 기록했던 28.4%보다도 웃도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기권을 하는 이들은 어느 후보에게서도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얻을 수 없거나, '그 놈이 그 놈'인 기득권을 위한 이벤트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나름대로의 신념 때문이기도 한다.

더우기 1차 투표일인 4월 22일은 부활절 방학 기간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휴가를 떠나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기권표가 많이 나올 수록 우파에 유리하고 좌파에 불리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기권표가 적게 나오는 노인들이 상당수 우파에 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태그:#프랑스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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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자유기고가, 시네아스트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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