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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은 우리 땅 독도
 눈덮은 우리 땅 독도
ⓒ 경북도청 사이버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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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여객기가 한-일간 취항을 앞두고, 인천-독도 간을 시험 비행을 하자 일본 외무성은 직원들에게 대한항공 이용 자제를 권고했다. 그리고 야당인 자민당 '영토특명위원회'소속 의원 4명이 오는 8월 1일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했다.

우리 정부도 즉각 반박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19일 국무회의에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고, 이재오 특임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일본인들이 한국 비행기를 안 타도 좋다. 독도에 대한 터무니없는 주장만은 용서할 수 없다", "독도해양기지 설치 서둘러야, 완공되면 대통령 다녀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나라사랑 전국대학생연합 글로벌 리더스 발대식' 강연에서 "결국 5·16 군부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독도 문제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해 일본 정부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까지 겨냥했다.

일부 시민단체도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장기를 찢고, 태웠다. 이런 장면은 한결 같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면 우리 정부는 비판하고, 시민들은 일본 대사관 앞에서 가서 퍼포먼스를 한다. 언론도 별 다르지 않다. 다람쥐 쳇바퀴도는 모습이다. 딱 여기까지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본 언론인이 있으니 일본 극우신문 <산케이>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서울지국장이다.

구로다는 21일 독도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이용 자제와 일본 국회의원들 울릉도 방문 논란과 관련, "한국이 지배한지 50년 넘었기 때문에 그것은 현실을 바꿀 수 없는 사항이잖나. 그래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100년, 200년, 1000년 후에 하나의 여유가 생겨가지고 일본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면 공동 소유로 하자, 공동 영유로 하자라는 식으로 하면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독도 공유를 주장했다.

구로다 가쓰히로 "한일 독도 공유하자"

구로다 발언은 참 흥미롭다. 일본 정부가 역사교과서에 독도를 한국에 강제 점령하고 있다며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것보다 한 발 물러나 우리나라를 엄쳥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아니다.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독도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한일간의 하나의 영유권 대립이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래서 한국 분들은 반대하지만 그래도 일단 그건 영토분쟁지역이라는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영토분쟁지역'은 일본 정부가 바라는 바다. 독도가 염연히 우리 땅이므로 영토분쟁지역이란 애초에 성립도 안 되는 데도 끊임이 주장하면서 싸울 필요 없이 공유를 하자고 한다.

일본 극우 언론인 구로다 가쓰히로
 일본 극우 언론인 구로다 가쓰히로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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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구로다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3월 12일 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돕기 모금운동이 한창이던 때 일본이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기술하자 온 나라가 분노로 치달을 때 독도 망언을 내뱉었다.

구로다는 4월 2일 <산케이>에 쓴 '일본침몰론의 쾌감'제목 칼럼에서 "한국은 옛부터 일본침몰론을 아주 좋아한다"면서 "이 말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코마츠 사쿄(1973년 출판된 '일본침몰'의 저자)의 소설도 번역·출판됐고, 최근 같은 이름의 일본 영화도 빨리 수입·상영됐다. 한국 언론들도 '일본 침몰'이라면서 '쾌감(?)'을 즐겨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침몰' 위기인 이때 한국이 영토 문제에선 일본에 양보하면 어떨까"라는 망언을 했다. 구로다에게 직접 묻고 싶다. 그럼 대마도는 한국,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漁島)는 중국, 북방영토는 러시아에 양보하라고.

북방영토는 훗카이도와 캄차카반도 사이에 있는 북방 4개 섬으로 쿠릴열도 남단에 있는 '하보마이·시코탄·에토로후·쿠나시리를 말한다. 지난해 11월 1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쿠나시리 섬을 방문하자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용인할 수 없는 폭거"라고  비판했지만 이미 지나간 버스였다. 구로다는 북방영토와 센카쿠 열도는 일본땅이라며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당연히 독도도 마찬가지다.

"독도는 바위 덩어리 섬"

그는 지난 2008년 7월 14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 인터뷰에서도 "독도문제는 벌써 50년 전 한일 국교 정상화 때부터 대립이 있었던 문제다. 서로 영유권을 주장해서 대립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것을 한국 국민도 알아야 한다. 일본 측에서 그런 주장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한국이) 그렇게 너무 흥분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한일 전쟁소설이 많이 있는데 거의 독도문제가 나온다. 소설이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그런 바위 덩어리 섬을 갖고 전쟁을 일으키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

구로다는 이처럼 한국이 독도를 강제 점령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 방침과 한치도 어긋나지 않으면서 '현실' 운운하며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것은 바위덩어리에 불과하다면서 구로다는 끊임없이 독도에 관심을 가지면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말은 바위덩어리라면서 속마음은 자기땅이라 우기는 구로다를 보면서 일본 극우가 얼마나 독도에 탐욕이 강하진 알 수 있다. 아마 국제시선이 없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독도를 침략할 것이다.

구로다 망언은 독도에 머물지 않는다. 2007년 7월 미국 의회에서 종군위안부 결의안에 논의되자, 그해 7월 14일 <산케이> 국제면 칼럼에서 "한국은 위안부 문제로 흥분상태 연일 일본을 비난하면서 '민족적 쾌감'을 즐기고 있다"며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들은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일방적 피해자로 '민족적 영웅'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종군위안부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쾌감을 즐기고 있다니, 이는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모독이면서 우리 민족을 철저히 짓밟는 행위이다. 무릎꿇고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에 우리들이 쾌감을 즐기고 있다는 주장하는 것은 망언을 넘어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말을 했다. 

같은 해 7월 17일 케이블채널 < XTM >의 시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도와주십쇼(Show)' 나와서는 김구라씨가 "위안부가 정말 자발적이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당시 일본에서는 성(性)을 사고 파는 것이 불법이 아니었다. 한국의 경제적 사정, 즉 가난 때문에 그렇게 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즉, 우리 할머니들이 가난 때문에 스스로 지원했다는 말로 할머니들을 두 번, 세 번, 네 번이 죽이는 망언이면서 만행이다. 일본제국주의가 할머니들을 유린한 것을 절대로 사과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으면서 그는 오히려 책임을 위안부 할머니에게 돌렸다. 바로 이것이 일본 극우 실체고, 구로다 가쓰히로 실체다.

우리말 잘하는 구로다, 더 집요한 망언 종결자

구로다는 외국 언론인 중 우리말을 가장 잘하는 사람 중 하나다. 아니 가장 잘할 것이다. 그가 지난 2004년 3월 '친일친일진상규명 특별법안' 통과되자, 3월 6일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를 했을 때 구로다가 망언과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내뱉자 손석희 진행자는 인터뷰를 끝내면서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과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요. 한국말을 굉장히 잘 하시네요. 그렇지만 말은 잘 안 통하는 듯한 그런 느낌도 받았습니다"고 말했다.

손석희 교수도 인정할 만큼 우리말을 잘하는 구로다, 교묘하고 집요하게 독도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망언을 쏟아내는 근거는 무엇일까. 사람은 자기가 속한 집단에 영향을 받는다. 물론 그가 그 집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결국 둘 다 영향을 준다. 구로다는 일본 극우 신문인 <산케이> 서울 지국장이라고 했다. 그럼 이 신문은 어떤 논조를 펼칠까.

<산케이> 신문은 1933년 6월 20일 창간했고, 220만부를 자랑하는 일본판 '1등신문'이다. 다음 백과사전은 <산케이>논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본 극우보수파를 대표하는 신문이라고 여겨진다. 그 논조는 대개 민족주의적, 반공주의, 역사 문제·반일 감정 등을 둘러싸고 중화인민공화국이나 대한민국에는 비판적이며, 미국에는 우호적이다. 산케이신문 자신은 이것을 '정론노선'(正論路線)라고 부른다.

논조가 "대개 민족주의적, 반공주의, 역사 문제·반일 감정 등을 둘러싸고 중화인민공화국이나 대한민국에는 비판적이며, 미국에는 우호적"이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다. 이웃나라인 우리와 중국보다는 미국을 더 좋아하고, 독도를 자기 땅, 종군위안부를 강제성이 아닌 자발성이라는 망언을 제조하는 신문이 '정론지'라고 한다. 이게 일본에서 220만부를 발행하는 <산케이> 실체임을 우리는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구로다는 일본 가고시마 현 태어났고, 교토 대학 경제학부에 다녔다 <산케이신문> 입사한 후 1989년부터 서울지국장으로 있으니 벌써 21년째입니다. 구로다는 망언 제조기만 아니라  2003년 서강대 겸임교수로 있으면서 '일본 문화의 이해'라는 강의를 하였으나 2005년 4월에 취업비자를 취득하지 않은 채 강의를 하다 적발되어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자가 버젓이 대한민국 수도에서 언론자유를 바탕으로 일본 극우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구로다는 "교과서에 각 나라의 주장을 담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럼 우리나라도 북방영통는 러시아땅, 센카투 열도는 중국땅이라고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한항공이 독도를 거쳐 간다고 외무성 직원들에게 이용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한국 언론과 인터뷰만 하면 독도와 위안부 할머니를 모독하는 망언을 쏟아낸다. 언젠가는 비빔밥을 무시한 적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구로다에를 통해 하나 배울 것이 있다. 바로 일관된 구로다 발언이다. 구로다는 독도와 위안부 할머니, 심지어 비빔밥까지 딴죽을 걸어 비판을 자초했지만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다. 이는 무서운 것이다. 구로다 생각과 말은 틀렸지만 그는 자기 신념을 저버리지 않았다. 말과 단어는 부드럽지만 무서울 정도로 일본 극우을 대변하고 있다.

독도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지킬 수 있다

우리는 일본이 독도 관련 망언만 하면 일장기를 불태우고, 심지어 몸에 자해까지 한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여기에 머물면 안 된다. 독도를 지키기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빼앗긴 권리를 되찾는 일에 힘을 합해야 한다. 갑자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4월 25일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는 성명서가 생각난다.

물리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세계 여론과 일본 국민에게 일본 정부의 부당한 처사를 끊임없이 고발해 나갈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잘못을 바로잡을 때까지 국가적 역량과 외교적 자원을 모두 동원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말로 끝나지 않았다. 그해 7월 5일, 한국해양조사원 소속의 해류조사선 '해양 2000호'가 독도 주변 해양 조사를 했다. 그런데 일본 해상보안청은 순시선을 파견해 무력시위에 들어갔다. 노무현 대통령은 해군 함정을 주변 해역에 파견해 놓은데 이어 비밀리에 '위해사격명령'을 내렸었다. 결국 일본 순시선이 물러났다.

물론 무력 충동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영토 보전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인 갈수록 치밀함과 집요함이 더 해질 것이다. 구로다 가쓰히로가 망언을 끝내는 가장 빠른 길은 . 일장기를 불태우는 것으로 독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해야 한다.


태그:#독도, #구로다, #산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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