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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이후 야권에 이런 주문을 했다. 선거 때만 연합하지 말고 제발 일상적인 정치연합 좀 하라. 그런데 웬걸? 한-EU FTA, KBS 수신료 난맥상 등등 이게 참…. 실은 올봄 재보선 이후 더 적극적으로 노력했어야 했는데 석 달간 말이 없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시민사회 차원에서 야권통합과 연합정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백승헌 변호사(희망과 대안 상임공동운영위원장)는 12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강남서초모임 특강'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연합정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밝혔다.

 

무엇보다 백 변호사는 "연대하면 국민이 밀어줄 것이다? 그 착각이나 망상에 빠지는 순간 야권은 실패할 것이다"라며 "문제는 2013년 어떤 정부를 만들 것인가, 국방·생태·환경·통일·교육 등 전 분야에서 어떤 국가를 만들 것인가, 그 부분을 먼저 상정하고 통합과 연합정치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에서만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적 연합이라면 필패한다는 얘기다. 왜 야권이 힘을 합치려고 하는지 그 근원적 차원에서 논의를 만들어가야 국민들도 그 속에서 새로운 정치의 희망과 싹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야권에게 왜 연합정치가 필요한지, 정치권은 야권통합과 연합정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시민사회 차원에서는 야권연합과 통합문제에 어떤 정도로 개입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한 솔직 토크가 이어졌다.

 

2008년 촛불의 교훈

 

백 변호사는 "2007년 대선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민주주의가 어떻게 역행했는지 직접 겪은 시민들은 2008년 촛불로 힘을 합치는 법을 배웠다"며 "직접민주주의의 가능성과 가치를 보여준 게 촛불이고 대의제 민주주의가 무엇인가 느끼게 해준 게 촛불이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백 변호사는 "비리수사라는 외피를 쓰고 진행된 전 정부와 전 정부 관련 공직자, 정치인들, 심지어 생활인에게조차 핍박이 가해지면서 역시 문제는 정치라는 점을 알게 됐다"며 "촛불은 폭발적으로 의사를 드러내는 것이었지만 비리조사는 꾹꾹 눌러 담는 방식으로 일관됐다"고 평가했다.

 

2008년 4월 총선 이후 소위 민주진보진영 내부에 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보수와 진보개혁 사이에 힘의 균형마저 무너진 것이 확인될 때 시민사회 차원에서라도 그 부분을 어떻게 매워 균형을 맞출 것인가 고민하게 됐고 이 때문에 연합정치에 적극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좁은 의미의 변호사, 민변 회장이었다면 악법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정도에 그쳤겠지만 적극적으로 야권의 연합정치에 관여하게 된 것은 정치적 중립성이 정치적 중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양비론이나 양시론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시민사회는 정치적으로 독립적 위치에서 일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야권의 정당끼리 충분히 대화하거나 또 정당이 국민에게 열린 구조였다면 야권의 연합정치를 위해 적극 나설 생각을 안 했겠지만 당시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시민사회 차원의 '외부압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적극 결합하게 됐다는 것이다.

 

백 변호사는 "사회운동단체들이 연합정치에 적극 나서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했다"며 "일반 유권자 입장에서 유권자의 의사가 통용되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지난 4.27 재보선에서 드러난 연합정치의 위력은 굉장했다"며 "김해, 강원, 울산, 분당 모든 지역에서 51 : 49 구도로 승패가 갈렸는데 이것은 결국 국민이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51 대 49'의 구도를 만든 국민의 위대함

 

야권에게는 연합정치가 필요충분조건처럼 돼 있지만 단순히 선거에 이기기 위한 연합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피력했다. 진보개혁정권의 탄생을 위해 애쓰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정부인가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 역행의 5년을 보내면서 진보개혁정권의 필요성은 절실해졌지만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가 했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부터 그 고민부터 해야 한다"며 "그게 정치를 하는 이유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2013년 새로 출범하는 정부를 어떤 모습으로 맞이해야 할 것이냐"며 "복지와 평화통일, 생태적 가치들을 함께 고민하는 대안적 논의가 요구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간의 소통합 전망에 대해서는 "결과론적으로 틀린 전망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이라는 단서를 단 뒤 "민주당까지 포괄해 정당구조 밖에 있는 시민사회 쪽까지 끌어들이는 흡인력으로 가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며 "(소통합)그 부분만 성패의 기준으로 하지 말고 다른 차원까지도 열어놓고 생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는 이날 '야권통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도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고는 하지 않는다"며 "진보야당에 대해 통합하자고 제안하는 부분에서 희망의 씨앗을 발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내년 선거에서 1/3을 양보할지 10%를 양보할지 그걸 따지기 보다는  일단 대화가 시작되는 물꼬를 열어야 한다"며 "그 물꼬를 여는 책무는 제1야당인 민주당에게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백 변호사는 "연대연합 협상에서도 처음에는 소수자가 문제제기를 많이 하지만 결과적으로 연대연합을 성사시킬지 말지는 강자와 다수자의 몫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최대한 그 책무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 매우 역동적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민주당이 많이 바뀌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어떠냐고 20대에게 물어보면, 지지율이 딱!

 

한편, 백 변호사는 이날 제1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개혁도 주문했다. 그는 "민주당이 몇 사람 영입하는 것으로는 새롭게 정당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20대와 30대에게 민주당에 대해 묻는다면 아마도 지지율이 확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운영 방식이 폐쇄적이라고 보는 시선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민주당은 스스로 탈각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게다. 그는 "민주당이 얼마나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4.27 재보선이 끝난 뒤 더 잘해보자 했어야 하는데 석 달간 말이 없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정치권에 일상 정치연합 좀 하라고 했지만 KBS 수신료 문제나 한-EU FTA 추진 등을 보면 전혀 아닌 것 같다"며 "민주당이 통합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야3당이 반대하고 있고 진보정당간 통합도 쉽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연합정치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토로했다.

 

변호사 노무현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원칙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사물을 유연하게 보려고 노력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굉장히 규범적인 인물이었던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태그:#10만인클럽, #백승헌, #희망과 대안, #민주당, #변호사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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