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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구아스'는 돌기가 온 잎을 다 덮고 있는것이 특징이다. 뿌리 없는 아이를 데리고 와서 3년쯤 키웠더니 아이(정면에 보이는 작은 봉우리)를 낳았다.
 '링구아스'는 돌기가 온 잎을 다 덮고 있는것이 특징이다. 뿌리 없는 아이를 데리고 와서 3년쯤 키웠더니 아이(정면에 보이는 작은 봉우리)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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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이 한번쯤 길러보지 않는 가정이 없을 거예요. 알고 기르든 모르고 기르든 80~90%의 가정에서 기르고 있죠. 이중 한 50~60%의 사람들은 알고 기르는 부류가 꽤 많습니다."

다육전문가, 내지는 다육의 허준으로 불리는 엔젤다육사랑 이삼진(41세)씨의 말이다. 요즘 아파트 베란다에서 누구나 한번쯤 길러 봤을 법한 열대식물이다. 하지만 향기나 화려함이 없기 때문에 유심히 바라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가시 없는 선인장. 그의 이름은 바로 다육이다.

엔젤다육사랑 농원을 운영하는 다육전문가 이삼진(41세)씨가 다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엔젤다육사랑 농원을 운영하는 다육전문가 이삼진(41세)씨가 다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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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다육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직장동료를 통해서다. 동료가 인터넷으로 다육을 주문해 열정을 쏟는 것을 보면서 관심을 끌었다. 우연한 기회가 그녀를 다육마니아로 변신케 한 것. 죽었던 다육도 그녀의 손만 거치면 다시 살아난다는 소문을 듣고 그 현장을 찾았다. 40여 평 남짓한 비닐하우스에는 한창 월동준비로 분주했다. 날씨가 추워지자 연료비가 많이 든다며 연탄난로를 하나 더 설치 중이었다.

그녀는 다육을 '아이'라고 표현했다. 아이를 키울 때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야 하듯 다육역시 자식을 키우는 심정으로 키워야 다육이 죽지 않고 잘 산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다육도 자식이라는 부모의 심정이랄까.

다육을 알기 전 초록이(꽃이나 나무 종류)를 기르던 그녀가 다육사랑에 빠진 것은 우울증 때문이었다. 한때 병원에서 우울증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다육을 만나게 된다. 화려함도 없는 것이 보면 볼수록 신기함이 묻어났다. 모난 것 같으면서 관심을 끄는 다육은 키우는 재미를 더했다.

정성을 쏟았더니 무럭무럭 잘 자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마침내 자신이 앓고 있던 우울증도 완치되었다. 말로만 듣던 다육이 정신건강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하면서 더 심취되어 갔다. 다육은 과연 어떤 효능이 있는 걸까?

'메시칸파이어브레이크 철화'는 잎이 보라색과 붉은 색이 어우러졌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철화다.
 '메시칸파이어브레이크 철화'는 잎이 보라색과 붉은 색이 어우러졌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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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은 예뻐서 기르는 사람도 많지만 다른 식물과 다르게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시작하는 사람이 참 많아요. 다육을 키우면서 위로 받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도 치료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나이든 어른들은 치매예방에도 좋아요, 외래어로 된 그 이름을 외우다 보면 머리회전이 되기 때문이죠."

그녀가 본격적으로 다육을 안 지는 6년째다. 다육에 전념한 지 1년 만에 다육의 생리를 터득한 그녀는 3년 전부터 철화를 수집해 키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가게를 오픈한 지 2개월이 지난 다육정원도 갖추었다. 다육을 삶의 터전으로 접목시킨 것이다.

'샤이닝펄 철화'는 원몸을 유지하면서 몸을 꽈면서 자라는것이 특징이다.
▲ 좌측은 '샤이닝펄 철화 앞이고 우측은 뒷모습이다. '샤이닝펄 철화'는 원몸을 유지하면서 몸을 꽈면서 자라는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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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은 번식력이 강하지만 선인장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없다. 다육의 가장 큰 특징은 얼굴이 없다는 것이다. 잎이 나고 꽃이 피는 것을 얼굴이라고 부르는데 얼굴이 없이 이어지는 변종을 '철화'라고 부른다. 이 같은 변종이나 희귀종인 철화에 빠진 사람들이 다육마니아들이다. 철화의 가격은 수백만 원대를 호가한다.

일명 마틴대품이라고 불리는'마틴군생'은 몸에서 아이를 둘러 내고 자라는 것이 매력이다.
 일명 마틴대품이라고 불리는'마틴군생'은 몸에서 아이를 둘러 내고 자라는 것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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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그녀가 소장하고 있는 다육종류는 약 800여 가지다. 다육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먼저 위에서 봐야 한다. 그래서 다육사진도 위에서 찍어야 한단다. 그녀가 소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다육 몇 가지를 묻고 설명을 들어봤다.

'링구아스'는 돌기가 온 잎을 다 덮고 있다. 마니아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다육이 바로 그것. 이 아이는 잎이 오무라드는 것이 특징으로 희귀종이다. 희귀종은 원래 새끼를 안 낳는데 그녀는 뿌리 없는 아이를 데리고 와서 3년쯤 키웠더니 아이를 낳았다. 틀림없는 돌연변이다.

'원종에보니'는 인기가 높아 누구나 가지고 싶어한다. 어려서부터(우측은 어린사진)검은 손톱을 바짝 세우고 잎 자락은 검붉은 색으로 물들인다
 '원종에보니'는 인기가 높아 누구나 가지고 싶어한다. 어려서부터(우측은 어린사진)검은 손톱을 바짝 세우고 잎 자락은 검붉은 색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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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칸파이어브레이크 철화'는 잎이 보라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철화다. 다른 철화들은 몸을 꼬면서 자기 몸을 찢으며 몸에서 가지를 내는 것이 특징이지만 '샤이닝펄 철화'는 원몸을 유지하면서 몸을 꼬면서 자라는 아이다.

'시트리나 철화'는 철화를 기르는 사람들이 한 개씩은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일반화된 철화다.
 '시트리나 철화'는 철화를 기르는 사람들이 한 개씩은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일반화된 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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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군생'은 일명 마틴대품이라고도 한다. 몸에서 아이를 둘러 내고 있는 것이 매력이다. 현재 마틴은 수입이 들어오지만 아직 고가다. '원종에보니'는 인기가 높아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하는 아이다. 어려서부터 검은 손톱을 바짝 세우고 잎 자락은 검붉은 색으로 물들인다.

'에오니움 철화'는 생얼이 없는데 생얼이 잘 발달된 것이 특징,현재는 물이 빠졌지만 물이 들면 우아하다.
 '에오니움 철화'는 생얼이 없는데 생얼이 잘 발달된 것이 특징,현재는 물이 빠졌지만 물이 들면 우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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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리나 철화'는 철화를 기르는 사람들이 한 개씩은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 목대도 좋고 철화의 모습이 군데군데 발달된 게 매력이다.

다육업자들이 지어낸 이름인 '만물상'의 매력은 이름 봄과 이른 가을 1년에 꽃이 2번 피고 진다.
 다육업자들이 지어낸 이름인 '만물상'의 매력은 이름 봄과 이른 가을 1년에 꽃이 2번 피고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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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꽃 이름인 '만물상'은 다육업자들이 지어낸 이름이다. 만물상의 매력은 이름 봄과 이른 가을 1년에 꽃이 2번 피고 진다. 지금은 꽃이 졌지만 꽃이 피고 있을 때 잎이 떨어지고 새순이 난다. 꽃이 지면 하얀 가시모양이다. 오래될수록 하얀 가시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선인장과에 속하는 다육(多肉)은 생명력이 강한 식물로 잎 하나만 던져놔도 그 잎에서 얼굴이 나와 잘 자란다.
▲ 잎을 따다 심어놓은 데서 자라난 다육의 모습 선인장과에 속하는 다육(多肉)은 생명력이 강한 식물로 잎 하나만 던져놔도 그 잎에서 얼굴이 나와 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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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보통 1000원에서부터 900만 원대를 호가하는 다육도 있다. 선인장과에 속하는 다육(多肉)은 말 그대로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 잎 하나만 던져놔도 그 잎에서 얼굴이 나와 잘 자란다.

때문에 다육은 기르는 방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기를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노하우를 알지 못하면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정성을 들인 것과 반대로 비실비실 말라 죽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녀가 전하는 다육 기르기 노하우는 과연 무엇일까?

"다육은 3가지 조건만 맞으면 잘 자라요. 햇빛, 물, 공기거든요. 나의 비법은 첫째는 흙이고 둘째는 다육 크기에 맞는 적절한 화분 선택입니다. 특히 다육에 맞는 흙의 선택은 다육의 목을 크게 하고 대품으로 성장하게 하죠."

다육은 물을 많이 주어 죽지 물을 적게 준다고 죽는 경우는 드물다. 다육을 기르면서 명심해야 할 것은 분갈이를 하면 반드시 3일 후에 물을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날에는 물을 주면 안 된다. 잎에 물을 머금고 있다가 추운 날씨로 얼어버리기 때문이란다. 이삼진씨는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겨울철은 작은 아이는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주고, 큰 아이는 보름에 한 번 줄 것"을 당부한다.

다육전문가 이삼진씨는 "다육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고가의 아이들을 접하기 보다는 국민이(위1-연봉, 위2-흙괴리,밑1-프리티,밑2-석연화 등)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다육전문가 이삼진씨는 "다육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고가의 아이들을 접하기 보다는 국민이(위1-연봉, 위2-흙괴리,밑1-프리티,밑2-석연화 등)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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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삼진씨는 "다육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고가의 아이들을 접하기보다는 국민이(연봉, 흙괴리, 프리티, 석연화 등)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예쁘다고 고가의 아이가 욕심이 나서 비싼 것을 키우다 죽으면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면서 "반드시 국민이부터 시작해 다육 기르는 법을 터득한 후 고가의 아이들을 길러보는 것이 다육을 접하는 순서다"라고 초보자들에게 조언한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다육, #엔젤다육사랑, #이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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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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