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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 리더들이 매주 목요일 아침에 모여 공부하는 모임이 있다. 사단법인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에서 주관하는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조찬모임이다. 1975년 2월 5일 첫 모임을 가진 후 36년이 지나는 동안 한 차례도 거르지 않은 '성실함'으로 지난 7월 14일 1700회를 맞은 대표적인 집단지성 모임이다. 이명박 대통령,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어령 전 장관 등  연사로 나선 이들 면면이 대한민국 국가대표급이다.   

이 모임의 한 가운데는 장만기라는 '작은 거인'이 있다. 인간개발연구원을 만들고 지금까지 공들여 이끌어 온 그의 근면함에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사가 자연스레 겹친다. 해외 출장 같은 부득이한 경우 몇 차례를 제외하고 한결같이 자리를 지켰다.

조찬모임은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열린다. 오래전부터 성공하는 리더의 조건인 '새벽형 인간'을 실천하는 모임인 셈이다. 장 회장은 하루에 4시간만 잔다. 소싯적부터 거르지 않고 새벽기도회에 나가면서 자연스레 몸에 밴 것이다. 기자와 만난 날도 새벽 2시에 일어나 한 시간 가량 묵상기도를 시작으로 하루를 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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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만기 회장 인터뷰 모습 .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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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회장에게 연구원 창립 36주년과 조찬모임 1700회를 넘어선 소회를 들었다.

"논어 옹야편에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낙지자)란 말씀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못 이기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못 따라간다는 의미입니다. 좋아서 즐겼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이만큼 끌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장 회장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 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1937년 생인 그의 건강은 '청년급'이다. 그 비결을 물었더니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마음을 잘 다스리면서 살았던 게 건강의 원천이 아닐까 합니다. 남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아주 오래전 큰 회사를 경영했는데 직원들 때문에 부도가 났습니다. 직원관리를 잘 못한 제 탓이지요. 단 한 번도 그들을 원망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기도하고 배려하고 차별하지 않는 마음으로 인간존중과 사랑의 정신으로 살다보니 저절로 건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정재계 오피니언 리더들 목요조찬 모임 36년간 이끌어

따로 운동을 하지 않는 대신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사람도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모든 심인성 질환은 인간관계가 어긋났을 때 생긴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마음을 철저하게 자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채우고 산다는 것이다.

그의 정신은 인간개발연구원이 추구하는 가치와 자연스레 맞물려 있다. 개원 초창기인 1970년대엔 낙후된 경제를 되살려 부국이 되길 갈망했다. 기업중심의 경제발전과 인간존중의 기업문화가 결합해 결국 인재에 의한 국가 발전에 궤를 맞춰 연구원을 이끌었다.

그랬던 것이 요즘엔 시대변화에 발맞춰 세계 평화, 인류 번영, 인간 행복이란 가치를 더했다. 과거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이제는 옆과 뒤도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다. 조찬 모임인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모토 역시 '인간중심의 기업문화 창조를 위한 지식·정보·친교의 광장'이다. 연구원의 가치를 함축해서 담아 놓은 것이다.

연구원 운영방침 역시 확고하다.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위해 비정치·비종교·비영리 3비(非)를 고집하고 있다. 연구원 창립 이후 지금까지 정부나 특정 재벌기업에서 일체 지원을 받지 않고 오로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했다. 그래선지 연구원은 하는 일에 비해 초라할 정도로 작은 사무실에서 소박하게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이 부분에서 직원들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장만기 회장, 그는? 
1937년생.
1968년 서울대 대학원 졸업(경영학석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1969년 (주)코리아애드 이사
1970년 (주)코리아마케팅 대표이사
1973년 한국갤럽통계연구소 소장
1975년 인간개발연구원 설립, 원장
1985년 UCLA경영대학원 국제경영자과정 수료
1990년 ㈜리더십매니지먼트 설립, 회장
1994년 미국 지구환경대학원 명예환경학 박사
1997년 대통령표창
2001년 한국인간개발연구원 회장
2004년 제5회 서울대학교 경영인 대상
2004년 중국 동북사범대 객원교수, 길림대학 고문교수
장 회장은 요즘 많은 프로젝트를 놓고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 중 하나가 DMP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인간개발경영대학원 창설에 대한 것이다. DMP는 'The Drucker Management Path)'를 의미한다.

현대 경영학의 대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교수는 96세 일기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21세기 리더의 선택>, <미래 경영> 등 39권의 주옥같은 경영학 고전을 남겼다. 이들 책에 담긴 철학과 사상을 융합해 만든 것이 21세기형 경영교육 프로그램 DMP다. 장 회장은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 인간개발경영대학원을 열어 미래 한국을 이끌어 갈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구환경대학원, 국제의료복지대학원, 아시아리더십대학원, 문화예술대학원, 이문사회과학대학원, 생명공학대학원, 기술융합대학원, 글로벌리트리트센터 등 대학원 중심의 밀레니엄인간개발대학교 설립을 꿈꾸고 있다. 장 회장이 대학 설립을 준비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준비다. 피터 드러커가 '미래 경영'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조한 것처럼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다.

"인간이란 자본을 바탕으로 재정적 기반을 만들어 인류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원 중심의 대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성과를 기업화해 재정적인 안정을 도모하고 이를 '미래금융투자'로 집결시켜 지구 환경보존, 빈곤 퇴치, 지식·감성·영성이 결합된 사회를 이루고자 합니다."

지식·감성·영성이 결합된 사회 이루는 게 목표

장 회장이 꺼낸 말들을 관통하는 단어 하나를 찾으라면 바로 '인간'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을 빼 놓고는 생각도 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담은 그릇이 바로 'TPT(Total People Technology)', 세계적 인간개발이다. 장 회장은 창립 36주년, 1700회 조찬 모임을 기점으로 TPT재단을 만들어 밀레니엄인간개발대학교 설립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 천년, 새 인간, 새 세계를 구현하는 게 그의 일생일대 목표다. 당대에 이루지 못하면 후대에서라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쪽잠을 자며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 쓰고 있다.

"'Better People Better World'라 인간개발의 시대적 사명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싶습니다. 과거 많은 지식과 기술을 터득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영혼과 사랑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는 앞으로 인류가 겪어야 할 가장 큰 문제인 세계평화의 해결책이며 지름길이기도 하다. 앞으로 우리 연구원은 인간개발(HRD : Human Resource Development)에 있어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

장기적 비전은 단기 계획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영글어지고 준비된다. 그래서 당장 9월부터 소통리더십아카데미를 시작한다. 고질적인 불신과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와 함께 아카데미 과정을 운영한다. 최근 연이어 사건과 사고가 터지는 군대를 비롯해 정부, 교육기관으로 아카데미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멕시코 개발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 6배 가까이 되는 1653만m² 부지를 개발해 산업단지를 개발한다는 큰 계획이다. 이는 연구원 독자적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과 함께 구현할 계획이다. 현지 고용창출과 인간개발을 통해 부존자원이 풍부한 멕시코의 경제를 지원하는 복안이 깔려 있다.

"이제는 생명의 시대, 인간에 대한 사랑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과거에는 많은 지식과 기술을 터득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영혼과 사랑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는 앞으로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인 세계평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지도자, 경영인 등 리더 역시 이러한 사랑과 베품을 지니지 못한다면 성공하지도, 존경받지도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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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개발연구원 장만기 회장 .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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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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