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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봉녕사 경내에 자리하고 있는 약사전
▲ 약사전 수원 봉녕사 경내에 자리하고 있는 약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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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248에 소재한 비구니의 요람 봉녕사. 경내 약사전 안에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2호로 지정된 탱화가 있다. 탱화란 천이나 종이에 그림을 그려, 족자나 액자의 형태로 만들어서 거는 불화의 한 종류이다. 약사전 안에는 2폭의 탱화가 안치되어 있는데, 신중단에 모셔둔 신중탱화 1폭과, 현왕단에 모셔둔 현왕탱화 1폭이 그것이다.

이 중 신중탱화는 중앙을 중심으로 우측 벽에는 신중탱화가 걸려 있고, 좌측으로는 현왕탱화가 걸려 있다. 신중탱화는 고종 28년인 1891년이 화사 광조가 그린 것이며, 현왕탱화는 화폭 아래쪽에 기록하기를 고종 15년인 1878년에 화사 완선이 제작하였다고 적고 있다.

약사전에 모셔진 약사불. 우측 벽에는 신중탕화가 좌측 벽에는 현왕탱화가 걸려있다
▲ 약사불 약사전에 모셔진 약사불. 우측 벽에는 신중탕화가 좌측 벽에는 현왕탱화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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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열과 채색이 우수한 신중탱화

이 두 폭의 탱화는 일괄 지정이 되었으며, 신중탱화는 가로 168㎝, 세로 178㎝의 크기로 비단 바탕에 채색하였다. 신중탱화는 위쪽에는 제석과 범천이 무리를 거느리고 있는 모습을 그렸으며, 아래쪽 중앙에는 투구를 쓴 위태천을 중심으로 팔부신장과 용왕, 금강상 등을 그려 놓았다.

약사전에 걸린 신중탱화 고종 28년인 1891년이 화사 광조가 그린 것이다
▲ 신중탱화 약사전에 걸린 신중탱화 고종 28년인 1891년이 화사 광조가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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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중탱화는 각 상들의 배열과 채색이 우수한 조화를 이룬다. 탱화에 그려진 제석과 범천은 석가모니를 보좌하는 보살로,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의 성격을 띠고 있다. 위태천은 남쪽을 지키는 팔부신중인 여덟 장군 중 하나로, 역시 불법을 수호하는 신장이다. 위태천의 오른편에 검은 망건을 쓴 인물은 우리 고유의 산신신앙을 의인화한 산신이다.

신중탱화는 부처나 보살보다는 낮은 신격들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우리 민간 신앙의 가치관을 잘 드러내고 있다. 더욱 당시에는 이미 우리 토속적인 신앙이 불교와 습합이 되어,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신중탱화에 그려진 신중
▲ 신중탱화 신중탱화에 그려진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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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탱화의 상단
▲ 탱화 신중탱화의 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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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후에 유행한 현왕탱화

봉녕사 약사전에 걸린 현왕탱화는 보기 드문 불교 탱화이다. 현왕탱화는 가로 131㎝, 세로 104㎝의 크기로, 역시 비단에 채색하였다. 현왕탱화는 주로 19세기 이후에 유행했던 그림으로서, 사람이 죽은 지 3일만에 재판을 하는 현왕과 그 무리들이 묘사되어 있다. 이는 시왕도(十王圖)와 거의 비슷한 배열을 하면서, 시왕도에서 보이는 지옥 장면만 생략한다.

이 그림 역시 중앙에 현왕인 염라대왕을 중심으로, 좌우에 판관과 녹사 등을 배치하였다. 약사전에 함께 걸려 있는 다른 탱화들과는, 구도나 채색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당시 탱화연구에 소중한 자료로 평가를 받고 있다.

약사전 좌측 벽에 걸려있는 현왕탱화
▲ 현왕탱화 약사전 좌측 벽에 걸려있는 현왕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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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탱화 연구에 소중한 그림

신중탱화의 화면을 이분하여 위쪽에는 제석을 그렸는데, 제석은 불법의 수호신이며 석가불을 옆에서 보좌하는 협시보살이다. 또한 범천 역시 불법의 수호신이며 석가불을 보좌하는 협시보살로, 승려가 수행시 번뇌를 떨치는 데 사용하는 불자를 쥐고 있다.

아래쪽 중앙에 위태천은 남쪽을 지키는 사천왕 남방증장천의 여덟 장군 가운데 하나로, 불법을 수호하는 신장이며 그를 중심으로 한 팔부신장은 불법을 지키는 여덟 명의 장수를 말한다. 천(天)과 용(龍), 야차(夜叉)와 건달바(乾달婆), 아수라(阿修羅)와 가루라(迦樓羅), 긴나라(緊那羅)와 마후라가(摩喉羅迦) 등이다. 그림의 표현 수법은 신중의 배열과 채색의 조화 등에서 전체적으로 우수함을 느낄 수 있다.

탱화의 상단에는 염라대왕이 현왕인 그려져 있다
▲ 현왕 탱화의 상단에는 염라대왕이 현왕인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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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왕탱화의 아래쪽에는 판관 등이 그려져 있다
▲ 현왕탱화 현왕탱화의 아래쪽에는 판관 등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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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탱화. 하지만 봉녕사의 탱화는 일반적인 탱화에서 보기 드문 현왕탱화가 걸려 있어 색다르다. 2011년 12월 6일 봉녕사에서 거행된 묘엄스님의 다비식 날 들렀다가 촬영을 하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인터넷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봉녕사, #신중탱화, #현왕탱화, #유형문화재,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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