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일 강원도 춘천시 온의도 춘천풍물시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도착하기 전부터 술렁이는 분위기다.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누가 오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 서 있어?"라는 말이 들려온다.

5일장이 열리는 날인 데다 박근혜 선대위원장 지지자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그렇지 않아도 좁은 시장골목이 더 북적인다. 박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춘천풍물시장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날 하루 종일 강원도 전역을 돌 예정이다.

꽃가게 천막 안에 미리 진을 치고서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카메라 기자들.
 꽃가게 천막 안에 미리 진을 치고서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카메라 기자들.
ⓒ 성낙선

관련사진보기


카메라 기자들은 박 선대위원장의 동선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박 선대위원장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할지를 파악한 뒤, '그림'을 찍기 좋은 자리를 미리 차지하기 위해 서둘러 이동한다.

카메라 기자들이 풍물시장 입구에 진을 친 '꽃가게' 노점 천막을 에워싼다. 그러고는 새누리당 당직자에게 박 선대위원장이 꽃집에 들렀다 가도록 유도하라고 주문한다. 그리고 어떤 동작을 취할 건지도 함께 요구한다.

춘천풍물시장, 박근혜 선대위원장 지지유세 현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춘천 KBS와 춘천 MBC 노조원들.
 춘천풍물시장, 박근혜 선대위원장 지지유세 현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춘천 KBS와 춘천 MBC 노조원들.
ⓒ 성낙선

관련사진보기


시장 입구 한쪽에서는 춘천 KBS, 춘천 MBC에서 나온 기자와 피디들이 '김인규 OUT'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거느라 바쁜 모습이다. 그들 중 한 명은 'MB정권에 장악된 KBS, MBC, 되돌아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이 적힌 선전지를 나눠주고 있다.

이날 춘천 KBS와 춘천 MBC의 기자와 피디 20여 명은 '공정방송 쟁취, KBS파업' 'MBC 망가뜨린 김재철은 물러가라'라고 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춘천을 방문하는 박 선대위원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박근혜 선대위원장을 본 시민들... "엄마하고 똑같아"

지지자로 보이는 한 노인과 눈인사를 나누는 박근혜 선대위원장.
 지지자로 보이는 한 노인과 눈인사를 나누는 박근혜 선대위원장.
ⓒ 성낙선

관련사진보기


박 선대위원장은 예정 시간보다 17분 늦게 도착한다. 지지자들이 다가가기 전에 기자들이 먼저 박 선대위원장을 에워싼다. 수행원들이 길을 터느라 기자들과 몸싸움을 벌인다. 박 선대위원장은 잠시 딴 길로 접어들었다 이내 당직자에 이끌려 꽃가게 천막 안으로 들어선다.

꽃가게 안에서는 미리 약속한 대로, 춘천 선거구 새누리당 김진태 후보가 박 선대위원장에게 시네나리아 꽃 화분을 선물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카메라 기자들은 그 장면을 플래시를 터트려가며 찍는다. 그런데 박 위원장이 한쪽 방향만 바라보고 서 있자, 반대편에 서 있던 기자들이 "이쪽 좀 봐 주세요"라고 소리친다.

꽃가게 천막 안에서 김진태 후보로부터 꽃 화분을 선물받은 뒤, 카메라를 향해 또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근혜 선대위원장.
 꽃가게 천막 안에서 김진태 후보로부터 꽃 화분을 선물받은 뒤, 카메라를 향해 또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근혜 선대위원장.
ⓒ 성낙선

관련사진보기


꽃집 천막에서 나온 박 선대위원장은 수십 미터 떨어진 유세차량까지 걸어간다. 그 사이 지지자들이 박 선대위원장의 이름을 연호하며 뒤따른다. 기자들 역시 계속 박 선대위원장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 뒤를 피켓과 현수막을 든 또 다른 기자와 피디들이 바짝 뒤쫓아 간다.

박 선대위원장이 선거 유세 차량 위로 올라서자, 여기저기서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관중들 사이에서는 "엄마하고 똑같아" "어쩜, 너무 예쁘다"라고 말하는 소리도 들린다. 박 위원장이 발언을 하는 사이 중간중간 계속 박수가 터져 나온다.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박근혜 선대위원장의 발언은 짧고 간단하다. 박 선대위원장은 "춘천을 발전시키려면 젊고 능력 있고 참신한 일꾼이 필요하다"며 김진태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한다. 지지발언은 2, 3분이 안 돼 끝난다. 유세 차량에서 내려온 박 선대위원장은 바로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라타 시장을 빠져나간다.

김진태 후보 지지발언을 하고 있는 박근혜 선대위원장.
 김진태 후보 지지발언을 하고 있는 박근혜 선대위원장.
ⓒ 성낙선

관련사진보기


박 선대위원장이 춘천풍물시장에 도착해 사진을 찍고 지지자들과 손을 마주잡은 뒤, 유세 차량에 올라 김진태 후보 지지발언을 하고 나서 다시 시장을 빠져나가기까지 10여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박 선대위원장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자, 유세장에 서 있던 한 노인이 "섭섭하다"며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박 선대위원장은 이날 춘천 지역 유세를 시작으로 홍천, 속초, 강릉, 삼척을 거쳐, 오후 5시경 태백을 방문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되돌아갈 예정이다.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시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민들. 그 뒤에 걸려 있는 '김인규 OUT' 'MBC를 국민의 품으로...' 플래카드.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시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민들. 그 뒤에 걸려 있는 '김인규 OUT' 'MBC를 국민의 품으로...' 플래카드.
ⓒ 성낙선

관련사진보기



태그:#박근혜, #4.11총선, #춘천풍물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