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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부산 북구 롯데마트 인근 상가를 찾아 4.11 총선에 출마하는 김도읍(북구 강서구을) 후보와 함께 환호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손을 들어보이며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부산 북구 롯데마트 인근 상가를 찾아 4.11 총선에 출마하는 김도읍(북구 강서구을) 후보와 함께 환호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손을 들어보이며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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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부산 북구 롯데마트 인근 상가를 찾아 4.11 총선에 출마하는 김도읍(북구 강서구을), 박민식(북구 강서구갑) 후보와 함께 지역주민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부산 북구 롯데마트 인근 상가를 찾아 4.11 총선에 출마하는 김도읍(북구 강서구을), 박민식(북구 강서구갑) 후보와 함께 지역주민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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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기분 좋아예, 대표님은 차분하시고 남 험 안 뜯고…."

등산복을 입은 안예순(67)씨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안씨는 27일 오전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마트를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그는 박 위원장 일행을 미리 몇 십 미터를 앞질러가 경호진을 뚫고 손을 내밀었다. 박 위원장은 "감사합니다"란 말과 함께 그의 손을 잡았다. 안씨는 "원래 노래교실을 갈라 캤는데 대표님이 오신다캐가 취소했으예"라고 말했다.

안씨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오전 롯데마트 앞에선 박 위원장을 보기 위해 300여 명의 사람들이 운집했다. 한 50대 아주머니는 "20분 넘게 기다렸다"며 "이쁜 사람이 온다 카는데 함 봐야 안 되긋나"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온 다른 아주머니도 "맞다, 모임 가보니깐 여그부터 와야 된다 카더라"며 맞장구를 쳤다.

부산시당 당직자로 보이는 한 남성은 목소리를 높이며 통로를 만들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등장하는 순간, 통로는 무너졌다. 가까이 선 이들은 박 위원장을 향해 손을 내밀었고 멀리 서 있는 이들은 박수를 쳤다. 박 위원장은 그들에게 미소를 띄며 손을 흔들었다. 가히 '팬덤'이라 부를 만했다.

박 위원장은 기장시장 내에서 사인 요청을 받았고, '기습 뽀뽀'를 당했다. "여 좀 보소"라고 소리치는 이부터 "테레비랑 똑같네"라며 감상평을 말하는 이까지. 점심식사를 했던 기장시장 내 회센터 앞에는 수십 명이 진을 치고 그를 기다렸다.

[포커스 하나] '아이돌' 박근혜, 신인후보 살리고 지지자 모으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후 부산 사하구 장림시장을 찾아 4.11 총선에 출마하는 문대성(부산 사하구갑) 후보와 함께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후 부산 사하구 장림시장을 찾아 4.11 총선에 출마하는 문대성(부산 사하구갑) 후보와 함께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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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이들에게 분명 '아이돌'이었다. 박 위원장을 향한 애정은 나이대가 높아질수록 강해졌다. 김아무개(77)씨는 박 위원장과 악수를 두 번 했노라며 기자에게 자랑했다. 그는 젊은 날, 박 위원장의 어머니 고 육영수씨와도 악수를 했다고 했다.

"악수를 두 번 했다 아닌교. (박 위원장) 엄마, 아부지 생각이 나서 눈물이 왈칵 나대, 내가 '아이고, 엄마 모습이다카이' 하니깐 (박 위원장이) '감사합니다' 카더라."

박 위원장이 한 달여 사이에 세 번이나 방문한 부산.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결집도는 최고조에 달한 듯했다. 하지만 그가 한 장소에 머무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진구 개금골목시장이나 사하구 장림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시장 초입에서 잠시 둘러본 뒤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길게 잡아야 5분 남짓한 시간이었다.

방문한 곳의 민심을 살피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더군다나 박 위원장 본인이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변변한 대화도 길게 나누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후보들은 부쩍 힘을 받았다. 부산 연제구에 출사표를 던진 김희정 후보는 기장시장까지 찾아와 박 위원장과 함께 했다. 하태경 후보(해운대 기장을)는 박 위원장을 끝까지 배웅했다. 박 위원장이 떠난 개금골목시장 입구 앞에서는 나성린(진구갑), 이헌승(진구을) 후보가 맞잡은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승리를 확신했다. 두 후보 앞에는 박 위원장을 보기 위해 몰려든 백여 명의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 있었다.

짧은 방문시간에도 후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박 위원장의 높은 인기가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실제로 일부 후보들은 박 위원장의 방문 사실을 미리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헌승 후보는 이날 오후 2시께 트위터에 "긴급속보입니다, 부산진구민 여러분들은 필독입니다"라며 박 위원장의 개금골목시장 방문 시간을 알렸다.

미디어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당직자는 "위원장이 짧게 방문하더라도 (미리 대기하고 있던) 매체들이 충분히 취재를 한 것 같다"며 보도에 따른 인지도 상승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이 이날 방문한 북강서을, 해운대기장을, 남구을, 진구을, 사하을, 사상구 지역 후보들은 모두 정치신인이었다.

[포커스 둘] 손수조 안고 김무성 손 잡고... "새누리당 새 정치, 부산에서"

4.11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백의종군'으로 당에 헌신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오전 부산 북구 롯데마트 앞에서 김도읍(북구 강서구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방문한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4.11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백의종군'으로 당에 헌신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오전 부산 북구 롯데마트 앞에서 김도읍(북구 강서구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방문한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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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손수조(부산 사상) 후보가 27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시당 강당에서 열린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던 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새누리당 손수조(부산 사상) 후보가 27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시당 강당에서 열린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던 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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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들의 기를 살리는 게 이번 부산행의 첫 번째 목적이라면 '손수조'와 '김무성'은 두 번째 목적이었다. 4·11 총선을 앞두고 세 번이나 부산을 방문한 박 위원장은 이날 부산 선거대책위 발족식에서 부산을 새누리당 쇄신과 화합의 상징지역으로 치켜세웠다.

대권 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 맞서는 '20대 청년' 손수조 후보와 '탈당 도미노'를 막아세운 김무성 의원이 그 '상징'으로 부각됐다. 최근 손 후보 등이 '전세금 논란'으로 흔들리고, 부산 지역에서 공천에 반발한 '무소속 연대' 등이 출현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귀경 직전 손 후보를 만나 "억울하게 많은 일을 겪었는데 남은 15일 잘해서 꼭 당선되라"고 격려했다. 예정에 없던 만남이었다. 박 위원장이 전세금 논란에 휩싸인 손 후보와 '거리 두기'에 나섰다는 일각의 분석을 불식시키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특히 박 위원장은 김무성 의원과 약 2년 만에 공식석상에 함께 서며 '화합'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북구 화명동 롯데마트 인근 상가 방문에서 김도읍(북강서을), 서용교(남구을) 후보와 함께 기다리고 있던 김 의원에게 악수를 먼저 청하며 "많이 애써주신다고 들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2009년 원내대표 추대, 2010년 세종시 정국 등을 겪으며 '정치적 절연'을 했던 김 의원과 공식적으로 관계 회복을 한 셈이다.

박 위원장과 김 의원은 이후 점심식사 자리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는 마주 앉은 김무성·안경률 의원에게 "두 분께서 어려운 결단을 하셨다, '선당후사'의 마음을 써주셔서 참으로 감사하다"며 "이번 부산 선거는 의미가 크다, 변화와 쇄신뿐 아니라 화합과 통합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병수 의원이 "김 의원이 큰 힘이 돼주신다, 후보들 사무소 개소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격려해주고 있다"고 하자, 박 위원장은 "부산의 사나이다움을 보여주셨다"며 치켜세웠다. 김 의원도 식사 중 참게찜을 직접 까서 박 위원장의 접시에 올려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열린 부산 선거대책위 발족식 때도 마찬가지였다. 박 위원장은 김 의원 등 낙천한 현역 의원들을 거론하며 "여러 의원님들께서 백의종군의 결단을 내려주셨고 그 뒤를 우리 젊은 후배들이 씩씩하게 이어받고 있다, 새누리당이 꿈꾸는 새 정치가 이곳 부산에서부터 정말 활발하게 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유기준, 문대성, 손수조 등 부산지역 후보자들이 27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시당 강당에서 열린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4.11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김무성 의원이 함께 참석해 후보자들을 격려하며 응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유기준, 문대성, 손수조 등 부산지역 후보자들이 27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시당 강당에서 열린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4.11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김무성 의원이 함께 참석해 후보자들을 격려하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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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셋] 부산의 '이상기류' 사전제압? "약속 책임지는 정당은 우리뿐"

세 번째 목적은 부산의 '이상기류'를 사전에 제압하는 데 있다. 특히 박 위원장이 이날 방문한 지역은 새누리당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24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지역과 일치한다. 이 때문에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가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태경(해운대기장을), 서용교(남구을) 후보는 '돌려막기' 논란에 휩싸인 바 있고, 김도읍(북강서을) 후보는 '낙동강벨트'의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맞붙고 있다. 이헌승(진구을) 후보는 당 여론조사에서 3위에 그쳤지만 공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준태(사하을) 후보는 민주당과 새누리당, 연제와 사하을을 오간 '철새 이미지'로 밑바닥 민심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후보들의 기세가 남다르다. <부산일보>-KNN이 지난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에서 낙천한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2.3%의 지지율을 얻어 유재중 새누리당 후보(38.4%)를 3.9%p 차로 앞섰다. 오차범위 내 접전이긴 하지만 유 후보가 본선 시작 전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국제신문>이 지난 23, 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부산진구갑의 여론조사 결과도 좋지 않다. 나성린 새누리당 후보가 32.5%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민주통합당의 김영춘 후보(28.2%)와 공천결과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선 정근 후보(27.0%)가 바짝 그 뒤를 쫓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 점을 염두에 둔 듯, 이날 부산 선대위 발족식에서 강한 어조로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갈등과 분열을 선동해 표를 구하는 야당과 국민통합으로 100%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새누리당 중 누가 승리해야 국민이 편안해지겠나, 표에 따라 말을 바꾸고 약속을 뒤집는 야당과 한 번 한 약속은 목숨 걸고 실천하는 새누리당 중 누가 승리해야 정치발전을 이루겠냐"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믿을 수 있는 정당, 약속을 책임질 수 있는 정당은 우리 새누리당뿐"이라고 강조했다.


태그:#박근혜, #4.11 총선, #부산, #김무성, #손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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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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