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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서울에 산 내가 대학교 3학년이 돼서야 외국친구들에게 서울 구경을 시켜준답시고 남산타워에 올라갔다. 꼭대기에 올라가서 본 서울의 야경에 오히려 외국인 친구들 보다 내가 더 감동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항상 그 장소에 살게 되면 '나중에 가보면 되지'라는 생각 때문에 덜 다니게 되는 것 같다. 여기 살라망카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상이 생기고 '관광'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살러'온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되레 많이 돌아다니질 않았다.

프랑스, 일본에서 온 친구들과 대학교3학년 때 올라가본 남산타워
 프랑스, 일본에서 온 친구들과 대학교3학년 때 올라가본 남산타워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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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망카에는 대성당이 2개가 있다. 사실 두 성당이 맞닿아 있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그 두 성당은 '오래된 성당(Catedral Vieja)'과 '새 성당(Catedral Nueva)'이다. 12세기에 짓기 시작에서 14세기경에 완성된 로마네스크와 고딕양식이 합쳐진 성당이 '오래된 성당'이고, 16세기에서 18세기에 지어진 성당이 '새 성당'이다.

살라망카 신 성당입구
 살라망카 신 성당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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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성당은 고딕, 바로크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다. 항상 학원을 갈 때 지나가는 곳이긴 했지만 막상 한 번도 들어가 보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성당 탑에 올라가는 입장료가 무료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지난 2일 반 친구들과 같이 성당의 탑을 올라가 보기로 했다.

성당의 내부
 성당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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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3.75유로를 주고 올라 갈 수 있는 이 탑(las Torres Medievales de la Catedral de Salamanca)의 높이는 110m로, 살라망카의 경치를 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스페인 주교 헤로니모(Jeronimo de Perigeaux)의 라틴 이름을 따서 이에로니무스(Ieronimus)라고도 부른다. 탑에 올라가면 살라망카의 정경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 성당, 신 성당의 외부의 섬세한 장식까지 자세히 볼 수 있다. 탑 내부에는 탑의 외부를 그린 데생들도 볼 수 있고, 구 성당, 신 성당의 내부와도 이어져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성당의 내부는, 문으로 들어가 고개를 90도 꺾으며 보는 성당의 내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대성당의 탑에 올라가서 본 살라망카의 모습.
 대성당의 탑에 올라가서 본 살라망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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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나온 나를 하늘에서 기특하게 여겼는지, 운 좋게도 오늘은 이 탑에서 전시가 열린지 10주년을 기념해 구 성당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다. 그것도 무료로! 조그만 내 자취방에서 보는 오케스트라 공연 동영상도 감동인데 이렇게 천장이 높은 대성당에서 듣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어떨지 너무 기대가 됐다. 사실 탑을 올라가는 길에 리허설을 하는 장면을 잠깐 봤는데 친구들이 먼저 간 것도 모르고 넋 놓고 리허설을 구경했었다.

대성당 오케스트라공연의 리허설
 대성당 오케스트라공연의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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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하기 10분 전에 도착해서 이미 자리가 꽉 차있었는데 다행히도 오케스트라 왼쪽에 마련된 좌석이 남아있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살라망카 음악학교의 세르히오 푸엔테스(Sergio Fuentes)교수가 이끄는 타란텔라 오케스트라(La Orquesta Tarantela)가 이에로니무스의 10주년 기념하는 공연을 해줬다.

구 성당 안에서의 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구 성당 안에서의 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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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으로 시작한 이 공연은 한곡이 끝날 때마다 뛰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파헬벨을 비롯하여 비발디, 바흐, 엘가, 브리튼 이렇게 총 5명의 작곡가의 곡을 한 시간 가량 연주했다. 온 성당의 울려 펴지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은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공연보다 감동적이었다. 그 중에서 '바흐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BWV 1043'중 '제 1악장 비바체'를 함께 감상해보자.

▲ 살라망카 구 성당 안에서의 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바흐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BWV 1043’중 ‘제 1악장 비바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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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살라망카, #스페인,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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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행복한 만큼 다른사람도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세계의 모든사람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세계에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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