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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민 "보수의 7가지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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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쇄신의 완성이라고 강조한 새누리당 공천은 왜 비판을 받고, 민주통합당이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며 도입한 모바일 투표는 왜 혼란을 불러왔을까.

최근 <정치의 몰락>을 쓴 정치컨설팅 'MIN'의 박성민 대표는 지난 8일 생중계된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서 현 정치권 공천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박 대표는 정치권을 겨냥해 현재 공천은 쇄신도 개혁도 아닌 '엿장수 마음대로'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치의 공천하는 걸 보면 이건 쇄신도 아니고 민주주의도 아니고 개혁도 아니고 그냥 엿장수 마음대로 하는 거예요. 정당에 공천을 신청했으니까 공천을 받아야 될 것 아닙니까. 그래서 (후보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한다고 합니까, 경선을 한답니까?'라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대요. '여론조사로 결정한답니까?'해도 그것도 잘 모르겠대요."

또한 박 대표는 박 위원장이 전국을 돌며 진행 중인 '감동인물찾기 프로젝트'를 의식한 듯 정치권이 전국 노래자랑식으로 정치에 의지도 없는 사람을 끌어들이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K-POP 전사들을 키워내는 연예 기획사도 하다 못해 1년이라도 가수들을 발굴해서 훈련을 시켜서 내보냅니다. 우리 정치권은 그렇게 뽑지를 않습니다. 송해씨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인가요? 재미있는 사람도 있고, 노래 좀 하는 사람도 있고, 춤추는 사람도 좀 있지만, 절대 그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없습니다. 감동 인물 찾으러 다닌다고 다니는데 그렇게 뽑힌 사람들이 정치를 잘할 수 없어요. 의지도 없고, 훈련도 안 됐는데."

박 대표는 민주통합당이 진행 중인 예비후보 경선 모바일 투표에 대해서는 선거 단위가 작아 조직 동원의 위험성이 크다고 꼬집었습니다.

"대통령 선거, 당 대표 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후보들이 알려진 인물이니까 자발적 참여도 가능한데 국회의원 선거 단위로 내려가면 예비후보들이 다 유명한 분들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모바일 선거인단이라는 게 약간 조직동원 되는 측면이 있지 않겠어요?"

정치인들이 포르노처럼 다 알지만 모른 척하는 것은?

정치컨설팅 'MIN' 박성민 대표 <정치의 몰락> 저자와의 대화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정치컨설팅 'MIN' 박성민 대표 <정치의 몰락> 저자와의 대화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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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 대표는 세계화 물결과 SNS 등 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인해 정치 패러다임이 변화했다며 이제 정치에는 조직과 돈 그리고 언론이 중요하지 않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 패러다임이 바뀐 결과가 '박근혜 대세론'을 깬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등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이라는 겁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시민후보가 경선할 때 투표율이 60%. 정당이 아닌데도. 언론도 의미가 없어요. 신문과 방송이 아니더라도 뉴미디어, 개인도 미디어가 있습니다. 돈도 그렇죠. 정치 나가려는 사람이 돈이 필요 없어요. 꼭 필요하면 유시민 펀드, 박원순 펀드 40억 원씩 금방 모여요. 지금 안철수는 개인인데 정당들을 다 흔들어 놓고 있어요. 더 이상 조직과 돈과 언론이 중요하지 않게 됐다는 겁니다. 이 정치의 패러다임에서는."

이어 박 대표는 보수적인 대한민국을 받치고 있던 지식인, 언론, 권력 기관 등 보수의 7가지 기둥이 흔들리면서 보수 우위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담론을 주도하는 학자 중에 보수 학자들이 없어요. 언론도 옛날의 종이 신문이 힘이 있을 때는 보수 언론이 힘이 셌는데 지금은 굉장히 약해졌죠. 뉴스도 선택하잖아요."

또한, 박 대표는 대중은 정치자금에 대해 '고전'처럼 잘 모르면서도 잘 아는 듯이 엄격하게 비판하고 있고, 반대로 정치인은 '포르노'처럼 잘 알지만 꺼내놓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정치인들이 돈 문제를 신경쓰지 않고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도록 비현실적인 금액으로 묶여 있는 정치자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주의 비용이라는 게 있어요. 민주주의는 그렇게 효율성을 따지는 게 아닙니다. 폭력을 배제한다는 데서는 좋지는 비용이 들어간다는 거죠. 저는 돈을 쓰는 게 좋다. 저는 정치자금을 상당히 풀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일반 국민들은 정치자금에 대해서 전혀 모르면서 고전처럼 비판해요. 정치인들은 이걸 포르노처럼 다 알지만 모른 척해요."

박 대표는 이제는 정치인이 국민에게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정치인과 국가가 국민에게 뭔가 해주겠다고 말해야 하는 시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해 분당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살려주셔야 한다고 강재섭 후보는 얘기를 했거든요. 흔히 진보파들도 여러분들이 야권단일후보에게 힘을 몰아줘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 말이 틀렸다고 봅니다. 저는 국가나 정당이나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뭘 해주겠다고 얘기해야지. 그 사람들에게 뭘 해달라고 하는 것은 정치의 기본이 잘못된 겁니다."

박 대표의 저서 <정치의 몰락>에는 지난 60여 년간 주류였던 보수 시대의 종언과 보수와 진보의 대타협을 통한 새로운 체제 구축, 선거 제도 개혁을 통한 '75퍼센트 민주주의' 실현 등 현실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더 나은 정치를 위한 대안이 담겨 있습니다.

<정치의 몰락> 박성민 저자와의 대화 강연 동영상은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TV면과 아이튠스 팟캐스트 '저자와의 대화'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태그:#박성민, #저자와의 대화, #정치의 몰락,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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