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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로 나선 만화가 박재동, 소설가 공지영, 임옥상 화백,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배우 김여진씨가  20일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박 후보와 '기호10번'을 의미하는 열손가락을 펴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로 나선 만화가 박재동, 소설가 공지영, 임옥상 화백,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배우 김여진씨가 20일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박 후보와 '기호10번'을 의미하는 열손가락을 펴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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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에서 달을 그릴 땐 달을 안 그린다. 주변의 달무리를 그려서 빛나는 달을 표현한다. 여기에 대입할 수 있겠다. 박원순 후보 주변에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있는지 보면 된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명지대·전 문화재청장)가 한지로 된 부채를 박 후보에게 건넸다. 부채살 사이마다 유 교수가 직접 그린 그림이 자리했다. 유 교수만이 아니었다. 박 후보의 양 옆으로 금태섭 변호사, 신경림 MBC 전 앵커, 박재동 화백, 배우 김여진, 공지영 작가, 임옥상 화백이 자리를 잡았다.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멘토단'으로 참여한 쟁쟁한 이들이 20일 오후 인사동 '쌈지길' 공중공원에 모두 모였다.

박 후보는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사회적으로 업적을 이루신 분들이 제가 뭘 해드린 것도 없는데 함께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박 후보의 말에 멘토단은 손을 절레절레 내저었다.

신경민 전 앵커는 "박 후보가 민주세력의 지지를 총체적으로 받고 있고 서울시정의 난맥상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한 번은 출신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박원순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소통하는 서울시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서울시정의 문제는 일방적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유홍준 "독재 시절 쉽게 잊은 이들 야속해"

무엇보다 멘토단은 박 후보를 향해 제기된 허위학력·대기업 기부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유 교수는 "박 후보 학력 문제를 보고, 나도 많이 속여서 기초·광역단체장 선거에 못 나갈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는데 강호동씨가 '서울대 미학과 나오셨죠' 그래서 '네'라고 답했는데 사실 나는 서울대 인문대 철학과 미학 전공을 했다"고 설명했다.

"학제 편제가 복잡한 과정에 있고 길게 얘기할 필요가 없어 그렇게 답했는데, 책에도 그렇게 써놨는데 어쩌나 싶다. 한편으로 박 후보의 경우를 보면서 학력위조라고 한 세상이 참 야속했다. 그 시절을 그리 쉽게 잊었을까.

5.22 사건(김상진 열사 장례 집회)으로 대학을 두 달 밖에 못 다녔는데. 나중에 변호사가 됐으니깐 대충 그런거다라고 한 것을. 그것을 학력위조로 얘기하는 세상을 납득하기 힘들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로 나선 소설가 공지영, 배우 김여진씨와 박 후보가 20일 인사동 거리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로 나선 소설가 공지영, 배우 김여진씨와 박 후보가 20일 인사동 거리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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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교수는 또 "역사문제연구소 기금마련전, 아름다운 가게 일도 박 후보와 같이 해봤다"며 "문화재청은 전문가가 일하면 그만이지만 관은 민간과 함께 굴러가야 한다. 박원순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관과 민이 조화를 이루는 수레바퀴가 돼 나라가 잘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옥상 화백은 기금마련전에 얽힌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박 후보가 기금마련전을 한다고 큰 그림을 요청한 적 있다"며 "그 그림이 금세 팔리고 7 : 3으로 나누기로 해서 좋아하고 있는데 갑자기 못 팔게 됐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그 그림을 SK가 샀는데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 당시 SK와 씨름할 일이 있는데 SK가 그 그림을 사면 제대로 씨름을 못 할 것 같다는 얘기였다. 당시 약간 불쾌하긴 했지만 박 후보가 가진 진실함은 느꼈다. 그때부터 박원순은 나의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로 나선 소설가 공지영, 배우 김여진씨가 박 후보의 팔짱을 낀 채 20일 인사동 거리를 걷고 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로 나선 소설가 공지영, 배우 김여진씨가 박 후보의 팔짱을 낀 채 20일 인사동 거리를 걷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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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여진씨와 작가 공지영씨, 박재동 화백은 박 후보가 시민사회운동을 펼치며 일궈온 성과에 주목했다. 김씨는 "대부분 연말에 보도블록을 뜯는데 왜 뜯는지 시민들은 다 알고 있다, 서울시청 청소노동자들은 손 씻을 공간도 없다고 하는데 예산을 그렇게 쓰고 있다"며 "어떤 분을 시장으로 뽑아야 (그런 분들을) 잘 보살필 수 있을지 추호의 의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원순씨는 절망을 희망을 바꾸는데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혼자서 휙휙 가시는 분"이라며 "그런 삶을 존경해왔기 때문에 의심 없이 함께 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지영 작가는 "민주화 운동 언저리를 맴돌면서 집안도 안 돌보고 허황된, 그런 운동권 선배를 봤는데 박원순 선배의 일을 보면서 저렇게 기획력이 뛰어나고, 착한 이익단체도 만들수 있구나 생각했다"며 "우리의 힘으로 내세운 후보가 대한민국 온몸으로 피를 내보내는 심장의 장이 된다는 게 설레고 구태정치를 벗어버릴 기회라고 생각해서 참여했다"고 밝혔다.

박재동 화백은 "나경원 후보의 정책에 일리가 있고 나쁘지 않다"면서도 "박원순 후보는 옛날부터 봐 왔지만 우리 시민들의 삶에 구체적으로 개입을 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을 하고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모인 자리에서 박 후보 지지 계획을 짠 멘토들은 박 후보 선대위 1일 대변인으로 활동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투표 참여와 후보 지지활동을 활발히 벌이기로 했다. 18명의 멘토들의 트위터 팔로워수는 151만 7300명에 달해 효과적인 SNS 홍보를 벌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멘토들은 22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되는 집중유세에 참석해 사인회, 인증샷 놀이, 대합창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26일 투표 당일에는 투표참여 독려를 위해 멘토들이 투표소에 가는 시간과 장소를 알리고 인증샷 놀이를 통해 '1일 데이트권'을 거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주도하기로 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로 나선 변호사 금태섭, 신경민 전 앵커, 만화가 박재동, 배우 김여진씨가 20일 인사동에서 박 후보와 점심을 함께 하며 인사하고 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로 나선 변호사 금태섭, 신경민 전 앵커, 만화가 박재동, 배우 김여진씨가 20일 인사동에서 박 후보와 점심을 함께 하며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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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골수 지지층' 호남향우회도 움직일 듯

한편, 박 후보는 '멘토단'을 통해 지지층을 확장하는 가운데, 야권 진영의 단결력도 높이고 있다. 이른바 '집토끼'와 '산토끼'를 한 번에 움켜쥐겠다는 전략이다. 또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자복지센터·건강세상네트워크·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등과 각각 정책협약을 체결하며 시민사회·노동진영과의 결합도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박 후보는 이날 재경 호남향우회 간부 150명을 만나, 지지를 약속받았다. 민주당의 밑바닥 조직들이 선거 종반 조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지금까지 두더지 작전으로 민주당 골수당원들과 일부 호남향우들을 만났고 박원순 후보 지지에 주저하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민주당 각지역위를 방문하고 설득했다"며 "영남출신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지역통합 화합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태그:#박원순, #유홍준, #김여진, #공지영, #임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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