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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서울·경기도와 인접해있고, 구성원들의 출신 지역(고향)이 골고루 분포돼 있어 1980년대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가 돼왔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선거구 12곳 중 10곳에 노란색 깃발이 꽂혔다. 반대로 새롭게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후광 속에서 치러진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의 파란색 깃발이 9곳에 꽂혔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경재 의원까지 포함하면 '10대 2' 한나라당의 완승이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으로 각각 간판이 바뀐 현재. 이명박 정부 말기와 야권연대 성사 등 달라진 상황에서 치러지는 19대 총선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한명숙 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인 홍영표(54. 부평을) 의원은 최근 인천에서 6~7곳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천 북부권인 계양갑·을과 부평갑·을, 그리고 서구강화갑과 남동갑·을 정도를 경합 및 우세지역으로 분석했다.

홍 의원은 "18대 총선에선 정당 지지율이 20% 포인트 정도 차이가 났지만, 현재는 (민주당이) 5% 포인트 정도 뒤지고 있다"며 "야권연대를 통해 진검승부를 하겠지만, 당선 가능 지역은 현재 6~7석 정도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인천 남부권역은 승부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주목할 만한 선거 관전 포인트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관전 포인트①] 민주당, 공천 후유증 극복할 수 있나?

민주통합당 안귀옥(위 왼쪽) 후보, 윤관석 후보(아래 왼쪽). 두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한 지역과 전력공천된 지역이 달라 민주통합당 다른 후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통합당 안귀옥(위 왼쪽) 후보, 윤관석 후보(아래 왼쪽). 두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한 지역과 전력공천된 지역이 달라 민주통합당 다른 후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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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민주당의 '무리수 공천'이 인천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심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역구 공천 여성 15% 의무 할당으로 공천된 민주당 안귀옥(54) 후보의 안착 여부다. 안 후보는 남구을에 공천됐다. 해당 지역은 새누리당 윤상현(49) 의원의 지역구로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다.

안 후보는 연수구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가 갑자기 남구을로 옮겨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 남구을 예비후보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들을 어떻게 끌어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으론, 안 후보가 살아온 이력이 남구 주민 바닥 정서를 파고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 후보는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를 중퇴한 뒤 공장생활과 행상을 하면서 초중고를 검정고시로 마쳤다. 26세, 늦은 나이에 인천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인천대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36회)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인천 최초 여성변호사로 등록됐다. 안 후보의 선거 모토는 '서민의 딸, 서민의 희망'이다.

윤관석(남동을) 후보의 전략공천도 민주당이 풀어야 할 숙제다. 윤 후보는 당초 남구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했지만, 야권연대 합의에 따라 남구갑을 통합진보당에 양보했다. 민주당은 바로 윤 후보를 남동을로 전략공천했다.

그러자, 남동을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후보 등록을 며칠 앞두고 지역을 옮겨 전략공천한 결정은 짜깁기, 무원칙 공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완용·박순환·신맹순·허영 예비후보는 15일 신맹순 후보를 '야권 무소속 단일후보'로 추대하기로 했다.

한편으론, 윤 후보의 지역구 변경은 야권연대로 인한 불가피한 일이라는 동정 여론도 있다. 윤 후보는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거쳐 인천시민연대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하다가 송영길 인천시장 초대 대변인을 지냈다.
   
통합진보당 김성진(51) 후보. 김 후보는 기존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자신을 알린 것과 다르게 이색적으로 음반을 통해 자신의 삶을 알렸다.김 후보는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을 거쳐 진보정당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굴업도 핵폐기장 저지 운동과 부평미군기지 반환 운동을 이끈 주역이다.
 통합진보당 김성진(51) 후보. 김 후보는 기존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자신을 알린 것과 다르게 이색적으로 음반을 통해 자신의 삶을 알렸다.김 후보는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을 거쳐 진보정당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굴업도 핵폐기장 저지 운동과 부평미군기지 반환 운동을 이끈 주역이다.
ⓒ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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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 포인트②] 수도권 최초 진보 지역구 의원 탄생할까

19대 총선에서 야권연대는 주요 관심사다. 야권연대 성공 가능성은 이미 인천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보여줬다. 당시 서울·경기도에서는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못했지만, 인천은 야권연대에 힘입어 지방권력을 교체했다. 진보정당은 야권후보 단일화를 통해 구청장 2명과 시의원 2명을 당선시켰다. 

이번 19대 총선에서는 수도권 최초 진보 국회의원이 탄생할지가 관심이다. 통합진보당은 일찌감치 김성진(51. 남구갑)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하고 남구갑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김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를 이룬 주역이다.

김 후보는 청년·노동운동을 거쳐 시민운동 등에 몸 담았다. 인천의 대표적 시민단체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인천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 운동과 부평미군기지 반환 운동 등을 주도했다.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을 지내면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1% 상한제 도입, 기업형 슈퍼마켓 입점 반대 운동 등도 벌였다.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송원 사무처장은 "보수 대 진보, 주류 대 비주류 대결의 장이 남구갑 선거구"라며 "남구가 전국 야권연대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재개발 문제가 현안인데, 구도심 정서가 어디로 갈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이상권, 홍일표, 이학재 후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새누리당 중진의원들이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가운데, 이들이 차세대 리더로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후보 홈페이지에서 갈무리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이상권, 홍일표, 이학재 후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새누리당 중진의원들이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가운데, 이들이 차세대 리더로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후보 홈페이지에서 갈무리했다.
ⓒ 윤상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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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포인트③] 새누리당 차세대 리더 안착에 성공할까?

새누리당은 공천에서 현역 중진 의원을 상당수 배제했다. 인천에서도 4선의 이경재·이윤성 의원과 3선의 조진형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반면, 초선의 이학재(47)·이상권(57)·윤상현(49)·홍일표(56) 의원은 일찌감치 공천을 받았다. 중진 의원들이 전면에서 후퇴한 가운데, 이 초선 의원들이 당선해 새누리당의 차세대 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이학재(서구강화갑) 후보는 박근혜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으로 민주당 한명숙 대표 비서실장인 홍영표 후보와 함께 생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는 2002년 전국 최연소 구청장으로 당선했으며, 2006년 지방선거 때에도 인천지역 기초단체장 중 최다득표율을 기록했다. 구청장에 이어 국회의원을 지내 인지도와 득표력이 상당하다. 이 후보는 '위기의 서구와 인천을 살려내겠다'는 것을 주요 선거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맞수인 민주당 김교흥(49) 후보도 만만치 않다. 김 후보는 인천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오랫동안 민주당 당직자 생활을 거쳐 17대 총선에서 당선했다. 김 후보는 인천의 대표적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다.

역시 대표적 '친박' 정치인 이상권·윤상현 후보의 생환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 후보(계양을)는 2010년 7월 계양을 재선거에서 처음으로 배지를 달았다. 앞서 17, 18대 총선에선 송 시장에게 연이어 패했다.

계양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나, 민주당 최원식·김희갑 예비후보가 2010년 재선거 이후 계속 갈등을 빚은 것이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봐야 한다. 두 예비후보의 경선에서는 최 후보가 이겼다. 최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를 놓고 통합진보당 박인숙 후보와 곧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윤상현(남구을) 후보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대중 친화력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후보의 지역구인 남구을은 노인층이 인천 평균보다 5%가 많다. 또 민주당이 지역 연고가 적은 안귀옥 후보를 전략 공천해,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해 놓여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판사 출신의 홍일표(남구갑) 후보는 야권연대 단일후보가 된 통합진보당 김성진 후보와 맞붙는다. 홍 후보는 인천가정법원 유치를 주요 의정활동으로 선전하고 있으며, 현역 의원인 데다 노년층이 많은 남구 특성상 현재까지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 황 원내대표는 19대 총선에서 당선하면 5선 의원이 된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 황 원내대표는 19대 총선에서 당선하면 5선 의원이 된다.
ⓒ 황우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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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포인트④] 황우여는 생환할까? 그럼 '탄돌이'는?

새누리당 인천지역 중진 의원 중 유일하게 공천을 받은 황우여 원내대표(연수구)가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 심판 여론을 이겨내고 5선 의원이 될수 있을지도 관심 거리다. 황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몰아친 17대 총선에서도 당선된 정치인이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를 지역구로 두고 있을뿐 아니라, 민주당 후보가 선거 때마다 바뀌면서 사실상 이렇다 할 경쟁 상대가 없었다.

민주당이 지역 연고와 활동이 극히 적은 이철기(54) 동국대 교수를 전략공천해 당내 반발이 일었고, 통합진보당과도 갈등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지역 기반이 가장 튼튼한 이혁재(40) 후보가 오랫동안 출마를 준비해왔다. 

민주당에선 17대 총선 때 국회에 첫 입성한 '탄돌이(노무현 대통령 탄액 역풍의 영향으로 당선된 이들)'의 귀환 여부가 관심사다. 김교흥(서구강화갑), 문병호(부평갑), 신학용(계양갑), 한광원(중동옹진) 등 전·현직 의원의 생환 여부다. 이들 모두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덧붙이는 글 | 한만송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 , #황우여, #김성진, #인천국제공항, #송도 영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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