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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홍합. 개운한 국물 맛으로 겨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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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술안주로 홍합만 한 것도 없다. 푸지고 값도 비교적 싸기 때문이다. 이 홍합은 겨울날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는데 그만이다. 국물 맛이 시원하고 개운하다. 게다가 요리도 쉽다. 큰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이다가 홍합을 넣으면 그걸로 끝. 따로 손질하거나 간을 맞출 필요도 없다. 정 서운하면 국물을 담을 때, 파를 썰어 넣으면 충분하다.

그 홍합을 찾아간다. 전라남도 여수 겨울 바닷바람이 살을 엔다. 여수시 소호동 바닷가. 홍합 작업장이 줄지어 서 있다. 여기저기 화목 난로가 열기를 품어대고 있다. 작업장은 홍합을 선별하고 까느라 분주하다.

홍합은 가막만에서 채취한다. 가막만은 청정해역이다. 채취한 홍합은 배에서 깨끗한 바닷물로 먼저 씻는다. 이렇게 씻은 것을 작업장으로 가져와 다시 다듬는다. 그리고 기계에 넣어 한 번 더 씻고 선별한다. 이렇게 선별장을 거친 홍합은 여행길에 오른다. 화물차를 타고 전국을 누빈다. 그중에서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많이 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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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민들이 가막만에서 홍합을 채취하고 있다. 청정 가막만은 홍합의 주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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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합 선별장. 채취된 홍합한 바닷물에서 1차 세척 뒤 선별장으로 옮겨져 다시 한 번 세척시킨 뒤 선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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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은 지금이 가장 맛있다. 살이 통통한 덕이다. 홍합의 암수는 알의 색깔에 따라 구별된다. 붉은색을 띤 건 수컷, 하얀색은 암컷으로 나뉜다. 맛의 차이는 없다. 지금 같은 겨울에 먹는 홍합은 시원한 국물 맛을 최고로 친다. 여름철에는 육질을 즐긴다.

다른 조개류보다 값이 싸지만, 영양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오장을 보하고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한다"고 <동의보감>에 나와 있다. 홍합은 지방이 적고 비타민과 칼슘,·철분 등이 풍부하다. 타우린, 베타인 성분도 많이 들어있다. 간에 쌓인 독을 풀어 주어 숙취도 없애준다. 술꾼들이 특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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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합 채취. 어민들이 가막만에서 홍합을 채취, 운반선에 옮겨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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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합 선별장. 여수 쌍봉마을 바닷가에 홍합선별장이 줄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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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홍합 생산량의 40%가 여수에서 나온다. 홍합 소득은 해마다 400억 원. 올해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많은 편이다. 생산어민 입장에서 가격도 좋다. 22㎏ 1망에 1만 4000~5000원 정도 한다. 가격이 좋을 땐 2만8천 원까지 갔다. 

끓이면 끓일수록 우러나는 뽀얀 국물이 진국인 홍합탕. 국내 처음으로 친환경 수산물 인증도 받았다. 이런 연유로 홍합 맛을 아는 사람들은 '여수홍합'하면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상인들도 여수산이라면 더 이상 묻지 않을 정도다.

"다른 지역에서 패류 독소에 걸려 출하를 못 할 때가 있어요. 그렇다고 우리 여수홍합이 비싸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그만큼 소비가 줄죠. 여수홍합은 안심해도 된다고 목이 터져라 외치는데, 똑같이 취급을 해버리더라고요. 정말 환장할 일이죠."

이승주(53) 쌍봉 어촌계장의 한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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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합 한 망을 들어보이는 이승주 쌍봉어촌계장. 그는 가막만에서 20년째 홍합을 양식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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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홍합. 세척 과정을 거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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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생산자들은 여수홍합주식회사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생산에서 가공,·판매까지 일원화하기 위해서다. 이미 어업인 설명회까지 마쳤다. 지금까지 70명으로부터 6억 원의 출자의향서도 받아놓았다. 전남도와 여수시에서도 반기고 있다.

주식회사가 설립되면 여수홍합에 대한 대접도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유통업자에게 매달렸던 판매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부가가치 높은 가공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브랜드화도 가능할 것이다. 어업인들의 소득이 높아질 것은 당연한 일. 여수홍합주식회사 설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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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하 준비. 홍합 생산어민이 세척과 선별을 끝낸 홍합을 들고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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