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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편]  몽골에 가다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7일까지 14박 15일간 나는 한국 해비타트 고등학생 봉사단으로  몽골 해비타트 집짓기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2008년에는 태국에 2009년에는 캄보디아에  가난한 어린이를 위한 화장실 보수 공사와 고아원을 다녀온 나는 장래에 가난한 어린이들 그리고 이 땅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집을 건설해주는 일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해비타트 고등학생 봉사단인 hope builders에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끝없이 펼쳐진 몽고의 초원
▲ 몽골의 드넓은 초원 끝없이 펼쳐진 몽고의 초원
ⓒ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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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유목민의 나라이다. 푸르른 초원에서  몽골인들이  말을 이끌고 바람을 맞으며 유목생활을 한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가 되었다 문명화가 진행되면서 이제 몽골에도 도시라고 불릴 수 있는 곳들이 생겨났다.

사회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일들이 생기고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 도달했다. 몽골 해비타트는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4년 동안 갚을 수 있게 해 주는 단체이다. 우리들은 벽돌 나르기 페인트칠하기 시멘트 칠하기 지붕 짓기 등 여러 가지 공사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또 그곳에 있는 고아원 아이들을 위해 한국 해비타트를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7월 25일!  출국날 공항에서 간사님의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부모님과 인사를 하고 약간의 두려움과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만을  간직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을 출발한지 두 시간 남짓 지났을까? 몽골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들렸다. 솔직히 몽골의 문명에 대해 기대도 안 했었다. 공항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었다.

몽골 공항앞에서
▲ 몽골 징기스칸 국제 공항 몽골 공항앞에서
ⓒ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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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몽골은 드넓은 초원 속에 조그마하게 있는 도시 울란바토르가 전부였다. 각자 자기 짐을 챙기고 울람바타르 시내로 나갔다. 그래도 가장 큰 도시라서인지 은행이나 백화점 같이 있을 건 다 있었다. 우리는 그 곳에서 꽤 인지도가 높다는 은행으로 가서 환전을 했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일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은행을 찾는 사람은 많아서 꽤 오랜 시간 동안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울란바토르 시내의 은행앞에서
▲ 울란바토르 시내의 풍경 울란바토르 시내의 은행앞에서
ⓒ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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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곳에서 한국어를 못할 거라는 생각에 영어로 천 투그리(천원 정도의 가치)짜리로 바꿔달라고 했더니 "천원 짜리로 바꿔드릴까요?" 라고 대답해 우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나중에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어로 써진 푯말 같은 것들이 많이 있었고 한국 전통 기와로 지어진 작은 문 같은 것도 있었다.

백화점이나 호텔에서도 한국노래가 대부분이어서 무척 친근감이 들었다. 한국 사람들이 관광을 많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몽골은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시원했고 시내에서 조금만 나가면 한 폭의 그림 같은 푸르른 초원과 드높은 천공을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은 관광지로 환영받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도로교통상황은 별로 좋지 못했다. 저녁이 다 되어서야 우리는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러 가야 하는 에르데넷 행 열차 역에 도착했다. 그 기차의 내부구조나 분위기는 흡사 해리포터에 나오는 9와 4분의 3번 승강장에서 타는 호그와트 행 열차 같았다. 우리들은 장난기가 발동하여 그 열차를 타고 12 시간 정도를 보내는 동안 개구리 초콜릿 안 파느냐는 둥 더블도어 카드 모아야 된다는 둥 열차가 잠시 멈출 때는 디멘토 나타난다는 둥 다들 해리포터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기차를 타기전에 플랫폼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몽골 울란바토르 기차역 기차를 타기전에 플랫폼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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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침대기차의 내부모습  2층 침대로 총 4명이 한 방을 쓸 수 있는 침대기차다.
▲ 기차안에서 몽골의 침대기차의 내부모습 2층 침대로 총 4명이 한 방을 쓸 수 있는 침대기차다.
ⓒ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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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어느새 다들 곯아 떨어져서 그 다음날 기차 안에서 몽골의 일출을 본 사람은 나와 우리 팀 여자 막내밖에 없었다. 열차 안에서 보는 푸르른 초원에 새빨간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을 때는 내가 유명한 사진작가로 변해서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진을 찍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중에 컴퓨터로 사진을 옮겨보니 열차 안에서 본 것과는 조금 느낌이 달랐지만 추억은 간직할 수 있었다.

태양이 떠오르는 장관
▲ 기차안에서 맞이한 몽골의 아침 태양이 떠오르는 장관
ⓒ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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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두 시간 후 다들 열차가 출발할까 봐 다들 헐레벌떡 짐을 챙겨서 열차에서 내렸다. 역시나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아이가 나왔는데 내가 열차를 체크했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고 다행히 나중에 다른 사람 가방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우리는 재빠르게 버스를 타고 우리가 묵을 호텔로 가서 짐을 다 넣고 각자 작업복을 입고 건설 현장으로 출발했다. 내가 비행기를 타고 다시 기차로 12시간을 이동하여 도착한 몽골에는 과연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까?

내가 이곳에 관광을 온 것이 아니라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작업복을 갈아입으며 나는 마음의 각오를 다졌다.

덧붙이는 글 | 지난 7월25일부터 8월7일까지 한국 해비타트 고등학생 봉사단으로 몽골에 다녀 온 이야기를 글로 정돈해보았습니다.



태그:#몽골 , #해비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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