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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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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별 10개씩, 250개 국공립공공보육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겠다." -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동 별로 2개 이상의 국공립공공보육시설을 확보하겠다." -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나경원-박원순 후보의 대표적인 보육공약이다. 여야, 어느 쪽 후보가 시장이 되든지 당선자가 공약을 지키기만 한다면 서울에 국공립 보육시설은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공립 보육시설이 민간시설보다 비용이나 질적인 면에서 뛰어나다 보니 국공립에 입학 하고 싶어하는 부모는 줄을 섰지만, 서울시 국공립 보육시설은 전체의 11%밖에 안 되는 실정이다. 국공립보육시설 입학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현실을 해소하기 위해 두 후보 모두 '국공립 보육시설확충'을 약속한 것이다.

[나경원] "난 아이 둘 키운 엄마...250개 국공립보육시설 설치"

나경원 후보가 보육정책을 발표하며 내세운 것은 "아이 둘을 키운 엄마, 나경원"이었다.

"아이 둘을 키우며 육아 도우미 도움도 받았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고 부산에서 혼자 애를 키운 적이 있었는데 정말 막막했다. 이런 구구절절한 아픔을 겪는 등 여러분과 똑같은 경험을 공유한만큼 여성이 편하게 일할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경험 속에서 내놓은 것이 바로 본인의 '보육 정책'이라는 강조였다. 박원순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가 확정된 다음 날인 4일, 나 후보는 어린이집 학부모 간담회 자리에서 보육정책을 발표하며 "아이 걱정 없는 보육도시 서울을 만들겠다"며 "어머니의 꿈을 이뤄드리고 서울시의 마음을 드리겠다는 의미에서 '맘드림 보육서비스'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맘드림 보육 서비스'의 방점은 영아전용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찍혀 있다. 나 후보는 "구별로 10개씩 모두 250개의 국공립 공공보육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것"이라며 "250개 가운데 시범실시 중인 0~2세 전용 국공립 어린이집을 2014년까지 구별로 평균 4개씩 늘려서 총 100개소로 대폭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공공청사·학교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하거나 낙후된 민간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나 후보는 ▲ 어린이집에 주치의가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심보육 어린이집 주치의제도' ▲ 지역사회 내 육아경험이 풍부한 여성 등이 참여하는 '육아품앗이 제도& 친인척 돌봄서비스' ▲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2011년 5개소에서 2014년 25개소로 확충 ▲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월 5만 원 인상 등을 제안했다.

나 후보는 '야권 보육정책과의 차별성'을 묻자 "야권에서는 공짜 얘기를 많이 하지만 질이 좋지 않으면 엄마들도 아이를 맡기기 싫을 것"이라며 "책임보육·안심보육·맞춤보육으로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보육정책을 추진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나 후보는 지난 12일  MBC <굿모닝 데이트>에 출연해 "영유아 전용 보육시설은 소규모 가정형으로 만들어 예산을 적이 적게 들어 1개소 당 평균 10억 원 정도다, 보육뿐만 아니라 모든 예산을 추계하면 3년에 3조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지방소비세 세수 증가분과 서울시청 건물 완공 등을 통해 종료되는 예산 3000억 원 정도가 있어 여유재원이 생긴다"며 충분히 보육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음을 피력했다.

[박원순] "교사행복=아이행복...동별 국공립보육시설 2개 이상 확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11일 저녁 서울시장 후보 초청 KBS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11일 저녁 서울시장 후보 초청 KBS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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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후보가 12일 '보육 정책 경청 투어'에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해 달라, 선생님들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날 박 후보와 만난 엄마들은 "믿고 맡길 시설이 없다"고 토로했고, 보육 교사들은 "우리 호봉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너무 열악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절절한 이야기'를 듣고 꼼꼼하게 수첩에 적은 박 후보는 "보육의 공공성 확대는 출산율 증대, 여성의 일자리 창출 및 경력 단절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출산 지원금 몇 만 원을 주는 것보다 마음 놓고 아이 키울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 후보는 국공립보육시설을 동별로 2개 이상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박 후보는 "각 동에 보육시설이 하나도 없는 동이 41곳이나 된다"며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육 교사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대우를 높이면 선생님이 즐거워지고, 이는 선생님들의 보육 열정을 높여 결국 아이들이 행복해진다"며 "이는 여성의 일자리와도 연관된 문제로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 후보는 '보육교사 처우 개선 위한 보조금 지원' 공약을 마련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박 후보는 ▲ 맞벌이 부부의 일·가족 양립을 위한 <직장맘지원센터> 설치 ▲ 남성의 육아참여 확대 및 보육관련 종합 상담 서비스 제공 등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박 후보는 '나 후보가 보육·교육 예산에 3년 간 1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 "나 후보는 결국 신규로 보육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인데 꼭 새로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학교나 교실·파출소 등 공공기관에 비는 곳이 상당히 많다, 기존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차별화를 꾀했다.

'빈 공간 활용 전략'을 통해 막대한 재원 투입 없이도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 11일  MBC <굿모닝 데이트>에 출연해 "빈 공간을 활용하면 큰 투자 없이도 '동마다 2개 이상 보육시설' 공약을 실천할 수 있다"며 "무엇이든 머리를 짜내면 좋은 아이디어가 생겨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전문가 평가] "나-박 공약 신뢰도에 높은 점수 주기 힘들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에서 열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실천 협약식에 참석해 공명선거를 다짐하며 협약증서에 서명한 뒤 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 배일도 무소속 후보, 김충립 기독자유민주당 후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에서 열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실천 협약식에 참석해 공명선거를 다짐하며 협약증서에 서명한 뒤 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 배일도 무소속 후보, 김충립 기독자유민주당 후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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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는 자신의 공약이 현실성이 있으며 꼭 필요한 방안이라고 강조하지만,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혹독하게 평가했다.

나 후보의 공약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한나라당과 오세훈 전 시장은 모두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을 공약했지만 결국 민간 보육시설 인프라 활용 정책을 폈다"며 "이 같은 변화가 왜 발생했는지 나 후보는 해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총장은 "나 후보가 민간 보육시설보다 국공립 보육시설을 지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설명해야 나 부호의 공약에 신뢰가 실린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 공약에 대해서는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을 기존 시설의 재활용만으로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공립 시설 하나 신축에 2억 원 정도가 들고, 보육 교사와 인프라 등을 구축할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몇 개소 확충이 아니라 확충을 위한 목표와 실현 계획이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공약의 구체성'에 대해서는 "공약으로서 체계를 갖추려면 명확한 철학 아래 비전, 공약의 우선순위와 재원조달방안이 마련돼야 하는데 두 후보의 공약집에서는 그런 체계를 못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가 오 전 시장이 갑자기 시장직을 던져서 급하게 만들어진 선거임은 이해하지만, 두 후보 모두 공약의 신뢰도에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태그:#박원순, #나경원, #보육 정책, #10.26 서울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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