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연호 대표(이하 오) : 안녕하십니까 <오마이뉴스> 독자여러분, '이해찬의 정석정치' 열 한번째 시간입니다. 4월 11일 치러지는 19대 총선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자들에 대한 공천 심사작업이 마무리에 들어갔네요. 여야 합쳐 245개의 지역구에서 총 1935명, 평균 경쟁률 7.9명대 1로 굉장히 많은 신청자가 나왔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여러 야권에서도 본격적으로 본선에 진출할 주자를 뽑을 텐데, 예비후보들로서는 그야말로 피 말리는 1~2주간이 되겠습니다.

이해찬 전 총리(이하 이) : 예비후보를 뽑는 것은 아마 이 달 말에 끝날 것이고, 마지막으로 남은 두 사람이 경선하는 작업이 3월에 이루어질 겁니다.

오 : 총리님께서는 그간 의원직에 5번 당선되셨는데, 아시겠지만 공천심사위원으로도 활약하시지 않았습니까. 총 몇 차례였습니까?

이 : 세 차례였지요.

오 : 예비후보도 그렇지만 심사위원들의 입장으로서도 부담이 많으시죠.

이 : 공천이 끝나고 나면 공천받은 사람 이외엔 모두 탈락하기 때문에 예전에 공천 선정까지 맡았던 심사위원들에게 원망이 전부 돌아왔죠. 요즘엔 심사위원의 몫이 줄어 부담이 예전만큼 크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몇 년간 인생을 걸고 출마준비한 사람을 컷오프하는 입장이다 보니 가슴 아플 때가 많죠.

오 : 민주통합당에서 지난 11일 마감한 예비후보들을 전체적으로 보니, 245개 지역구에서 713명이 신청했어요, 경쟁률이 2.91대 1이던데, 이 수치는 어떻습니까? 지난 총선에 비하면 최근 민주통합당의 높아진 인기를 반영했다고 보십니까?

이 : 많이 반영한거죠. 특히 부산이나 경남같이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약하던 지역에선 18대 총선때만 해도 전혀 후보를 못 냈는데, 그 지역도 이젠 경선에 들어갈 정도가 되었으니 많이 변한 겁니다. 거의 모든 지역구가 다 경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 : 새누리당은 지난 15일 마감되었는데 전체 신청자가 972명에 평균 경쟁률은 3.97대 1 로 민주통합당의 2.9대 1보다는 경쟁률이 더 높네요.

이 : (새누리당이) 약간 더 높은 건데, 수도권은 거의 비슷하고 대구는 9.6대 1, 경북은 5.8대 1, 부산은 5.4대 1등으로 영남지역에 대거 등록했어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높은거고요.

오 : 어찌보면 새누리당뿐 아니라 민주통합당 여야 모두가 우리 당이 당선가능성이 높다는지역에 많은 예비후보를 낸 셈인데요. 새누리당은 광주지역에서 0.63대 1로 경쟁률이 미달되었고, 민주통합당 역시 대구경북지역에서 미달되었지요. 그에 반해 말씀하신 대로 8~9명이 신청한 곳이 있고요. 이렇게 전통적으로 신청 수가 많은 지역은 어떤 특성이 있나요?

이 : 두 가지 중 하납니다. 기존 현역의원의 힘이 약하거나 은퇴한 지역이거나, 자기 당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곳에 많이 몰립니다. 서울 송파병 같은 경우에는 9명이 예비후보에 등록되어 있죠. 그 옆에 성남 수정갑은 당선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고 마침 현역이 없는 곳이라 8명이 들어가 있고요.

오 : 그밖에도 용산, 광진갑, 동대문갑, 중랑을, 마포을 같은 곳도 꼽을 수 있군요. 오마이 본사가 위치한 상암동도 마포을에 속하는데, 8명이나 등록해 있어요. 이 지역은 왜 그렇다고 보시나요?

이 : 마포을은 우선 무소속 강용석의원의 지역구이고 당이 분열된 지역이라 경선에서 후보만 된다면 당선되기 쉽다고 보는 거고, 민주통합당은 현역의원이 없으니까 많이 모이죠.

오 : 이미지가 아주 안 좋네요 새누리당이(웃음)... 마포을은 김유정 의원이나, 학생운동을 했던 정명수씨 등 굉장한 후보들이 많이 모이는 접전지역이겠어요. 그럼 이렇게 많이 신청한 곳도 있지만 단 한 명밖에 신청하지 않은 지역은 왜 그런 걸까요?

이 : 후보자가 다른 사람들과의 경선에서 승산이 없다고 느껴지거나, 아니면 대구경북처럼 민주통합당으로서는 당선가능성이 희박한 곳이겠지요.

오 : 여기 인접한 서대문갑은 우상호 전 의원이 있던 곳인데, 민주통합당에서는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네요. 전 의원의 지역인데도 왜 그렇습니까?

이 : 당내기관이 좋고, 지난번에도 근소하게 떨어졌잖아요. 우상호 의원은 비교적 경쟁력이 강한 후보라 접근을 잘 안하는거죠.

오 : 박영선 최고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거구요. 이번 예비후보들이 신청한 걸 보니까 이색적으로 정동영 의원은 전북 전주에서 강남을로 바꾸어 신청했더라구요. 정 의원의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이 : (정 의원의 경우) 전주에서 부산 영도로 가려다가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있는 지역이라 못 가면서 이전이 좀 늦어졌죠. 그동안 서울 웬만한 지역엔 모든 후보가 다 등록한 상황이라 자기를 희생하는 차원에서 강남을을 선택한 건데, 거기도 전국구 전현희 의원이 하는 지역이라 불가피하게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오 : 전현희 의원은 정동영 의원과 경선해야 하는 상황일 텐데요.

이 : 원칙적으로는 둘 중 하나가 양보되지 않으면 경선해야겠죠.

오 : 정세균, 김효석, 유선호 의원 등 호남 지역구 의원들도 이번에 수도권 및 서울로 옮겨서 예비후보를 등록했단 말이죠. 이 흐름은 어떻게 이해해야 되나요?

이 : 지금 민주통합당에서 '자기들이 확실하게 강한 지역에서는 중진 의원들이 신진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했죠. 그래서 불출마하는 경우도 생기고, 양보하며 더 어려운 지역에 와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서 정세균, 김효석, 유선호 의원 다 그런 입장으로 서울로 온 것이고, 김부겸 의원은 군포를 나와 가장 어려운 대구경북에 간 겁니다. 3선~4선쯤 지난 의원들은 선당후사하는 이런 입장을 가져야 됩니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지요.

오 : 이번에 지역별 경쟁률을 보니, 민주통합당의 경우 부산에서 1.5대 1, 경남에서는 1.76대 1로 나오던데 이 결과는 어떻게 보십니까, 부산-경남지역에서 야권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해도 되는 것입니까?

이 : 그렇죠,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거죠. 지난 지방선거 때는 나가라 해도 다들 안 나가서, 부산지역 시의원과 구의원 후보를 못 구해서 쩔쩔맸습니다. 그때 이십 몇 명이 나갔는데 다 당선될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그런 지역에 경합구도가 생긴 거죠. 몇 사람은 특히 당선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김두관, 김정길 부산시의원의 성과에 이어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 생기고 있는 거죠.

오늘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까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박근혜 대표와 1대1로 붙어도 0.5%정도밖에 차이가 안 난다고 뜨던데 이런 결과 자체가 큰 변화를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 그 전의 박근혜 대세론에 비하면 '격세지감'인 변화이고, 그런 흐름이 부산경남지역에서 조성되고 있는데 그게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가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 : 아까 말씀드린 민주통합당의 예비후보 경쟁률 말인데요. 경남 1.76대 1, 부산 1.5대 1이라는 수치가 단순히 양적인 겁니까, 아님 상임고문의 입장에서 후보들을 보실 때 그들의 질적인 수준도 전보다 향상되었다고 보십니까?

이 : 훨씬 향상되었다고 봅니다. 전에 이 지역에 나가시던 분들은 출마 자체만 결심해도 '나간다'는 평을 받을 정도여서, 일반시민들이 보기에 후보로서 너무 약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쟁이 이뤄질 뿐 아니라 장관 출신이거나 사회적으로 경력이 출중한 분들이 대거 출마하고 있습니다. 옛날에 비하면 질적으로 좋아진 겁니다.

오 : 새누리당의 경우는 이번 공천신청자 명단 발표하면서 비공개 신청자가 27명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민주당의 경우는 비공개신청자가 따로 있나요?

이 : 민주당은 비공개신청은 아예 안 받았습니다. 지금은 신청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당에서 지명해서 전략지구에 배치할 사람들은 있죠.

오 : 새누리당의 경우에는 왜 비공개로 공천신청을 받았을까요?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나요?

이 : 현재 신분이 노출되어선 곤란한 분들이 비공개신청을 하는 편인데, 대개의 경우는 나중에 공천에서 탈락시 명예가 훼손될까봐 신청하죠.

오 : 우리가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지역별로 예비후보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예비후보로 등록된 사람들만이 이번 총선에 출마할 수 있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충분히 시간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예비후보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들 중에 전략공천을 받아서 후보로 나올 인물들도 있는거죠?

이 : 그렇죠, 대개 그런 사람들이 많은거죠.

오 : 그렇다면 지금 대표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인물이 고 김근태 의원의 부인 인재근 여사인데요. 도봉을에 출마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아직 이분은 예비후보 등록이 안 된 상황이란 말이죠. 바로 이런 분들이 전략공천 대상자인 건가요?

이 : 도봉을은 지금 민주통합당에서 아무도 신청을 안 했습니다. 안했다는 얘기는 즉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분위기가 '그 지역은 당연히 인재근씨를 전략공천 해야겠다'인것 같아요. 또 고 김근태 의원의 49제가 지난 16일에 있었죠. 그 전까지는 인재근씨가 예의상 활동할 수 없던 시기라서 49제가 끝나는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인 것 같아요. 당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을 공천하는데 인재근씨는 굳이 김근태 의원의 부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자질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 여성 사회운동의 모범적 역할을 하신 분이기에 당에서도 (인재근씨의) 전략공천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 : 이번에 새누리당이 인재영입 차원에서 석해균 전 선장과 한국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씨 등을 영입했다고 하던데요. 이것도 전략공천의 일환으로 하는 것 같은데 이런 흐름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 : 그 분들은 자기분야에서는 훌륭한 자신의 역할을 해냈지만, 국회의원직은 특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국가전체를 운영할 능력과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자세, 사회과학적인 안목을 지닌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이거든요. 기왕 전략공천을 한다고 한다면 (앞의 인물들보다는) 정치인으로서 마인드가 좋고 통찰력을 가진 분들을 하는 게 좋죠.

오 : 민주통합당의 입장에서도 새누리당처럼 새롭게 전략공천 할 만한 인물을 찾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이 : 지금 비례대표 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일부가 전략공천에 참여하고 있고, 청년비례대표의 경우도 390명 중 48명까지 압축된 상황인데 자료를 통해 보니 그중 전략공천을 낼만한 사람이 여럿 있더라구요. 같이 검토해보고 필요하면 영입도 더 할 예정입니다. 전략공천지역이 그렇게 많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에 대상자를 검토해볼 수 있죠.

그리고 통합진보당과의 단일화를 하려면 통합진보당에서 요구하는 전략공천을 몇 군데 비워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지금 출마준비중인 사람을 설득해서 전략적 배치를 해야 될지도 모르죠. 이러한 문제들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오 : 지금 박원순 서울시장을 탄생시켰던 주역들이 민주통합당에 합류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예비후보로도 신청하지 않은 상황인데 이분들도 '전략공천 배려 케이스'로 남아있다고 봐야 되나요?

이 : 그만한 자격을 가지신 분들이 온다면 고려해야겠죠.

오 : 민주통합당내 인사들 중에 천정배, 박성수 같은 유명 의원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안 한 상황인데, 이제 국회의원을 그만해야 하는 건가요? (웃음)

이 : 천 의원은 본인이 지역구 선정을 하지 않고 당에 공천을 일임하겠다고 발표했고요. 박 의원은 비례대표로 활동 잘 해왔는데 당의 관행이 비례대표를 두 번 하는 예는 극히 드물었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계속 비례대표를 희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역을 전략공천해서 출마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 : 그러면 이제 공천 심사작업이 본격화되는 상황인데, 이 작업이 모두 마무리되려면 언제쯤 되어야 할까요?

이 : 등록일이 3월 22일이니까 3월 15일까지는 일단 마무리되어야 나머지 유인물과 정책자료를 준비해서 준비절차 1주일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공천심사를 해보면 특히 이번처럼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모바일투표를 실시할 때 중간에 사고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때 불가피한 부분의 절차를 다시 밟다보면 거의 선거 전전날까지 늦어지는 경우도 생겨날지 모릅니다. 기본적으로는 1주일 전에 마무리지어야 순조로운 절차를 밟을 수 있죠.

오 : 본격적인 공천심사에서, 예를 들면 마포을에 8명이 신청되면 컷오프를 통해 2명을 국민경선에 내세우지 않습니까. 그럼 2명을 내세우기까지 어떤 방법으로 8명을 심사하게 됩니까?

이 : 선거인단을 20일부터 29일까지 모집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이나 전화, 인터넷으로 접수해서 지역별로 분류해 지역유권자를 확정할 예정이며 8명은 지금 심사중입니다.
지지도가 얼마냐, 정체성이 어떠냐를 알아보려 하는데 지금 지지도는 여론조사를 통해 하고 있고 정체성은 면접으로 확인중입니다. 이 외에 당 실무내에서는 기본자료 분석을 통해 제출된 자료의 법적인 하자 등을 검토하고 있죠. 그렇게 해서 공천 심사위원 15명이 최종적인 토론을 거쳐 2명으로 압축합니다. 이후 3월에 들어가서 경선을 실시하게 되는거죠.

오 : 예비후보들 중 현역의원이 있을 겁니다. 현역의원에 대한 평가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집니까?

이 : 현역의원의 평가는 18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평가와, 현재의 여론 조사결과, 의원들끼리의 '상대적 다면평가'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특히 상대적 다면평가는 소속 의원들 중에서 '아주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몇 명 찍어달라', '아주 못한다고 보는 사람 몇 명 찍어달라' 등의 질문으로 나온 자료를 통해 현역 의원 중 탈락인들을 골라내는 작업이지요.

오 : 20일에 '혁신과 통합'의 상임대표단이 공천심사와 관련해서 성명을 발표했었죠. 핵심내용이 어떤 것이었습니까?

이 : 이번 총선을 위해 시민통합당과 민주당이 통합했을 때, 당초 지분 주장을 서로 안 하기로 했지 않습니까. 그 대신 '모바일 투표를 도입해서 일반 시민의 참여 이끌고 후보자에 대해서는 배심원평가해서 질을 확인하자'는 제안이 있었는데 새누리당이 반대해서 모바일로 할 수 있게 법을 개정하지 못했어요. 그렇게 모바일 참여방식이 제한되기 시작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여론이 덜 반영되고 현역 의원들의 조직 장악력이 커지면 그 곳으로 공천이 쏠릴 수 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정치 신인이나 정책성이 좋은 사람들에게 심사위원들이 좋은 평가를 주게 하라는 요구를 했던 겁니다.

오 : 지금 말씀하신 모바일방식으로 여전히 확인하지만 제한이 좀 높아졌다는 거네요.
이 : 법을 개정해서 정부가 가진 행정전산망으로 거주지를 확인하면 신청한 사람들은 유권자가 다 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확인하지 못하니까 지금 민간신용평가자료로 거주지를 확인하는 상황이거든요. 이때 새롭게 변경된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신청한 사람들이 다 선거인이 안 되고,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은 분들은 탈락하게 될 우려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행대로 민간 신용평가사로 확인하면 법을 개정해서 정부전산망으로 확인했을 때보다 신뢰도가 몇 프로나 떨어집니까?

이 : 몇 프로라 확신은 못 하는데, 회사의 누적된 자료를 가지고 하는 것이라 일부 누락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 : 이번에 여러 가지 기준으로 심사를 할 텐데, '혁신과 통합'의 상임대표단도 성명으로 얘기했고 언론에서도 보도했듯이 '정체성'과 '도덕성'문제가 심사의 핵심문제로 다가서지 않습니까. 그 정체성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김진표 현 원내대표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심히 일고 있습니다. 진보 개혁성향을 내는 목소리 중 상당수는 '김진표 원내대표가 개혁성향과 거리가 머니 공천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 내부 현역의원은 현실론을 미는 입장이라 조율이 어려운데 총리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 김진표 원내대표가 최근 문제제기를 받는 이유는 조용환 헌법재판관 국회동의절차 인준이 무산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민주당이 그 동안 조용환씨를 오랫동안 후보에 추천했었거든요.

야당에 추천할 몫을 주는 이유는 헌법재판소의 다양성을 주기 위해서였으며, 이는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이 표로 부결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기들과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부결을 시킬 거였으면, 처음부터 야당 의원에게 몫을 주면 안되는거죠. 그만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했던 건데, 부결이 되고 민주통합당에서도 10명 이상이 투표에 불참했었죠. 그 바람에 '민주통합당이야말로 100% (조용환 가결을) 관철시키려는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새누리당의 공격을 받으면서 논점이 이상한 데로 가버렸습니다. 새누리당의 행태 자체를 더 문제삼았어야 되는건데 그건 조금 제기하다가 말아버리고, 민주통합당의 의지를 관철하지 못한 것으로 문제를 몰아가는 건 사실상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김진표 대표의 공천을 줄거냐 말거냐'는 사실상 별도의 문제입니다. 따로 심사받아서 다른 의원 평가하듯이 똑같이 평가해서 판단하면 되는 거죠.

오 : 총리님께서 만약 공천심사위원이시라면 김진표 대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셨을 것 같습니까?

이 : 저라면 우선 조용환 재판관 문제를 잘못 처리한 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판단의 미숙함 때문이니 그 부분을 지적했을 겁니다. 그 다음에 김 대표가 그 동안 해온 의정활동을 다면평가를 하고, 여론조사를 통해 그 지역 지지도가 얼마 나오는가를 본 뒤 정체성 부분에서 지금까지 해 온 여러 정치적 발언이나 입법활동을 평가하겠죠. 그렇게 전체적으로 봐서 어느 정도의 일반의원들보다 평점이 아래면 공천을 못 주는 것이고 높으면 공천을 줘야 하는 것이고요. 이렇게 객관적인 지표로 해야 하는 것이지 주관적인 자기 희망으로 하면 안 되는 것이죠.

오 : 트위터나 SNS상에서 '김 대표에게 공천을 주지말라'는 일부 흐름이 있다고 치더라도 냉정히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군요.

이 : 그렇죠. 그런 식으로 공적인 일을 판단해야지, 일시적으로 여론이 '팡 터진' 현상으로 판단하려다 보면 어디로 갈지 모르는 거죠. 공적인 일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조건과 근거를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 겁니다.

오 : 총리님께서 김진표 의원의 정체성을 지켜보셨을 때, '민주통합당 내에 그런 인물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조금 오른쪽에 있는 인물이니 민주통합당을 개혁성향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 : 민주통합당 스펙트럼은 경제관료와 같은 원로들은 중도보수에 가깝고, 개혁적인 세력은 거의 전 민주노동당에 가까운 분들도 있습니다. 다양합니다. 그래야 실제로 당을 유지할 수 있는거죠. 그 스펙트럼 중에서 김 대표는 제가 볼 땐 완전한 오른쪽도 아니고,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딱 가운데쯤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정체성으로 보자면 그분만도 못한 분들도 많죠(웃음). 민주당 성격이 중도보수적인 분부터 중도개혁적인 사람까지 고루 있는 당이니까요.

오 : 일부에서 김진표 대표를 '상습적 인물'로 내세우면서. '김진표를 공천주지 말아야 개혁공천이다'는 주장을 하는 건 총리님께서 보시기엔 포인트가 엇나갔다는 말씀입니까?

이 : 네, 그것은 외려 그걸 부결시킨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없이 공격핀트를 잘못 잡고 있는 거예요. 헌법재판소의 소수 의견은 다양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야당이 추천한 사람들이 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관철시키지 못한 건 김 대표의 잘못도 있지만 사실 새누리당이 훨씬 더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오 : 김진표 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조용환 뿐 아니라 한미FTA때의 자세와 과정까지 보면서 '너무 오른쪽에 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하고 있는데요.

이 : 그건 아닙니다. 한미FTA는 당시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한 것 아닙니까. 당시 민주당은 재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었죠. 일부에서는 전면 폐기해 버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민주당의 당론은 다시 집권해서 재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폐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논점에서 본다면 김 대표가 크게 벗어난 건 아니지만, 막는 과정에서 처절하게 막지 못했던 점들이 좀 아쉬운 대목이죠.

오 : 정리하자면, 총리님께서 만약 최고위원 중 한 명이라면 '김 대표는 정체성으로 보면 민주당의 가운데 정도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 그걸 가지고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하시는 거네요?

이 : 그렇죠. 민주통합당 80명 의원 중에서도 사실 앞으로 정체성만 보고 말한다면 '민주당과 함께 해선 안될 의원'들이 여러 명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본인들도 이번에 안하시려는 것 같고요. 민주통합당은 지금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 '보편적 복지' 등을 내세우며 보다 개혁적인 노선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요. 예전 민주당 플랜에 비하면 많이 개혁적으로 바뀐거죠.

오 : 즉 김진표 대표는 개혁적 민주당 노선과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 그렇죠.

오 : 그렇군요. 또 어려운 문제가 바로 당에서도 도덕성을 강조하시면서 그 기준을 엄격하게 해야 된다는 건데요. 예시로 임종석 사무총장의 경우 지금 재판 계류 중인데, 이런 분들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이 : 그 점에 대해 오늘 '혁신과 통합'에서 성명을 내면서 이렇게 정리한 대목이 있습니다. "확정판결은 아직 나지 않았지만 법률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없이 사실관계가 확인된 경우에는 공천을 해선 안된다"는 말인데요. 무슨 얘기냐면, 대법원 판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가져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검찰 공작이나 어거지를 뒤집어씌우는 경우에도 무죄추정에 의해서 당연히 1,2심에서 무죄가 되니 관계가 없지만, 만약 유죄가 났는데 유죄 중에서도 사실관계로도 충분히 (유죄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난다면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았어도 공천에서 배제해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임종석 총장처럼 본인이 한게 아니나 '보좌관의 관리를 못한 책임'이 있다면 사실의 다툼의 여지가 많이 있는거죠. 그런 부분은 일단 심사에서 배제가 된다 하더라도 이후 심사위원들이 과반수 동의하면 구제할 수 있는 제도로 해야 된다고 봅니다.

오 : 총리님께서 심사위원이라면 이 케이스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 : 이 케이스는 당연히 구제해줘야 하는 케이스죠. 보좌관이 돈받은 것을 알지 못해 관리책임을 묻는다면 어떻게 공직생활을 합니까. 제가 가령 총리실 때만 해도 비서진이 80명 가까이 되었는데, 그 중 어떤 공무원이 돈 받아 먹는 것을 총리가 책임지라고 한다면 도덕적 책임이라면 몰라도 법률적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오 : 자, 그러면 음주운전의 경우도... (웃음) 한 두 번 경력이 있어도 굉장히 불리하던데요.

이 : 감점이죠. 몇 번 이상 하면 탈락이고 기본적으로 감점입니다.

오 : 앞으로 정치할 분들은 잘 감안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웃음). 또, 이번 공천심사에서 중요한 부분이 여성들에 대한 공천원칙이지요. 민주통합당에서는 여성의 15% 정도를 할당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제가 자료를 보니 전체 민주통합당 신청자 713명 중 49명밖에 안 되던데요.

이 : 예, 지역구는 39개인가 그렇습니다.

오 : 그러면 15%일때 여성 신청자 대부분이 공천을 받게 되는 것인가요?

이 : 그 방식이 최종적으로 결정나진 않았습니다. 245개 지역구 중 15%면 37군데를 여성에게 준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여성 단독으로 신청한 지역이 있을 경우 그 후보에게 당연히 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경선 한 데는 당연히 여성후보가 되는 거지만 일단 경선을 해서 37개가 다 채워지지 않을 경우 여성후보를 공천하자는 주장도 있고, 나머지 37개를 채울 수 있도록 여성인재를 더 발굴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 : 그런데 여성의원의 경우 새누리당도 79명 신청자에 그쳤죠.

이 : 새누리당은 공천비율 30%로 73개 지역인데, 신청자는 고작 77명이니까 민주통합당보다도 더 어려움을 겪는 상황입니다.

오 :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나 여성신청자는 각각 전체 신청자의 10% 미만, 6-7%정도만 된다는 건데요. 이렇게 양 당이 여성에 대한 전략적인 지원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후보가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 비례대표의 경우는 (여성 비율을) 반반씩 배정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비례대표직에 여성들을 많이 진출시키는데, 비례대표가 아니 실제 지역구에서 많이 활동하려면 평상시에도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럴 수 있으려면 당연히 활동비도 들어가고 사무실도 있어야 되고, 여러 모임에 참석해서 활동도 해야 할 시간도 있어야 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여성이 그런 활동을 하기엔 아직 우리 사회의 기본적 조건이 여러 가지 점에서 좋지 않죠. 아직은 여성 정치자원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이런 문제는 단계적으로 잡고 나가야 하는데, 아직 유럽이나 동남아에 비하면 우리가 비율이 약한 편입니다.  그래서 비례대표로 27명의 여성이 당선되었는데도 그 분들이 지역구로 진출하는 비율은 굉장히 낮아요. 그래서 그걸 통해 정치활동을 해서 지역구로 진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만들어져야죠.

오 : 이번에 마포을에 도전하는 민주통합당 김유정 의원도 비례대표를 하다가 지역구 의원으로 나선 경우죠.

이 : 네, 그런 의원들이 많아져야 여성들이 비교적 쉽게 정착해나갈 수 있죠. 지역구에 바로 당선되는 예는 많지 않습니다. 민주통합당 박영선, 이미경 같은 의원들도 전부 비례로 시작해서 지역으로 진출하신 분들이죠.

오 : 지금까지 공천심사위에 대한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는데요.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여론조사나 내부 심사를 통해 비교적 전통적인 방법으로 심사하는 것 같고, 민주통합당은 국민참여 경선을 하지 않습니까. 20일부터 참여경선 참여할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난 번 시간에 총리님께서 100만 명 참여를 예상하셨는데 지금 예상은 어떻습니까?

이 : 지난 대표경선에 64만 명이 참여하실 때,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민주통합당에서 그 분들에게 다시 각 지역구 경선에도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해드렸습니다. 그 중에서 상당수가 참여하실 거고요. 그리고 각 후보들이 지금 모바일로 참여하라고 권유하는 분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250개 지부에서 한 명씩만 참여해도 100만 명은 되지 않을까하는 전망을 해보죠.

오 : 이번에도 전화신청, 인터넷신청, 모바일신청도 다 가능하고요. 지금 보시는 화면 아래 선거인단 자막정보가 들어갈 것 같은데요.

이 : 1688-2000번입니다(웃음). 전화 신청도 되고, 인터넷도 됩니다. 다만 지난번에 현장참여가 있었으나 이번 현장접수는 없습니다.

오 : 제가 20일날 1688-2000번으로 두 번이나 전화했었는데 접속자가 너무 많아서 통화중이라고 나오더라고요. 정말 많아서 그런 건지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아서 그런 건지(웃음), 아무튼 관심 있는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이제 남아있는 시간 동안은 야권연대에 다들 관심이 많으니 이 부분을 짚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라는 큰 야권 2당 사이 총선연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데, 20일에 보니 민주통합당 27개 지역구 예비후보들이 당사에 와서 일종의 항의성 선언을 발표했더라고요. 왜 이렇게 통합진보당에 전략공천을 내주려 하느냐는 건데, 2당간 연대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준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현재까지 얼마나 일 진척이 되어있는지요?

이 : 그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사이에 1:1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논의 및 주장을 많이 해 왔습니다. 최근엔 각 당 협상단이 만들어져서 지난주부터 협상을 시작해 통합진보당에서 요구하고 있는 지역이 어느 정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런 현상들이 발생한 건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공통분모는 바로 '통합'입니다. 결국 새누리당과 경쟁해서 이기려면 '야권 단일후보가 되어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찍어주며 야권이 과반수를 넘길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국민들의 여론 아닙니까.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야권 단일화하면 찍어주겠다'는 반응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요.

그런데 서로 협상을 하면서 양보할 땐 통합진보당 후보가 당선 가능한 후보여야 할 것 아닙니까, 가능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지요. 경선을 안 하니까 전략공천해서 통합진보당에 무조건 양보하면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버릴 우려가 있고, 이때 잘못하면 이길 수 있는 지역을 지게 되는 곤란한 상황이 생깁니다.

그리고 예전과 달라서 지금은 15%이상을 얻으면 선거비를 90%이상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자기 돈이 별로 안 들어가요. 그래서 15% 이상을 얻을만한 사람들은 안 뺏기려고 하고, 이담에도 출마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거든요. 그런 어려움 때문에 민주통합당에서도 양보하는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로 설득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로 내부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내부단일화가 되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작업이죠.

단일화가 안 돼서 떨어지는 지역이 수도권에서 분명히 많이 생길 겁니다. 그래서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의 표차이가 5% 정도밖에 안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어요. 만약 이때 통합진보당 후보가 나와서 5%이상을 뺏어가게 되면 상당수 지역들이 전부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전체집권을 위한 야권 과반석 확보'를 전략적 기조로 깔고, 필요한 것들은 최고위원들이 과감하게 결단해서 양보할 것을 양보하고, 안될 것은 빼고. 출마준비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설득하는 등 이번주 안에는 결연한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오 : 설득과 양보, 과감과 결단인가요. 복잡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만 결국 몇 석을 통합진보당에게 양보할 것인가가 문제네요.

이 : 그게 핵심이죠.

오 : 총리님 보시기에는 몇 석 정도나 양보할 것 같으신지요?

이 : 그거는 통합진보당에서 내놓는 명단을 보아야 알아요. 객관적으로 그 명단을 보면 당선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알게 되겠지요. 그냥 양보했다가 져 버리면 소용없는 일이니까요. 명단을 보고 공동여론조사를 해 봐야 양보하면 당선되겠다, 양보했다가 거꾸로 안 되겠다 판단이 나오는 것이기에 구체적인 명단이 먼저 나와야 합니다.

오 : 현재 물밑에서 작업을 펼치는 듯한데 통합진보당은 현재 몇 석이나 요구합니까?

이 : 통합진보당은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다만 내부적으로 이뤄지는 이야기가 밖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몇 석인지는 저도 모르지만 합리적으로 두 자리 숫자를 요구하리라고 봅니다. 당의 관점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른바 이명박 정권 하에서 우리가 겪어온 여러가지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권을 교체해야 하고 그러려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계신 분들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크게 보고 판단해야죠.

오 : 이번 주가 제일 중요하겠네요.

이 : 네, 최종적으로는 최고위원들이 결단을 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이죠. 말하자면 자기 인생을 걸고 이번에 출마하려고 4년, 8년씩 준비해온 사람들에게 '1:1 연대를 위해서 나가지 말라'고 한다는 것이 인간적으로 얼마나 괴로운 일입니까, 그중 안면까지 있는 분들께는 정말 못 할 일입니다.

공천심사를 할 때는 한군데에서 막 몰려오니 호텔 같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하거든요. 한번은 공천심사를 끝내고 새벽에 나오는데 (한 의원이) 옆에서 확 내 앞에 나타나더라고요. 왜 나를 떨어뜨렸느냐면서. 앞에 나타나서 설득했어요. 어쩔 수 없이 공적인 결정이다 보니 그런 고통을 감내해야 할 때가 있어요.

오 : <이해찬의 정석정치>는 4.11 전까지 총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해야 할 텐데요. 마무리 전에 총선과 관련한 몇 가지 질문 드리고 끝내겠습니다. 부산지역에서 문재인과 문성근 의원이 투톱으로 앞서면서 민주통합당 선거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한편으로 아직은 그렇게까지 뜨겁게 달아오르지는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의원 정도만 안정으로 당선될 것 같고 나머지 의원들은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 : 원래 선거는 서로간에 과장도 하고 엄살도 해 가면서 치르는 것이거든요. 제가 보기엔 이른바 문성길(문재인-문성근-김정길) 분들은 비교적 전망이 괜찮아 보이고요. 김해을의 김경수 의원, 근소하게 지난번 떨어진 최인호 의원, 현역인 조경태, 김영춘 의원같은 이런 분들도 괜찮은 것 같고 다른 지역도 몇 군데 더 있지요.

아직은 해당 지역에 새누리당 후보가 누가 나올지, 후보간 구도가 안 짜여 있고 3월에 들어가서 이루어지는 이번 총선의 성격 규정도 아직 나지 않은 상황이라 판단하기가 좀 이르죠. 3월 초에 공천작업 끝나고 나서 선거의 성격이 형성되면 그때부터 여론이 상당히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망이) 일주일 단위로 변해가요.

오 : 그동안 선거를 많이 치루어 보신 입장에서 예측해 보신다면, 본격적으로 성격규정이 되고 '바람이 분다'는 판도가 형성되려면 4월 11일 전 언제쯤으로 전망될까요?

이 : 대개 3월 말 경쯤 가야 판세가 어느 정도 나올 겁니다. 3월 29일 공식선거일이 시작되는데 그때부터 판세가 나온다고 봐야죠. 지금은 유권자들이 누가 나오는가를 좀 지켜보고 있는 단계거든요. 어느 당이 앞으로 혁신적으로 하는가를 지켜보는 중이고 그 결과가 3월 중순쯤 나올 텐데 그걸 보고 판단하기 시작해서 3월 말쯤 가야 선택하게 됩니다. 지금은 주목하고, 3월 중순에 판단하고 3월 말에 가면 선택하게 되는 거죠.

오 : 그러면 지금 흐름에서 봤을 때는 아직 공천이 안 끝났으니 판단하기 이른 시점일 수 있겠는데요, 그러나 정치에 고견이 있으신 총리님 입장에서는 애초에 설정하신 민주통합당의 야권의 목표와 견줘 봤을 때 이번 총선의 관망을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이 : 두 가지가 되냐 안 되느냐에 따라서 전세가 갈라질 겁니다. 첫번째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 단일화구도가 되느냐 아니냐입니다. 이건 이 달 말경이면 드러나는 거지요. 그리고 두번째는 민주통합당 공천이 얼마나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할 정돌 혁신적이냐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잘 이루어지면 야당이 과반수를 넘기는 상황이 오고, 이 중 한 가지만 잘 안되도 과반수를 넘기기는 매우 어려울 겁니다.

오 : 1:1구도를 함께 만드는 건 바로 이번 주가 관건이라 하셨습니다. 민주통합당의 공천혁신에 대해서는 국민참여 경선과 같은 공천의 방법적 측면과 또다른 한편 내용적으로 얼마나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하는지가 문제가 될 듯한데요. 지금 총리님께서 보시기에 예비후보들의 역량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예비후보들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점수를 주자면 얼마나 주실 수 있을까요?

이 : 지금 등록한 예비후보들은 좋은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결국 둘로 압축할 땐 혁신성이 반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 결과를 보고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거든요. 옛날 모습보다 큰 발전이 없다고 공천결과가 별로 좋은 평가를 못 받으면 매우 어려워지겠지요. 그래서 공천심사위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결과가 2월말이나 3월초에는 나오는데, 지금으로부터 열흘도 안 남은 시점에 공천심사위원들이 밤을 새워서라도 2배수로 압축해야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오 : 오늘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민주통합당이 한명숙 대표체제로 출발한 지 한 달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같이 총리도 하신 분이기 때문에 굉장히 옆에서 잘 지켜보셨을 텐데, 진보개혁성향의 언론들로부터는 (한 대표 체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보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총리님께서 보시기엔 이 언론보도가 한달만에 너무 가혹하게 나오고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현재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민심과 실제로 동떨어져 있는 건가요?

이 : 전체적 흐름은 나쁜 것 같지 않은데, 진영이 정비되어 '단일성' 집단체제일때는 대표가 최고결정권을 갖고 있지만 지금 민주통합당의 상태는 단일성이 아닌 그냥 집단체제 상태라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즉 대표성의 순위만 있는 거지 공동 집단절차이기 때문에 6명간 서로 합의되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합의과정에 시간이 걸리고 견해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죠.

전체적으로 공천 외부심사위원회 구성 같은 점을 봤을때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가고 있고요, 다만 단일성 집단체제와 같은 응집력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아까 촉구한 그 결단이라는 것이 집단제도체제에서는 당선된 6명이 공동으로 결정을 해야 하니까 전체 최고위원들의 응집력이 약하지 않나 싶습니다. 즉 단일일 때보다 어떻게 함께할 결단을 해낼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시금석이죠. 그런 점 때문에 현재까지의 평가보다는 공천마무리, 3월 초 비례대표 선정까지의 결과를 보고 대표체제를 판단해야지 한 달 가지고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오 : 네, <오마이뉴스> 독자여러분. 오늘 '이해찬의 정석정치'에서는 공천심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해보았습니다. 4.11 총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요. 2주후 열 두번째 시간에서도 총선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어보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김지수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이해찬의 정석정치, #공천심사, #오연호, #이해찬 전 총리, #민주통합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