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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관악을 지역 야권연대 경선에서 패한 김희철 민주통합당 의원이 20일 여론조사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며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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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있고 아는 것도 많고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국회의원 욕심이 많아서 멀리 보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 병에 걸렸다."

김희철 민주통합당 의원의 입에서 막말에 가까운 험담이 튀어나왔다. 서울 관악을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김 의원을 누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겨냥한 말이었다.

20일 경선 불복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의원은 "이정희 대표는 동생 같고 얼굴도 예쁘고 아는 것도 많은 인물이라 그렇게 도와줬는데 내 목에 칼을 (댔다)"며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그렇게 도와줬는데 내 목에 칼을..."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선 조작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는 "이번 경선에서는 후보자 대리인의 참관이 원칙적으로 배제됐고 투표 직전 전화 한 회선 당 중복투표를 허용하기로 룰을 변경했다"며 "경선 결과도 바로 공개하지 않아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밀실에서 이뤄진 조작, 야합 경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 관악구민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에 제 정치인생을 걸고자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며 밝혔다.

김 의원은 관악을 지역의 야권연대 필요성도 부정했다. 그는 "야권연대는 새누리당보다 야권의 세가 약한 지역에서 1:1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 연합하는 것인데 관악을은 나 혼자해도 새누리당을 이기는 지역"이라며 "봉천동(관악갑)에서 태어난 이 대표가 관악을로 온 것은 결국 자리 욕심이 나서 내 자리를 뺏으려고 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는 물론 민주당의 한명숙 대표를 향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인 김 의원보다 이 대표의 승리를 바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한명숙 대표와 함께 있는 사진을 지역구에 도배를 했는데도 그대로 방치했다"며 "한 대표에게 2번이나 면담을 요청했는데도 거부당했고 당내에서 누구도 나를 돕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경선 돌입 전 제출했던 '승복 각서'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김 의원은 "물론 각서를 제출했지만 경선이 불공정하고 불법으로 진행됐다"며 "각서는 공정한 경선이 됐을 때 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연대 악영향 우려... "당선되면 민주당으로 돌아올 것"

김 의원이 경선 결과 발표 하루만에 불복 의사를 밝히면서 전국적인 야권연대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19일 경선 결과 발표 후 김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어느 누구도 적극적인 만류에 나서지 않았다.

김 의원은 "박지원 최고위원만 어제 전화를 해왔는데 무소속 출마 결심을 알렸더니 더 이상 할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며 "당내에서 박 최고위원 외에 탈당을 만류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선을 자신했다. 그는 "이정희 대표가 얼마나 얻을지 모르겠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새누리당과 3자 대결이 되더라도 당선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당선되면 바로 민주당으로 돌아오겠다"며 "관악구민들도 그렇게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