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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문화제가 하천리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충주호를 끼고 있는 하천리
 충주호를 끼고 있는 하천리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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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향토사연구회에서는 매년 충북의 전통마을 책자를 발행한다. 금년에는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 마을이 선정되었다. 그래서 지난 10월말까지 '개천안 솟대 마을 하천리'라는 이름으로 원고작성과 사진촬영 작업을 끝냈다. 약 2개월의 편집과 교정을 거쳐 12월에는 그 결과물이 나올 예정이다. 그 중 나는 하천리의 성씨와 인물, 삶의 모습과 생활용구, 하천리의 후예들 부분을 맡아 작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 하천리 사람들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특히 하천리의 후예들을 쓰기 위해서 이장, 노인회장, 새마을지도자 등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어떤 사람을 다뤄야 하는지 조언을 들었다. 그들의 추천에 따라 나는 작목별 대표 농업인, 리조트, 낚시터, 펜션 운영자, 은퇴생활자 등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이제 나는 하천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개천안 솟대문화제
 개천안 솟대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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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1월 13일 일요일 아침에 충주호 리조트 호텔 윤석주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전 11시부터 하천리에서 개천안 솟대문화제가 열리는데 아느냐고? 나는 연락을 받지 못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만사 제치고 하천리에 가겠다고 말했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하천리에 가서 해야 할 일을 개략적으로 정리해 본다. 그리고 지난해 열렸던 솟대문화제 자료도 잠깐 꺼내 본다.

솟대문화제는 매년 음력 10월 중순에 열리는 마을 행사다. 이번에 나는 하천리를 좀 더 잘 아는 상태에서 가기 때문에 행사를 좀 더 잘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솟대문화제를 계기로 '하천리 마을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몇 회에 걸쳐 쓸 생각이다. 또 최근에는 하천리 마을 뒤에 있는 옥녀봉 정상석 제막식에도 참여한 바 있어 마을 이야기를 역사, 문화, 사는 이야기 등의 관점에서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축제장 분위기는 고조되고

섶다리
 섶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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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도착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행사장으로 간다. 그런데 행사를 위해 최근에 섶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나는 일부러 그곳을 지나간다. 푹신한 감촉이 느껴진다. 옛날 가을이 끝날 때쯤 섶다리를 놓으면, 이듬해 장마철에 떠내려가는 일을 겪었던 기억이 난다. 축제장은 법경대사 자등탑비 앞 마을 공터다. 이곳은 평상시 버스와 승용차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마을 사람들의 집회장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솟대문화제 같은 공공행사를 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축제장에는 제단을 마련해 놓고 그 앞으로 의자를 설치했다. 시청 관계공무원들과 의회의원들이 많이 와 있다. 마을 사람들이 벌써 몇일 전부터 솟대를 깎고 천제를 준비해 왔다. 삼봉사 진성 스님 등이 영산제를 준비해왔고, 의식을 장중하게 하기 위해 보림회 합창단이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대동제를 위해 중원농협 풍물단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솟대조각가 회장인 운강 김재철 선생이 작은 솟대를 만들고 있다.

솟대를 만들고 있는 김재철 선생
 솟대를 만들고 있는 김재철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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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가 되어 솟대문화제가 시작된다. 환영사와 축사가 끝나고 희망솟대기원제가 열린다. 희망솟대기원제란 천신에게 제를 올리는 일종의 천제다. 솟대는 하늘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매개물로, 하늘을 향해 인간의 소망을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헌관이 천신에게 술을 올리고, 축관이 다음과 같은 기원문을 낭독한다.

천제를 올리는 사람들
 천제를 올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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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4년 음력 10월 18일 추수절기를 맞이하여 헌관 충주시장 이종배는 주민을 대표하여 하늘에 고하나이다. 하늘이시어! 충주 개천안 솟대 복원 10주년을 맞이하여 정성을 다해 제수를 차려 천제를 올리나이다. 흠향하여 주옵소서. 인간은 하늘이 내려주신 만복을 누리면서도 감사함을 모르고 살았나이다. 용서하여 주옵소서. 바라옵건대 풍우 순조하여 풍년 되게 하여 주시고 무병장수와 소원성취를 이루어 주시고 액운을 멀리하여 주옵소서. 간절히 비나이다. 하곡 개천안 마을 주민 일동."

소망솟대 세우기
 소망솟대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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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망솟대 세우기 행사가 진행된다. 소망솟대 세우기는 3m 정도의 솟대에 이름을 써붙여 마을 입구 행사장 주변에 세우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는 약 30-40개 정도의 솟대가 세워졌다. 자신의 솟대를 든 사람들이 농악단의 선도에 따라 행사장 주변을 몇 바퀴 돈 다음 지정된 장소에 그 솟대를 세우는 것이다. 솟대를 소나무로 만들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무게가 많이 나간다. 어떤 면에서는 소망솟대 세우기가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곧 이어 희망풍선을 하늘로 띄워 올려보낸다. 그러고 보니 천제올리기, 솟대세우기, 풍선날리기 모두 하늘나라로 인간 소망을 올려보내는 행사다.

하천리에서 영산재가 열리는 이유

법경대사 자등탑비
 법경대사 자등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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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문화제의 본 행사가 끝나면서 법경대사와 홍법국사를 위한 영산재(靈山齋)가 이어진다. 법경대사와 홍법국사는 고려 초 대표적인 스님으로 모두 왕사를 지낸 분들이다. 그들의 영산재가 이곳에서 올려지는 것은 그들의 부도탑과 탑비가 이곳 하천리에 있기 때문이다. 법경대사 자등탑과 탑비는 943년(고려 태조 26년)에 개천산 정토사에 세워졌다. 그리고 홍법국사 실상탑과 탑비는 1017년(현종 8년)에 역시 개천산 정토사 뒤편 언덕에 세워졌다.

영산재는 죽은이의 명복을 비는 불교의 천도재(薦度齋)다. 괘불을 걸고 야외에서 찬불의식을 진행한다. 그러나 의식을 제대로 갖춰 진행하는 것이기보다는 약식이어서 불공이 중심이 된다. 지난해 같은 경우 비구니 스님이 승무를 추었는데 올해는 그것마저 생략해 아쉬움이 있다. 그나마 분위기를 고조시킨 것은 보림회 합창단의 찬불가였다.

합창단을 지휘하는 진성스님
 합창단을 지휘하는 진성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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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간 반주에 맞춰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등을 노래하는데 은은하고 듣기가 좋았다. 나중에는 진성스님도 신이 났는지 직접 합창단을 지휘하기까지 한다. 영산재는 원래 종교의식이지만 지금은 문화의식이 되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영산재를 주관하는 스님들이 법경대사와 홍법국사의 삶과 수행방식을 공부하여 재를 올린다면 더 좋은 영산재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충주호의 하천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하천리에는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종합 관광․위락시설이 있었다. 그 시설의 이름이 한국 코타 레저타운이다. 1989년 28개동의 빌라를 만들고, 회원권을 분양하면서 한국 코타 레저타운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1991년에는 호텔이 문을 열어 일반 관광객들이 하천리와 충주지역을 관광할 수 있게 되었다. 1992년 7월에는 270실의 규모를 갖춘 콘도미니엄이 개장하면서 종합 숙박관광지로의 면모를 갖추었다. 그리고 1989년 수영장과 수상 레저시설, 운동장과 운동시설 등이 빌라와 같이 만들어져 관광과 엔터테인먼트를 겸한 종합관광지가 되었다.

충주호 리조트
 충주호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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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콘도미니엄을 건설하면서 부지와 자금난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부지 문제란 처음 설계도대로 건물을 짓지 못한 것을 말한다. 일부 땅 소유주들과의 마찰로 인해 콘도미니엄으로의 진입로 문제가 생겼고, 방향과 전망도 원래 의도와는 달라졌다. 그리고 콘도미니엄의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한국 코타 레저타운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또 정권이 교체되면서 대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지원해 줄 인물들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 후 한국 코타 레저타운은 이해관계가 복잡해졌다. 소유권이 여러 번 넘어가면서 이름도 충주호 리조트로 바뀌었고, 콘도미니엄, 호텔, 빌라도 각기 다른 사람 소유가 되었다. 그나마 2004년에 호텔을 인수한 윤석주씨가 실타래같이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 봄에는 호텔을 오픈해서 숙박과 야외행사 그리고 수상레저를 할 수 있는 종합 휴양단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충주호 리조트 콘도미니엄
 충주호 리조트 콘도미니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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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콘도미니엄이다. 왜냐하면 객실의 숫자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에서 소유권 문제를 깨끗이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운영권이라도 누가 인수해서 운영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타나 운영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도 하다. 만약 콘도미니엄과 호텔이 제대로 운영된다면 빌라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충주호 리조트를 품고 있는 동량면 사람들은 과거 한국 코타 레저타운을 찾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았다고 회상한다. 길을 찾지 못한 관광객들이 지나가는 주민에게 수도 없이 길을 물었다는 것이다. 하천리 마을 사람들도 그때를 그리워하고 있다. 동네가 조금 시끄러워지기는 했지만, 사람들이 북적거려 살맛이 났다고 한다. 또 한국 코타 레저타운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충주시에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하천리 낚시터
 하천리 낚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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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지금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충주호 리조트 수상레저다. 이것은 충주호에서 종합 수상레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다. 2001년부터는 충북 조정면허 시험장업을 유치해서 대행기관으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충북 조정면허 시험장은 호수와 시험장의 여건이 좋아 면허를 획득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받은 면허는 내수면 및 해안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하천리 하면 떠오르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하천낚시터다. 마을 이장인 이천재씨가 1990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으며, 현재 충주호에서 제일 좋은 낚시터로 유명하다. 그는 탄동골, 하천교권, 비석거리골, 국실, 하곡의 5개 권역에서 30개의 좌대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1년에 6천 명 정도의 낚시꾼(釣士)이 이곳 하천낚시터를 찾고 있다. 사람이 많이 찾는 주말에는 하루에 60명 정도나 몰려온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하천리는 충주시 동량면에 있는 전통마을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음력 10월 중순 솟대문화제가 열린다. 그리고 하천리에는 관광위락단지인 충주호 리조트가 있다. 또한 하천리는 풍수지리적으로도 위기를 면할 수 있는 길지(吉地)로 유명하다. 이번 솟대문화제를 계기로 하천리의 역사, 문화, 사는 이야기를 4-5회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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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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