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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콘서트>(황광우 지음/웅진지식하우스)에서 소개하는 현자 10인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석가, 공자, 예수, 퇴계, 토머스 모어,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노자 등 많이 알려진 인물들이다. 저자 황광우는 자신이 만난 철학고전에 대해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플라톤을 처음 만난 것은 대학신입생 때였다. 대학 입학식을 마치고 돌아온 나에게 한 선배는 대학 4년 동안 책 두 권만 읽으라는 것이었다. 한 권은 공자의 <논어>요, 다른 한권이 플라톤의 <국가>였다.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만큼 웅대하던 20대의 나이, 1만 권의 책을 다 읽어도 채워지지 않을 왕성한 탐구욕을 지녔던 그 나이의 젊은이에게 4년 동안 책 두 권 만이라니... 물론...국문이 아닌 원문으로 읽으라는 것이었다....이후 이어진 여러 인연의 고리를 지나, 다시 <국가>를 손에 쥐게 된 것은 나이 40세에 이르러서였다. <국가>의 일독을 완료한 것이 두 해전의 일이니 이 책을 읽는 데 무려 27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p14)

 

'거친 밥 먹고 물 '마시고 팔베개하며 잘지라도 인생의 즐거움은 이 가운데 있으니 불의한 부와 권세는 나에게 뜬구름이다.'

 

<논어>의 이 구절을 처음 배운 때가 열일곱 살 때였다는 저자가 본격적으로 공자를 만난 것은 1990년, 서른세 살 때의 일이다. 그는 한 권의 고전은 100권의 신서보다 더 소중하다고 말한다. 한 권의 고전에 담긴 철학과 지혜를 발견하기까지는 인류가 수백 년의 세월을 공들였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그는 20대의 나이에 예수와 마르크스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노라고 말한다.

 

그는 '1979년 1월, 나는 양산의 육군 교도소에 갇혔다. 박정희 독재 정권을 타도하자는 내용의 유인물을 서울 산동네에 살포하고 다녔던 것 때문. 그는 육군 교도소에서 성경을 읽었다. 1979년 4월, 군사 재판정에서 징역 2년 형을 선고 받았고 군인 자격을 박탈당한 채 민간 교도소로 이감된 그는 많은 책을 읽었다. 그때 2년 학습계획서라고 적힌 메모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레닌의 <제국주의론>, <논어>, <맹자>, <노자> 등이 있었다. 하지만 2년 동안 읽겠다던 계획서가 실행되기까지는 20년의 세월이 걸렸노라고 말한다.

 

고전을 꼼꼼히 읽고 섭렵한 저자가 소개하는 <철학콘서트> 속의 인물들. 깊이 농익고 용해되어 자신의 것으로 응축되어 흘러 보내는 잘 우려낸 맛이 난다. 철학고전을 읽기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또 그것들을 먼저 읽기 전의 입문서로, 또는 적어도 위대한 사상가들의 세계와 사상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라도 맛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핵심사상과 가치를 잘 포착해 낸 이 책은 유익할 것이라 본다.

 

저자는 현자 10인과의 인터뷰에서 인류가 자랑하는 10인의 현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석가, 공자, 예수, 퇴계, 토머스 모어,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노자 등을 저자는 소개한다.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저자의 추억과 얽혀있다. 철학 고전에 얽힌 그의 삶 이야기가 있다.

 

공자를 만난 것은 1990년, 서른세 살때였다. <논어>를 완독하는데 꼬박 6개월이 걸렸단다. 이후 해마다 '<논어>라는 숲 속에 심어진 600여 그루의 거목을 감상'하지만 공자는 정말 붙들기 힘든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이 중에 가장 단명한 사람은 예수(33세), 가장 장수한 사람은 석가와 플라톤(80세까지), 사형을 당한 사람은 소크라테스와 예수, 토머스 모어. 출생신분이 높은 사람은? 석가는 왕자, 플라톤은 명문 귀족 출신. 출생신분이 미천한 이는? 공자의 어머니는 무당, 예수의 아버지는 목수.

 

왜 고전철학일까. 저자는 말한다. '자연과학은 20대에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인문학은 인생의 깊이만큼만 이해된다.'(p15)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인물들. 나는 저자가 소개한 인물들 중 유독 마음에 와 닿는 사람들이 있다. 소크라테스(기원전399년)는 철학하는 일만 그만두면 무죄로 하겠다는 아니토스의 흥정을 무시하고 기꺼이 독배를 마셨다. '훌륭하게, 아름답게, 올바르게' 한 시대를 살고자 했던 소크라테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가 죽기 전에 한 말은 이랬다. "철학하는 자유를 포기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달라는 것이 내 이성의 명령이었어...어이, 크리톤, 아스 클레피오스 신에게 내가 닭 한 마리를 빚졌네. 기억해두었다가 갚아주게."(p47)

 

태어난 지 3년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무당일로 먹여 살렸다는 공자. 그는 저자가 소개한 10명 중 가장 불우했던 환경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는 "내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세웠다"고 했고 '서른 살에 두 발로 세상에 섰고' '마흔 살에 불혹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51세에 첫 관직에 나아갔고 1년 안에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고 3년 안에 세상을 평안히 하겠다는 '치국평천하를 꿈꾸었지만 그의 뜻은 이루어지지 못했고 14년간 들판을 헤맸다. 예순여덟 살이 되어도 뜻을 이루지 못하자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가 꿈꾸었던 치국평천하의 뜻은 펼치지 못했지만 그의 가르침은 오늘날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유토피아>를 통해 당시의 영국농민의 처참한 삶의 현장을 고발했던 토머스 모어가 단두대에 섰을 때 형리를 격려하며 했던 말, "내 목이 짧으니 자를 때 그 점에 유의해 주게" 그러고는 또 "내 수염은 반역죄를 저지른 일이 없는데" 하면서 수염이 잘리지 않도록 턱을 앞으로 내밀었단다.

 

그 많은 인물들 중에서 '예수'는 또 어떤가. 로마 제국이 반란을 일으킨 노예를 잡아다 죽였던 잔혹한 형틀인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예수님. 그 누구보다도 가장 고통스럽게 죽었다. 왕따들을 가까이 했고 버림받은 자들과 낮고 천하고 힘없는 자들의 편에 서 있었던 예수님의 삶은 치유와 사랑의 행적이었다. 그가 '나가라'하면 귀신이 나갔고, '깨끗하라'고 하면 병이 나았고 일어서라 하면 앉은뱅이가 걸었고 보라 하면 눈먼 사람이 보았다. 죄인들의 친구였다. 예수님의 마지막 말은 "다 이루었다"였다.

 

소크라테스에서 마르크스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 하는 철학의 대향연을 마음껏 만끽해 보시라. 철학은 보통 일반인들에게는 하나의 미로와 같다. 그런데 저자 황광우는 그 미로를 헤맬 우리 독자들을 철학의 광장에 세운다. 위대한 철학사상가들을 이 책에서 만나보시길.


철학 콘서트 1 -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황광우 지음, 김동연 그림, 생각정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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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철학콘서트, #황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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