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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1970년대 식량증산의 혁명을 가져온 '녹색혁명'은 식량부족에 허덕이던 개발도상국가들에게 비약적인 농업 생산성의 증대를 가져왔다.우리나라도 이른바 '보릿고개'를 이때 벗어나게 되었고, 1970년대 후반에는 쌀을 자급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 흰 쌀밥을 배불리 먹어본 것도 이때였다. 그 전까지는 새까만 보리밥이나 쌀, 콩이 한 줌 들어간 잡곡밥과 밀가루 수제비가 주식이었다.

내가 먹는것이 바로 나 표지
 내가 먹는것이 바로 나 표지
ⓒ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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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으로 식량이 증산되고 작물의 품종개량을 통해 수확량을 늘리는 등의 농업기술의 발전과 함께 세계의 굶주리는 사람들의 배고픔을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엄청난 성과였지만, 석유농업이라고 할 만큼 절대적으로 석유자원에 의존한 공해농업이기도 해서 맹독성 화학농약과 비료를 끊임없이 뿌려야 했기에 심각한 환경오염과 식품의 안전성 문제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한미FTA 비준으로 우리나라의 농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란 것을 두고는 이견이 없다. 반대로 우리나라에 농축산물을 수출하는 미국의 기업은 이득을 가져갈 것이다. 우리 농업이 어떻게 피해를 보고 미국은 자국의 식량을 자급하고도 남을 만큼 농축산물을 정책적으로 보호육성하여 무역상품으로 만들었는지와 먹거리를 통해 다양한 정치·경제사회와 자연과의 관계를  중·고등 청소년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과 함께 중요설명을 곁들여 쓴 책이 있어서 소개한다.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의 저자 허남혁은 대학 1년 때 우연히 접한 환경문제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농촌에 대한 관심이 농업과 먹거리의 문제로 이어졌다. 책을 통해서 저자는 먹거리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와 환경문제도 담겨 있으며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에 관련된 사람들의 관계를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 최대의 곡물수출 1위 기업인 미국의 카길(Cargill)사가 충남 당진에 대규모 대두유를 가공하는 공장을 세운다고 하는데 FTA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카길은 세계시장에 곡물유통뿐 아니라 육류도 유통하는 거대한 다국적 기업으로 우리나라는 농축산물의 많은 부분을 카길을 통해서 수입하고 있다. 국내의 재벌유통기업들이 기업형수퍼마켓(SSM,Super Supermarket)을 통해서 구멍가게를 단숨에 문 닫게 한 것처럼 카길이 국내에서 직접 유통을 할 경우 대기업들도 구멍가게 처럼 몰락시킬 수 있는 공룡기업이다.

"카길은 미국 곡물 수출량의 4분의 1, 미국 육류 시장의 4분의 1을 담당하고 있고, 우리나라 곡물 수입량의 40%를 담당하고 있다.(중략) 이들 곡물 메이저들은 곡물의 생산과 유통을 독점할 뿐만 아니라 사료, 육류, 식용유, 바이오 연료, 비료의 생산과 농업 금융 등, 곡물 가공과 연관된 여러 가지 다른 사업 부문들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카길은 한국으로 수출하는 쇠고기 작업장에서 광우병 위험물질이 발견되어 수출선적이 여러 차례 중단된 곳이기도 하다. 세계의 먹거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카길과 같은 곡물을 유통하는 회사들뿐만 아니라 농약과 비료부터 유전자변형농산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을 생산하는 종자를 만드는 몬산토 같은 농업회사들도 세계의 먹거리 시장에 개입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들 기업들끼리 제휴를 해서 관련 산업을 완전 장악해가고 있다.

1980년대 영국에서 동물성 단백질 사료를 먹여 키운 소에게 프리온이라는 단백질 변형으로 생긴 광우병이 인간에게도 옮겨진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광우병은 지금도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뇌수술에 쓰인 뇌경막 재료에 의한 의인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 환자가 2명 발생했다고 보건당국이 밝혔다. 20년이 넘어서야 발병할 만큼 잠복기간이 길었다. 초식동물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리는 이면에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얻으려는 자본의 논리가 숨어 있다.

광우병 못지 않게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GMO식품이다.1994년 최초의 GMO토마토는 물고기의 유전자를 토마토에 조합시켜 장시간 보관에도 무르지 않게 만들었으나 상품성이 없어서 곧 사라지고 말았지만 그 후로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서 GMO 농산물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농업에서 금지하고 있지만 GMO옥수수를 수입하여 논란이 되고 있으며 정부는 유전자 변형식품에 표시를 의무화 했지만 가공식품에는 강제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GMO농산물은 가공된 형태의 식품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GMO 표시를 한 식품은 실제로 찾아보기 어렵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음료와 과자, 식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GMO의 인간에 대한 유해성 논란도 광우병처럼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동물실험을 통해서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버클리 대학의 대학원생이 2000년 가을, 멕시코에서 가져온 옥수수 표본 실험에서 우연히 변형된 유전자를 발견하고, 이 실험결과를 지도 교수와 함께 세계 유수의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중략) 그러자 같은 대학의 다른 교수와 학생들이 이 실험 결과의 과학적 엄밀성에 대해 반박했고 이로 인해 <네이처>지가 입장을 바꾸어 게재를 취소했다. 이과정에서 버클리 대학과 거대 생명공학 기업간의 금전적.인적 협력 관계가 드러났고 과학적 중립성에 엄격한 <네이처>마저 실제로는 광고라는 형태로 거대 생명공학기업들의 재정적 후원을 받는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 본문 중에서

지은이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질병과 건강과의 함수관계에 먹거리가 있다는 것과 단지, 그것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먹거리가 갖는 중요성과 인간과 인간 대 자연이 맺고 있는 관계의 중요성, 농업을 팔고 사는 상품으로 전락시킨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그 해결 대안을 찾아보기를 말하고 있다.

밥상에 올라온 음식들을 한 번쯤 꼭 살펴보기 바란다. 그리고 그 음식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내가 먹게 되는 것인지 그것들에서 관계를 맺어야 할 가치가 있는 음식은 얼마나 되는지도, 혹은 멀리해야 할 것은 없는지도 살펴봤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허남혁 지음. 김종엽 그림. 책세상/13,000원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 사람.자연.사회를 살리는 먹거리 이야기

허남혁 지음, 김종엽 그림, 책세상(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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