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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바닥이 패이고, 벌어지고, 함몰되고, 부서져 누더기 걸레가 된 이곳은 460억 원짜리 광화문 광장입니다.
 도로 바닥이 패이고, 벌어지고, 함몰되고, 부서져 누더기 걸레가 된 이곳은 460억 원짜리 광화문 광장입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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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패이고 부서지고 함몰되었습니다. 언제 대형사고가 날 지 불안합니다. 이곳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이요, 상징이기도 한 광화문입니다. 그러나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도로는 지금 누더기 걸레가 되어있습니다.  

서울시 일 년 예산 21조 원 중 겨우 0.3%에 불과한 무상급식비 695억 원 쓰는 게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디자인 서울'을 내세우며 국민 혈세를 아낌없이 펑펑 썼습니다. 그러나 오 시장의 디자인 서울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어리석고 철없는 짓이요, 서울의 환경을 파괴하고 도심을 물의 도시로 만든 재앙이 되었습니다.

어떤 근거로 오 시장의 디자인 서울이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위이자, 혈세를 낭비한 재앙이냐고요? 여기 그 증거가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청계천에 뒤질 것이 없다며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업적이 있습니다. 460억 원을 들여 만든 광화문광장이지요. 지난 20일 바로 이 광화문광장에서 오세훈 시장은 주민투표를 홍보하는 1인 시위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서 있는 곳이 누더기 '걸레광장'이 되었다는 사실은 보지 못한 모양입니다. 

누더기 '걸레광장'의 현장을 공개합니다

광화문광장은 2009년 8월 1일 준공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갓 2돌이 지난 광화문광장이 누더기 걸레가 된 모습은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을 만큼 처참합니다. 오세훈 시장의 철없는 혈세 낭비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잘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지금부터 광화문광장을 한 바퀴 돌며 누더기 걸레가 된 현장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1인 시위를 하던 광화문 광장 바로 옆에 교보빌딩이 있습니다. 이곳엔 주민투표를 알리는 서울시의 현수막을 비롯해 찬반 양측의 구호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곳 도로는 곳곳이 무늬와 색깔이 다릅니다. 마치 누더기를 기운 것처럼 덕지덕지입니다. 파손된 도로를 긴급 복구했기 때문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1인 시위를 하던 교보생명 앞 광화문 광장입니다. 그러나 곳곳이 누더기입니다. 만든지 2년도 안 돼 파손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세훈 시장이 1인 시위를 하던 교보생명 앞 광화문 광장입니다. 그러나 곳곳이 누더기입니다. 만든지 2년도 안 돼 파손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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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빌딩 주변 광화문광장에 '누더기'를 기운 곳이 얼른 보아도 10여 곳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지금도 심각하게 파손된 곳이 더 많이 눈에 띕니다. 광화문 도로 곳곳이 주저앉고, 깨지고, 패이고, 벌어지고… 서울의 상징인 광화문이 그야말로 난장판입니다.

광화문 대리석 도로가 함몰되고 있습니다.
 광화문 대리석 도로가 함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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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살표는 파손된 곳을 복구해놓은 곳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 긴 선 아래쪽으로 길게 함몰되고 있습니다.
 작은 화살표는 파손된 곳을 복구해놓은 곳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 긴 선 아래쪽으로 길게 함몰되고 있습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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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달리는 방향을 따라 광화문 도로의 대리석 틈새가 벌어지며 길게 주저앉고 있습니다.
 버스가 달리는 방향을 따라 광화문 도로의 대리석 틈새가 벌어지며 길게 주저앉고 있습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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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광화문광장의 도로가 누더기가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오세훈 시장이 멀쩡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멋을 낸다며 대리석으로 도로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오 시장이 만든 대리석 도로는 시멘트를 두껍게 깔고 그 위에 벽돌 크기의 대리석을 붙인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가 하루에도 수만 대의 차량이 오가는 곳이라는 사실이지요. 콘크리트 위에 붙인 대리석이 차량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된 것입니다.

수많은 차량이 오가는 도로에 대리석을 붙이다니요? 그 발상이 4살 먹은 유치원 아이만도 못합니다. 그저 멋을 위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5세 훈이' 시장의 철없는 행정이 혈세 낭비를 불러온 것입니다.

많은 차량이 달리는 곳에 대리석 타일을 붙이는 도로를 만들면, 금방 파손되어 혈세를 낭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5살 어린아이만도 못한 유치한 행정이 빚은 비극입니다.
 많은 차량이 달리는 곳에 대리석 타일을 붙이는 도로를 만들면, 금방 파손되어 혈세를 낭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5살 어린아이만도 못한 유치한 행정이 빚은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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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세훈 시장이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직접 걸어왔을 광화문 사거리 횡단보도로 자리를 옮겨보겠습니다. 도로의 파손됨이 심각합니다. 하이힐 신은 여성분이 앞을 보지 않고 무심코 걷다가는 뒷굽이 빠져 다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짧은 횡단보도 구간에만 십여 곳이 파손됐습니다. 

사진 한 장에 보이는 파손된 곳만 6~7곳에 이릅니다. 광화문광장의 누더기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는 오세훈 시장이 1인 시위를 위해 오간 곳이기도 합니다. 

좌측 아스팔트는 멀쩡한데 오세훈 시장이 만든 대리석 도로만 파손되고 있습니다. 급히 건너다 하이힐 뒷굽이라도 끼는 날이라면 넘어질 수 있습니다.
 좌측 아스팔트는 멀쩡한데 오세훈 시장이 만든 대리석 도로만 파손되고 있습니다. 급히 건너다 하이힐 뒷굽이라도 끼는 날이라면 넘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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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이 1인 시위 팻말을 들고 건너던 곳입니다. 횡단보도를 비롯해 차도까지 짧은 한 구간에 6곳이나 파손됐습니다. 이 주변에만 10여 곳이 넘습니다.
▲ 오 시장님, 여기가 안 보이시나요? 오세훈 시장이 1인 시위 팻말을 들고 건너던 곳입니다. 횡단보도를 비롯해 차도까지 짧은 한 구간에 6곳이나 파손됐습니다. 이 주변에만 10여 곳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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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근처는 어떨까요? 와우~, '왕 누더기'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넓은 부분이 파손됐었는지 잘 보여줍니다. 마름모 모양의 페인트 부분도 사라졌습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 파손된 곳을 보수한 큰 누더기가 있습니다. 차선을 표시했던 마름모 모양도 보수공사로 인해 사라졌습니다. 이곳의 파손이 심각했음을 보여줍니다. 파란색 화살표는 페인트를 지운 것인데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누더기입니다.
▲ 광화문의 상징 이순신 장군 동상 곁에 웬 누더기입니까?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 파손된 곳을 보수한 큰 누더기가 있습니다. 차선을 표시했던 마름모 모양도 보수공사로 인해 사라졌습니다. 이곳의 파손이 심각했음을 보여줍니다. 파란색 화살표는 페인트를 지운 것인데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누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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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새롭게 단장한 광화문으로 가보실까요? 여기 이곳도 별반 다를 것이 없군요. 주저앉기 시작한 대리석 도로가 길게 줄을 이루고 있습니다. 조만간 다 걷어내야 할 판입니다.

죄우 화살표 사이에 도로가 길게 파손되었습니다. 현장은 이 사진 보다 더 길게 파손되어 있습니다.
▲ 새롭게 단장한 광화문 앞. 그러나 도로는 누더기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죄우 화살표 사이에 도로가 길게 파손되었습니다. 현장은 이 사진 보다 더 길게 파손되어 있습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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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앞에 있는 정부중앙청사 주변입니다. 국무총리가 매일 오가는 길인데 좀 괜찮지 않을까요? 그러나 심각하게 파손된 누더기 도로는 다른 곳과 매한가지입니다. 세종문화회관 주변 역시 누더기입니다.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입니다.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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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종합청사 모퉁이의 파손된 곳입니다. 작은 면적에 5곳이나 파손돼 있습니다.
 정부종합청사 모퉁이의 파손된 곳입니다. 작은 면적에 5곳이나 파손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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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곳이 넘는 누더기 현장, 부끄럽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광화문광장이 '누더기 걸레광장'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몇 곳이나 파손되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광화문 걸레광장'은 제 예상을 훨씬 초과했습니다. 7월29일, 8월6일 그리고 8월19일 세 차례나 반복하여 광화문광장의 누더기를 헤아려보았습니다. 광화문광장의 누더기는 자그마치 200곳이 넘었습니다.

이게 어찌 2년밖에 안 된 460억 원 짜리 광장 도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게 어찌 2년밖에 안 된 460억 원 짜리 광장 도로라고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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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보수공사를 하고 한 시간 정도 양생을 한 다음 차량을 통행시키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자보수기간이기 때문에 시공사에서 맡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자보수기간이 끝나면 광화문광장에 더는 파손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서울시 관계자는 "요즘 밤마다 열심히 보수하고 있고, 사방 1m 간격에 파손된 것을 한 개로 계산하는데, 앞으로 보수할 곳이 6개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광화문광장을 돌며 파손된 곳을 헤아린 숫자와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금 광화문광장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광화문광장을 누더기로 만든 것은 도로 파손만이 아닙니다. 도로 차선을 표시하기 위한 페인트도 한몫합니다. 광화문 도로의 횡단보도를 비롯하여 차선을 표시한 페인트가 제대로 성한 곳이 없습니다. 대리석은 페인트가 스며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횡단보도를 표시한 페인트는 누더기 걸레가 되었습니다. 화살표 한 주변 전체의 대리석 틈새를 메운 시멘트가 떨어지는 등 파손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횡단보도를 표시한 페인트는 누더기 걸레가 되었습니다. 화살표 한 주변 전체의 대리석 틈새를 메운 시멘트가 떨어지는 등 파손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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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한지 얼마 되지 않은 횡단보도인데, 흔적만 희미합니다. 대리석은 페인트가 스며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이자, 광화문 바로 앞입니다. 나라 망신시키는 누더기가 따로 없네요.
 칠한지 얼마 되지 않은 횡단보도인데, 흔적만 희미합니다. 대리석은 페인트가 스며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이자, 광화문 바로 앞입니다. 나라 망신시키는 누더기가 따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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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이 맞긴한데 뭐라고 쓴 것일까요? 도로위 페인트 글씨까지 누더기 광장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광화문광장이 맞긴한데 뭐라고 쓴 것일까요? 도로위 페인트 글씨까지 누더기 광장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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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도로는 새로운 디자인을 지향하는 대단한 예술(?)입니다. '번짐'의 예술을 도로 페인트로도 실현하고자 한 모양입니다. 기존의 글씨를 지우고 새로 쓴 곳은 이전 글씨와 겹쳐 도대체 무슨 표시인지 제대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대리석 위에 페인트가 번지고, 밀리고, 떨어지고, 벗겨지고.... 철없는 오 시장이 걸레광장을 만들어 혈세 낭비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번짐의 예술을 실현한 '디자인 서울' 광화문입니다. 도대체 무슨 글인지 읽기조차 힘듭니다. 이곳은 세종문화회관 옆이요,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입니다.
 번짐의 예술을 실현한 '디자인 서울' 광화문입니다. 도대체 무슨 글인지 읽기조차 힘듭니다. 이곳은 세종문화회관 옆이요,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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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걸레광장의 문제는 단순히 혈세 낭비뿐만 아니라, 대형 교통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차량이 지나가다 벽돌 크기의 대리석이 튀어 오르면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위태롭기만 합니다. 광화문광장은 국민 혈세 잡아먹는 밑 빠진 독이요,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도로로 변신 중입니다.

오 시장의 철없는 짓... 도로에 대리석을 깔다니요

대리석 도로는 이제 만든 지 겨우 2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겨우 2년 만에 저렇게 누더기 걸레가 되었습니다. 차량이 많은 곳에 대리석 타일을 붙인 광화문 도로는 처음부터 발상 자체가 잘못입니다. 광화문 대리석 도로는 오세훈 시장이 외국에 가서 대리석 도로를 보고 와서 그것을 따라 한 것이라고 합니다. 기초적인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차량이 많이 오가는 도로에 이런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보기 좋으면 앞뒤 계산 없이 무조건 따라 하는 철없는 시장이 어떻게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광화문 도로의 파손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일단 파손이 시작되면 앞으로 더 급격한 파손이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 결국 정답은 앞으로 계속 혈세를 퍼붓기보다 다 걷어내고 이전처럼 아스팔트로 돌아가는 겁니다. 

이렇게 멀쩡한 도로였는데... 나무를 없애고 콘크리트를 바르니 광화문이 비만 오면 수중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 오세훈 시장이 없애버린 광화문 은행나무들입니다. 이렇게 멀쩡한 도로였는데... 나무를 없애고 콘크리트를 바르니 광화문이 비만 오면 수중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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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이 철없는 대리석 도로를 만들기 전의 광화문입니다. 오랜 세월 자란 은행나무들이 서울 도심의 오염된 공기를 정화해주는 허파 노릇을 해주었습니다. 아스팔트 도로 역시 멀쩡합니다. 그런데 오세훈 시장의 디자인 서울 덕에 은행나무들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온통 대리석을 깔았습니다. 그리고 광장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자고로 광장이란, 사람들이 쉬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곳을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 광화문광장은 수많은 차량이 매연을 내뿜는 도로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그늘 한 점 없고, 옆 사람 이야기도 들리지 않습니다. 잠깐의 쉼도 안식도 없는 삭막한 곳이 광장이라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오죽했으면 보수우익의 대표 인사인 조갑제씨가 2009년 8월 28일 <조갑제닷컴>을 통해 광화문광장을 '졸작' '실패작' '개념 없는 광장'이라고 지적하며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민족혼과 국가정통성의 현장에 이런 뒤숭숭한 공간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애국심도 역사의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맡겨 놓으니 이런 졸작이 나와서 좀 생각 있는 사람들을 화나게 만든다"고 독설을 퍼부었겠습니까.

그는 특히 "혼이 없는 관료들은 월급만 받고 가만히 있는 게 나라를 위하는 길이다"라고도 하였습니다. 맞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광화문광장을 만들지 않았다면 460억 원의 혈세도 낭비되지 않고, 앞으로 발생할 하자보수 유지관리비용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밥 못 준다고 우는 '찌질한' 어른 '5세 훈'

21일,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장직 사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원맨쇼'까지 벌인 것은 오 시장의 불안과 절박함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줍니다. 오 시장이 각본·연출·감독까지 하였으나 흥행에 실패하자 주연으로까지 나선 것입니다.

지난 21일 을지로 지하철역으로 무상급식 투표를 독려하는 전단을 들고 나간 오 시장이 자신을 외면하는 서울시민들의 눈길을 보고 충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전단을 들고 서 있는 오 시장을 피하기 위해 시민들의 걸음이 양쪽으로 갈라진 것을 두고 "모세의 기적이 일어났다"며 '오모세'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더군요.

아이들에게 밥 못 주겠다고 우는 오세훈 시장.
 아이들에게 밥 못 주겠다고 우는 오세훈 시장.
ⓒ 남소연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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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밥 주면 나라가 망한다니 참 나쁜 시장입니다. 자신이 헛된 삽질에 퍼부은 돈은 얼마나 많은데... 진정 구국의 용기가 있었다면 22조 원 4대강 미친 삽질과 90조 원 부자감세를 반대했어야 합니다.
▲ 아이들 밥 주면 나라 망한다고요? 아이들 밥 주면 나라가 망한다니 참 나쁜 시장입니다. 자신이 헛된 삽질에 퍼부은 돈은 얼마나 많은데... 진정 구국의 용기가 있었다면 22조 원 4대강 미친 삽질과 90조 원 부자감세를 반대했어야 합니다.
ⓒ ytn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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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직 사퇴는 어차피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지면 '식물 시장'으로 전락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마지막 발버둥이었습니다. 그러나 오 시장의 안타까운 몸부림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동정심보다는 조롱에 가깝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말하는 '구국'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4대강을 죽인 광란의 삽질 비용 22조 원과 부자감세 90조 원에 시장직을 내걸고 반대했어야지요. 그랬다면 모든 국민이 대통령으로 나가라고 추대했을 것입니다. "부자 자녀에게 왜 공짜밥 주느냐"고 외치는 오세훈 시장과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많은 교회와 보수단체는 90조 원의 부자감세엔 침묵하고 있습니다. 저들의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서울시의회 의장은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수해로 10여 명의 서울시민이 죽어도 눈물을 흘리지 않던 사람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눈물을 흘린다"며 "서울시장직이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거는 도박이 아니"라고 지적하였습니다. 특히 그는 "밥 달라고 우는 아이는 보았지만, 밥 주지 않겠다고 우는 어른은 본 적이 없다"고 서울시민들의 냉소를 전했습니다.

오 시장의 운명이 걸린 날이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24일은 서울시내 떡집들이 큰 대목을 보는 날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무상급식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우리 아이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먹일 수 있는 날이 되었다고 축하하기 위해 서로 떡을 돌리려하기 때문이랍니다.

결과는 24일 투표가 끝나봐야 알 수 있겠지요. 그러나 투표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오세훈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아이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나쁜 정치인으로 국민에게 각인되었습니다. 오 시장은 자신의 철없는 생각으로 서울시민을 분열시키고, 혈세 182억 원을 들여 주민투표까지 실시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1분 30초' 공원에 1300억 원 쓰다니... 무상급식 2년치

오세훈 시장이 책임져야 할 것은 이뿐이 아닙니다. 한강르네상스와 누더기가 된 광화문광장을 비롯하여 자신의 철없는 과시적 전시행정을 위해 서울 시내 곳곳에 쓸모없이 퍼부은 혈세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한 바퀴 도는데 1분 30초 걸리는 공원을 만들기 위해 1300억 원을 퍼부었습니다.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했을까요?
▲ 1300억 원 짜리 한뼘 공원입니다. 한 바퀴 도는데 1분 30초 걸리는 공원을 만들기 위해 1300억 원을 퍼부었습니다.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했을까요?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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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에 필요한 돈 695억 원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던 오세훈 시장님이 종로3가의 한 뼘만한 공원 조성에 무려 1300억 원을 퍼부으셨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세운초록띠공원'입니다. 안내판에 가로50m, 세로70m라고 적혀 있더군요. 초록으로 가꿔놓은 부분을 줄자로 재보았습니다. 놀랍게도 가로 30m, 세로 50m였습니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30초였습니다.

그런데 1분 30초 만에 주파하는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퍼부은 국민 혈세는 무려 1300억 원입니다.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무상급식 2년 치에 해당하는 비용입니다. 오 시장의 디자인으로 포장된 망국적 포퓰리즘이 나라를 고통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들 점심 한 끼 반대하는 오세훈 시장과 한나라당은 망국적 포퓰리즘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24일은 아이들 점심을 빼앗은 오 시장이 OUT되는 날일지, 아니면 시장직을 계속할지 결정되는 운명의 날입니다.  현명한 서울시민들이 결정하겠지요.
 24일은 아이들 점심을 빼앗은 오 시장이 OUT되는 날일지, 아니면 시장직을 계속할지 결정되는 운명의 날입니다. 현명한 서울시민들이 결정하겠지요.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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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제 막 트위터를 시작한 초보입니다. (@cbs5012) 앞으로도 계속 옳음에 대한 글을 써나갈 것입니다. 좋은 트친님들의 발걸음을 기다립니다.



태그:#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 #걸레광장, #걸레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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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생명과 평화가 지켜지길 사모하는 한 사람입니다.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길 소망해봅니다. 제 기사를 읽는 모든 님들께 하늘의 평화가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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