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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선거일을 이틀 남겨둔 9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의 중심인 신길동 사러가쇼핑 사거리 노점상들은 잠시 장사를 미룬 채 자리를 비웠다. 이 지역의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 지원유세차 들르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보기 위해서다.

 

노점을 기웃거리는 기자에게 60대 여성 노점상은 "박근혜 구경하려고 좀 덮어뒀어"라며 양해를 구했다. '박근혜를 좋아하면 이번엔 1번 찍을거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물어보지마"라며 선을 그었다.

 

옆의 계란빵 아주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유세차량 옆에 있다가 기자가 노점 앞에 서 있는 걸 보곤 재빨리 돌아온 아주머니는 3개 2000원짜리 계란빵을 재빨리 싸주면서도 박 위원장이 도착하지는 않는지 연신 살폈다. 그러나 이 아주머니도 "누구 찍을지는 내 맘"이라며 표심을 밝히진 않았다.

 

엇갈린 표심 "투표도 1번!" - "박근혜 좋다고 1번?"

 

400여 시민들이 사러가 사거리 네 모퉁이에 흩어져 들뜬 표정으로 박 위원장을 기다리는 가운데 자전거에 올라탄 채 상황을 지켜보던 한 60대 남성은 "여기 온 사람들이 권영세를 다 찍어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사람들은 박근혜가 하도 유명하고 TV에서 자주 나오고 그러니 실물을 보기 위해 몰려온 거지, 지지 정당하고는 별로 상관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꼬마 때부터 신길에 살아온 토박이'이자 '오래된 여당 지지자'라고 소개한 그는 "이번 선거는 누구도 우세를 점칠 수 없고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영세가 여기서 세긴 하지만 민주당에서 신경민을 내세웠으니 알 수 없는 승부"라고 덧붙였다.

 

10여 분의 기다림 끝에 박 위원장이 도착했다. 인파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박 위원장은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사거리 2층의 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던 40·50대 여성 4명도 운동복 차림으로 내려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 "(TV에서와) 똑같애 똑같애" "예쁘고 곱상하다"고 얘기하면서 박 위원장을 실물로 보는 것에 즐거워했다. '박근혜를 왜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깨끗한 정치인이니까"라고 답한 한 여성은 "투표도 기호 1번"이라며 유세차 앞으로 뛰어가 박 위원장 연설 한 마디 한 마디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 4명의 '헬스장 동료'들 중에서도 표심은 갈리는 듯했다. 한 여성은 "박근혜가 좋다고 무조건 1번을 찍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박 위원장의 이날 신길동 연설 내용은 이전과 거의 비슷했다. 박 위원장은 "(야권연대를 한 정당 중) 한 당은 '한미동맹을 해체하겠다'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는데, 그들이 다수당이 돼 이 공약을 실천해 버리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안보불안심리를 공략했다.

 

이날 영등포구·양천구·강서구 등 서울지역과 경기도 김포시를 거쳐 인천 서구·남동구, 경기도 군포시와 과천시를 돌며 총력 지원유세를 펼치는 박 위원장은 총선 마지막 날인 10일도 수도권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빙 접전지가 가장 많은 곳이 수도권이어서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르는 지역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태그:#박근혜, #영등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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