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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에 나선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도의원 보궐선거와 맞물린 여수지역에는 인구대비 전국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등록했다. 총선과 보궐선거에 정식 등록을 마친 후보는 총 44명(총선13명, 보궐선거 31명)이다. 이중 4.11총선에서 2명의 국회의원과 9명의 시·도의원을 뽑아야 한다. 특히 한미FTA '협상파'로 알려진 김성곤 의원의 지역구인 여수갑에는 9명의 후보가 등록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경쟁률이 높다. 

 

선거때만 부각되는 재래시장, 화장실이나 고쳐달라!

 

지난 지난 3월 27일 이른 아침, 여수의 대표 재래시장인 교동시장 풍물거리 민생탐방에 나섰다. 이곳은 매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장이 들어선다. 장날에는 하루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요즘 하도 많은 사람이 선거에 나와서 누가 누군지 정신이 없다. 뽑아주면 돌라 처 묵기나 하고 쌈질이나 하니까 지금 같아서는 투표를 하고 싶은 생각은 10원어치도 없다."

 

인터뷰를 거부한 한 상인이 던진 첫 일성이다. 15년째 두부 장사를 하는 박경자(55세)씨는 "9명의 후보가 나온 여수갑은 무소속이 연대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며 "전라도에서는 자다가도 민주당 하면 벌떡 일어나는데 난 반대다. 사람보고 찍는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말자(49세)씨는 요즘 장사가 어떠냐고 묻자 "대형마트 때문에 재래시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며 "정치인들이 법을 만들어서라도 전라북도처럼 대형마트를 한 달에 2번 정도는 쉬게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곳 재래시장은 주차시설이 불편하니까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재래시장을 살리려면 주차장 시설이 가장 시급하다"며 "화장실도 잘 못 지어져 물이 잘 안 내려가 많은 사람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곳 화장실을 직접 찾아가 봤다. 그런데 화장실보다 높이 지어져 수압을 형성해야 할 물탱크가 화장실과 같은 높이로 설치돼 있어 변기수조에 물이 차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또 화장실 세면대는 고장난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된 상태다.

 

최정식(67) 교동시장 상점가 진흥조합 이사장은 "재래시장은 갈수록 죽어가는데 정치인들은 선거때만 '반짝'할 뿐이다"라며 "누구든지 재래시장을 위해 힘 써준다면 이곳 주민들은 적극 밀어줄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여수갑 지역은 전통적인 민주통합당의 텃밭이다. 특히 이번처럼 많은 후보가 나온 적은 드물다. 현재 1강 8약의 구도다. 5선을 지낸 김충조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왔지만 지지율은 낮다. 

 

<광주일보>와 KBC광주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다 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성곤 후보는 42.9%로 선두를 지켰다. 그 뒤를 통합진보당 강용주 후보(12.5%), 무소속 김철주의 후보(8.1%), 새누리당 김중대 후보(7.8%) 등이 이었다. 6선에 도전하는 김충조 후보는 6.4%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지난달 27일부터 9명의 후보자를 모두 만나봤다. 

 

김충조 "FTA찬성파 김성곤 의원 행동 부적절 했다"

 

민주당 김성곤 후보 사무실을 3월 27일, 29일 두 번을 찾았으나 인터뷰가 성사되지 못했다. 김아무개 보좌관은 "사전 예약이 안 되었다"는 이유와 인터뷰 질문을 미리 요구했다. 다른 후보들에게는 여수갑 지역의 공동의제와 후보에 대한 궁금한 내용을 질의했다.

 

무소속 김충조 후보는 경쟁상대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제1야당의 공천을 받은 민주통합당 김성곤 의원이다"라고 말했다.

 

김충조 후보는 김성곤 의원의 한미FTA 찬성 논란에 대해 "(김성곤 의원은) 재재협상 약속을 받아내고 찬성하자면서 민주당에서 서명을 받았다"라며 말한 후 이렇게 말했다.

 

"(김성곤 의원은) 한미FTA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위배하여 한미FTA를 찬성하는 쪽으로 당내 분위기를 왜곡시키는 일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이로써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하는 정당의 진로에 누를 끼쳤다. 또한 한미FTA 최대 피해자가 농어민인데 농수산업 종사 인구 전국 2~3위인 지역민의 여망에 배치되는 개인적 처신을 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통합진보당 강용주 후보는 자신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두 번의 시의원 경험과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엑스포의 성공 준비를 위해 비리를 안고 있는 오현섭 전 시장 후보와 맞선 김충석 시장과의 단일화에 양보한 점"을 꼽았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지지하는 강 후보는 "25년간 지역사회에서 시민운동 한 길을 걸어왔다"라며 "1998년 지방정치에 입문해 14년 동안 정치개혁에 앞장서 왔고, 8년 동안 의정활동을 통해 시의회 행정의 부정과 부패에 맞서 대안을 제시해온 점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년 전 오현섭 시장의 부정과 비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시장후보 단일화를 통한 승리로 박람회준비를 위한 여수시 행정의 누수현상이 없도록 결단한 점이 타 후보에 비해 차별적인 점"이라고 강조했다. 지지율 2위를 차지한 강 후보가 어떻게 김성곤 후보를 따라집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돌산·김여천 아버지 김철주 후보 "고향사랑 몸소 실천했다"

 

무소속 김철주 후보는 여수에 이사온 지 얼마나 되었냐는 질문에 "여수에 이사 온 지 한 달 정도인데 현재는 고향인 돌산 우두리에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장과 전라북도 경찰청장을 지내 행정가 경륜이 풍부한 김 후보는 고향 사랑을 내세웠다. 

 

"2년 전 공직에서 퇴직 후 방통대 농학과(4학년)에 적을 두고 유기농에 대해 공부해왔다, 1달 전 여수에 왔지만 어디에서 살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난 30년 전 대구에서 아들딸을 낳아 출생신고를 했다. 자식 이름이 김돌산(아들 30세)과 김여천(딸 27세)이다, 지금까지 움직이는 여수의 홍보대사였다, 나처럼 고향사랑을 몸소 실천해 온 후보가 또 있을까?"

 

새누리당 김중대 후보는 여수의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집권당 후보만이 여수 경제를 살릴 수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 나오면서 당선만 되면 중앙당에서 아낌없이 지원해 주겠다고 약조를 받고 왔다"라며 "집권당이기 때문에 여수 발전을 위해 예산과 공적자금 내지는 행정지원을 엄청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고기잡이에 나서야 할 어민들은 출어비용이 없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라며 "내가 당선한다면 수산자금영입을 위해 수협에다 금융데스크를 설치하겠다, 수산물(동산)을 담보로 원활한 출어비용을 대출해 주겠다"라고 어민을 위한 공약을 강조했다. 

 

무소속 박종수 후보는 여수갑 지역의 가장 시급한 현안과 해결 방안에 대해 "여수 원도심권을 살리는 것과 여수산단이 발생시킨 공해에 대한 대기업의 역할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초빙교수를 역임한 박 후보는 "여수의 중심이었던 원도심이 다시 살아나도록 여수의 전통을 유지할 수 있는 추억의 거리를 만들 것"이라며 "원도심에 수영장과 재래시장 소상인들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가판대를 멋지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내 중심이 아닌 외곽에 주차장을 건립해 차를 외곽에 두고 무료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수산단에 대해서는 "산단의 공해나 복지문제로 정치인들이 야합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역민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당당히 요구하겠다"라고 말했다.

 

무소속 이광진 후보는 여수엑스포 유치를 최초로 기획했다는 주장에 대한 질문에 "엑스포를 유치하려고 1998년 6월에 기획설계를 제안해서 당시 주승용 시장에게 건의했다"라고 말했다.

 

여수엑스포 최초 기안자 이광진 후보는 "당시 지역 상공인을 찾아 다니면서 애기하고 한 달간 설득해서 여수 2청사 사무소에서 11명의 직원(실무기획단 민간유치위원회)들과 유치활동을 통해 목포와 신안을 누르고 여수 유치에 대한 공로자로 선정되어 공로상을 수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실은 98년 당시 지역신문이나 언론에서 평가했는데 지역 지도자로 나선 사람이라면 지역에 대한 비전을 준비하고 실천하는 열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김동진 후보는 출마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서울에서 정치 경험이 많고 영국 런던 대학교에서 국제 정치학을 공부한 다양한 지식을 이제 여수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동진 후보는 "여수는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나폴리, 베니스, 시드니 항처럼 편안함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수가 발전하려면 관광도시다운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인들이 지역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나처럼 발로 뛰는 후보를 뽑아 달라, 10년 후에는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할 예정이다"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창조한국당 한성무 후보는 벤처기업 CEO출신이 정치에 나선 이유에 대해 "포철에서 퇴직 후 12년 전 벤처기업을 창업해 세계적인 브랜드를 가진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내고 있는 아이디어를 정치발전에 쓰고자 함이다"라고 말했다.

 

2004년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한 후보는 "여수는 이름만 바꾼 정치세력과 몇 사람의 책임 없는 정치인에 의해 가장 낙후된 도시로 전락해 시민들의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라고 혹평했다.

 

한 후보는 "지금 여수는 개인의 명예와 권력에 집착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여수를 걱정하는 새로운 정치인이 필요하다"라며 "바보가 아닌 이상 무소속이나 민주당으로 나왔다면 더 많을 표를 얻을 수 있지만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정당에 들어가서 거수기 노릇을 하는 정치인은 싫다"라고 여수지역의 정치개혁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심명남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4.11총선, #여수갑, #여수엑스포,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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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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